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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라 Aug 23. 2022

대만생활_ 타이베이 키토식 빵집

" 전투적 다이어트  "

            

      


                                                                                                     직장인으로 대만살기_week 14


서브웨이, Oma Ursel's German Bakery(歐嬤德式美食), sweet cooking(키토식디저트), 바디핏도시락, 세븐샐러드




미니언니랑 주말아침산책 �

아침이라 너무 덥지는 않아보여서 후다닥 산책을 나왔다. 거리에 사람이 없어서 동네인데도 언니랑 사진을 찍으며 놀았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동네풍경도 이렇게 사진에 담으니 예뻐보였다. 

안보이던 먹잇감들이 눈에 보이니 굶주렸던 모기들이 신나서 배를 채웠지만 요새는 피도 덜 빨린 것 같아서 수혈도 평화로이 마쳤다.

사진만 다시 봐도 맴맴 여름소리 들리는 것 같다. 

나온김에 언니랑 코코에서 음료도 사마신다. 

나는 초코음료에 당도 30, 

언니는 밀크티에 당도 100.

30도 달아서 목구멍이 텁텁한데 언니는 대체 얼마나 건강한 유전자를 가진건지…

나도 초코바 슬러쉬 아이스크림 와그작와그작 매일매일 행복하게 먹어치우고 싶다. 

미니언니는 키가 크고 늘씬해서 사진으로 찍으니 오늘따라 더 모델처럼 나왔다. 대만사람들은 키가 조금 작아서 대만에서 생활하면 스스로 키가 큰 듯 우쭐해진다. 하지만 그들은 몸 자체도 왜소해서 옆에 있으면 나혼자 어깨깡패 동네대장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결국 일장일단이다. 





사진만 보면 섭웨이 에그마요에 환장한 사람 같겠지만…

현실은 그냥 주문 잘못한 외국인의 음식사진이다. 

마스크끼고 발음을 너무 뭉개서 이것저것 물어보시길래 

응응, 맞아맞아 그래그거 

라고 대충 대답했더니 저런 결과물이 나왔다… 

나는 서브웨이가 여러 채소들이 많아서, 피망이나 할라피뇨 같은 어려운 단어들인줄 알고 

“할라피뇨 넣어줘?” 

“응응 다 넣어. 좋아좋아.” 했던건데…

알고보니 에그마요 추가해주냐고 물어봤던거 였나보다. 

남은 에그마요는 빵에 올려서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내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만 서브웨이가 한국보다 양이 조금 적다. 한국에서 샐러드 시키면 플라스틱 큰볼에 잔뜩 담아 줬던 것 같은데, 기억의 왜곡인지 국뽕인지 이제는 한국을 떠난지가 오래되어 나도 모르겠으나 그냥 무작정 비교하고 비난하고 싶어져서 그럴 수도 있다. 





집앞 맛있는 미니훠궈집. 

포장해와서 언니랑 먹었다. 

다이어트를 시작해서 이틀에 한번 정도만 이런 일반식을 먹으려고 하고 있다. 

대만은 정말 맛있는 음식들이 많아서 다이어트 하기가 힘들다. 유혹을 떨치기도 어렵고, 또 평생 여기서 살 것도 아닌데 있을 때 맛있는 거 잔뜩 먹어두자 하는 꽤 이유있는 변명들도 머릿속에 쏙쏙 떠오른다. 



Oma Ursel's German Bakery 歐嬤德式美食

No. 221號, Jinhua St, Da’an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6




다이어트를 시작해서 당분간은 계속 다이어트식이다. 


동먼에 있는 건강한 빵집에서 사왔는데 가격이 정말 사악했다. 하지만 나는 빵값 비싼 한국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괘념치 않았다. 


네모난 빵은 곡물100퍼 센트라고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진짜 퍽퍽했다. 그래도 한입 베어물 때마다 퍽퍽한 파운드 케이크 처럼 안에 있는 재료들이 하나씩 다 느껴져서 오물오물 천천히 씹으니 꽤 맛있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Sweet Cooking 食藝手創.無糖蛋糕.精品咖啡.頂級低GI下午茶

No. 5號, Lane 13, Yongkang St, Da’an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6





독일식 빵집과 왼쪽 종이봉투는 키토식 케이크를 파는 곳이라고 해서 가는 길에 들러서 같이 사왔다. 

케이크 사진을 안찍었나보다…


생각보다 맛있었지만, 설탕 대체재를 넣은 디저트 답게 조금 짰다. 


키토식 케이크 집도 그렇고 독일식빵집도 그렇고 무조건 단골장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과장스럽게 친절했다. 


