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유독 불평불만을 많이 하던
어느 날이었다.
이럴 때 감사한 것을 하나씩 떠올려보자고 제안했다.
나에게 자주 불만을 제기하고
맘 여린 형아에게도 장난을 치다
울리곤 하는 둘째 아이.
아마 그날도 가장 불만이 많았을
아홉 살 둘째가 쭈뼛대다 대답했다.
"음.. 내가 태어나게 해 주신 것..."
아들을 칭찬한 뒤 생각했다.
'내가 태어나게 해 주신 것...?!!'
그렇다....
그건 충분히 감사하고도 남을 일이다.
삶이 주어진다는 것은 이 세상 가장 큰 선물이다.
그러나 나는
이 말을 듣기 전까지 한 번도 태어남 자체에
감사함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왜 태어난 건지..
뭘 하려고 태어난 건지가 궁금했지
오히려 왜 태어나서 이런 고민을 해야 하나 생각했지
그 일이 감사해야 할 일인지 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둘째가 종종 하는 말 중에
"고작 그런 일 가지고?"
라는 말이 있다..
많은 일들을
고작 그런 일로 여기는
이 아이조차 감사해하는
'태어남, 존재 자체'.
그 묵직한 감사의 이유를
나야말로
'고작 그런 일' 따위로 취급한 건 아닐까.
오늘은
그렇게 내가 태어난 것, 존재 자체에
적잖은 감사를 느껴보고자 한다.
그리고.
내 옆의 너너너들이 태어난 것, 옆에 있어주는 것
그 자체에
무한한 감사를 보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