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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월 Nov 08. 2021

[공간_나의] 살아'온' 공간 - 하

전셋집과의 연

와인의 연으로 자양동으로




자양동과의 인연



 강남권 사택에서 전셋집을 구해 이사를 나가려고 보니 실제로 운신의 폭과 자금력에 비해 여건은 나아질 기미가 전혀 없었습니다. 당시 아내의 직장은 학동 부근, 저는 청담 부근이었고 출퇴근을 고려하자니 강남권인데 당연히 가지고 있는 자금력으로는 불가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한 1-2년 전일까요, 저와 저의 절친한 친구 하나와 둘이서 와인에 입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두 당시 와인의 매력에 푹 빠져서는 자주 와인을 마시곤 했었어요. 그러던 중 친한 형의 소개로 그 친구와 함께 자양동의 핫플레이스라는 한 와인바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와인바 사장 형님과 친하게 지내며 자양동을 종종 다니곤 했었어요. (와인에 대해서도 얘기할 것들이 있지만 추후에 따로) 그렇게 자양동과의 인연을 맺었습니다.




성동구 임장



 사실 전셋집을 구하기 전에 그렇게 많은 곳을 임장 하지는 않았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렇게 많은 '구' 행정구역을 임장 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내가 결혼 전에 거주하던 약수, 그리고 친구들이 거주했던 신금호, 행당 정도가 후보지였어요. 몇 군데 부동산을 통해 전세 매물을 봤는데 가용한 자금 안에 들어오긴 하였으나 딱히 맘에 드는 집도 찾을 수가 없었고요. 조금 마음에 든다 싶으면 턱없이 자금이 부족했습니다. 눈은 높고 현실의 벽은 더더욱 높은 현실이었습니다. 출퇴근을 고려하다 보니 지하철 7호선을 중심으로 보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그때 종종 들르던 와인바가 있던 자양동이 생각이 났어요.




자양동 임장 첫 번째



 자양동을 주거지역으로 관심을 두고 있지는 않았던 터라 주거 관련 환경과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터무니없이 부족했습니다. 자양동은 다리 하나 건너면 청담동을 마주하고 있는 입지인데 비싸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신금호, 행당보다 저렴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부동산 한 곳을 끼고 매물을 하나 보았는데, 부산 촌놈이었던 저는 그만 그 매물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많이들 얘기하는 한강뷰. 자양동에서 한강뷰가 멋지게 펼쳐질 줄은 몰랐었거든요. 무튼 자양동에서 처음 만난 매물이 마음에 들었고 계약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집주인과 기존 세입자 간의 변심으로 저의 계약은 불발로 끝이 났습니다. 허탈하더군요. 같은 부동산에서 다른 매물을 연결시켜줬는데 이것이 또 나름 저희에게는 큰 행운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양동 임장 두 번째



 전셋집을 구할 때 아내의 조건 중 하나가 깨끗한 화장실이었습니다. 전셋집임에도 불구하고 집주인이 허락해준다면 저희 부부는 화장실 리모델링을 하고 들어갈 정도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부동산에서 두 번째로 제안해주는 전세 매물은 사실 임대인이 매도를 희망하는 매물이었어요. 부동산에서 집값 상승을 점치고 인테리어 리모델링 후 전세를 받는 것을 추천했고 저희가 인테리어 후 첫 세입자로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줬습니다. 처음 본 한강뷰를 지닌 집보다는 면적도 작은 집이었습니다만 깨끗한 환경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전세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자양동 와인바 형님과의 인연을 시작으로 자양동에 자리를 트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대로 된 감사 인사 한번 못하고 자양동을 떠나오게 되었네요. 조만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겠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등산 입문


 저희는 나름 운동을 꾸준히 해온 부부입니다. 아내는 필라테스를 오래 꾸준히 했고, 저는 러닝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함께하는 취미가 아니라 조금 아쉬웠는데, 그러다가 생각이 난 것이 등산이었습니다. 자양동에서 가장 가깝고 편안한 등산 코스를 찾아보니 아차산이 나오더군요. 저희는 그렇게 주말이면 중랑구에 있는 아차산에 등산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가벼운 동산 같은 개념이라 처음에 둘 다 손에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고 등산했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 평이한 난이도에 싫증을 느끼다가 아차산에서 용마산으로 넘어가는 코스를 발견하고는 기뻐하며 아차산 - 용마산 코스를 즐겨 등산하곤 했습니다. 용마산 정상 자락에 올라서면 중랑구도 광진구도 내려다 보입니다. 정말 많은 주택들과 아파트들이 서울 시내를 빼곡히 메꾸고 있죠. 아내와 저는 섭섭한 한숨을 내쉬며 '하 저 많은 집 중에 우리 집 한 칸이 없네'를 몇 번 뱉어냈습니다.



등산으로 새로운 임장지 발견


 용마산 정상에서 다른 하산 코스를 택했더니 중랑구의 한 한적한 동네로 나왔습니다. 동네는 매우 조용하고 차분한데 아파트 단지들도 제법 구색을 갖추고 있었어요. 별생각 없이 이런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으면 집 값이 어마어마하겠지 하면서 검색을 해봤더니 범접할 수 있는 가격대의 매물들이 나와있었습니다. 대학 이후 서울로 온 저희는 사실 서울 지리에 그리 밝지 못했습니다. 대학생 때는 학교 주변, 직장을 잡고는 직장 주변만 늘 다녔을 뿐이니까요. 광진구도 어색했는데 중랑구라는 곳은 저희에게 더 생소했습니다. 그렇게 또 새로운 임장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20211108.


안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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