중국의 훠궈 체인점 <하이디라오> 보다 친절했다. 내가 가보았던 가장 친절한 음식점은 하이디라오 이기 때문에 나에게 과한친절의 기준은 아직까지 하이디라오다. 하지만 한국에 있는 하이디라오는 제한다. 강남과 성대쪽에 있는 하이디라오를 여러번 가보았지만 그다지 친절하지 않았다. 하이디라오는 중국이 최고다..


지인짜 친절하다. 

(훠궈를 먹고 있는데 더워보인다며 머리까지 손수 묶어주셨었다…) 






빵사러 가는 길, 동먼공원. 

대만에 처음 도착해서 격리 끝난 후 둘째날인가에 저 햄토리 앞에서 사진 찍었었는데…

그때는 몰랐지 

이렇게 무기한 격리를 계속 하게 될 줄은…

나는 아직까지 동먼공원에서 쥐를 본 적이 없는데

대만친구가 이 공원을 老鼠公園(쥐공원) 라고 불렀다. 

저기 앉아서 또우화도 먹고.. 코코밀크티도 먹고 

여행왔을때도 많이 쉬었다 갔었는데,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작은 수풀수풀들 사이에 쥐들이 삼삼오오 모여 먹잇감이 부스러기로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니.. 



서브웨이 참치샐러드. 

양념 안되어 있는 생오이가 너무 맛없다. 

꾹참고 목구멍으로 넘긴다. 

내 몸에 좋은건 왜 맛이 없을까 

똑같은 내 몸인 입과 혀가 즐거워하는데도. 






치즈랑 이것저것 사러 시티슈퍼에 마실 나갈때 

미니언니도 같이 가고 싶다고 해서 같이 나왔다. 

또 사람 아무도 없는 101. 

유일하게 허락된 장소인 슈퍼에만 사람들이 득실득실하다. 돌아오는 길에 미니언니가 자꾸 택시타고 돌아가자고 유혹해서 어렵사리 뿌리쳤다. 

언니는 정말 걷는 걸 싫어한다. 




우버잇츠에서 유명하길래 시켜본 바디핏 도시락. 

특이하게 다이어트 도시락 집에서 우육면도 판다. 

칼칼해보이는 매운 우육면이었다.. 

시키고 싶은 강한 욕망을 억누르고 얌전히 다이어트 도시락을 시켰다. 

그동안은 샐러드에 빵만 먹었는데 오랜만에 밥같은 콜리플라워라이스가 있으니 살것 같았다. 





요새 양이 줄었는지  두끼로 나누어 먹었다.





저녁 10시에 심심해서 마트 구경갔다가 사온 88퍼센트 카카오 초콜렛. 

88인데도 달콤해서 기분좋게 까먹으며 집에 돌아와서 미니언니한테 한개 먹어보라고 줬더니…

이게 무슨 한약이냐며 바로 토해냈다. 

언니는 취향이 확실해서 좋다. 




빗소리 들으며 책읽기. 







세븐일레븐 샐러드, 무가당두유

같은 샐러드인데 왜 서브웨이는 맛있고

세븐일레븐은 맛없을까…

서브웨이 샐러드는 오이만 맛없는데.. 






세븐일레븐 샐러드 2

미역샐러드 인듯….

역시나 맛없다..















미니언니가 75퍼센트 정도 중도귀국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듯 보인다. 

대만에 오자마자 2주격리, 1주 자가건강관리, 그리고 두달만에 다시 무기한 격리(가 아니라고 하지만 격리) 

대만은 음식도 맛있고 아기자기한 장점이 많은 나라인데 언니가 대만의 안좋은 모습만 보고 돌아가는 것 같다… 물론 아직 돌아간다고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나의 대만에 대한 감정을 말하라면

부정적 98 긍정적 2 이긴 하지만 

그래도 언니랑 조금 더 이곳에서 재미있는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다. 

언니가 돌아가고 싶은 이유에는 사실 경제적인 부분도 있다. 

대만은 왜 워홀 국가로 지정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보다 돈을 더 적게벌고 생활비는 더 많이 드는 나라이다. 

외식값은 한국보다 훨씬 싸지만 그 외 생필품이라던 가전, 집값(월세포함), 자동차, 여가생활 및 문화생활비 등등 거의 대부분의 것들이 한국에서와의 동등한 생활수준을 유지하려면 돈이 더 많이 필요하다. 이미 사회 계층이 나누어져 있다는 느낌. 

(개인적인 의견이다.) 

집에만 박혀서 경제적인 이득도 놓치고 있는 이 젊음의 시간들이 아깝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더군다나 언니의 반려자는 한국에 있기에 더욱 더 나보다 한국이 그리울 것 같다. 

나야 있는 것 같지도 않은 이상한 대만남자친구가 중국에 있어 롱디중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자주 보지 못한다는 괴로움과 그리움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언니가 아직 떠나지 않았지만 벌써 떠난 듯 그립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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