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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서아빠 Mar 15. 2024

연문위키 - 14편. 전기는 어디에서 왔을까?②

2) 원소가 결합하는 이유

전자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화력발전소의 가스터빈 - 코일이 빼곡하게 감겨있다.

우리가 전기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1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자기 유도(electromagnetic induction) 현상을 통해 자기장의 변화를 이용하는 거예요. 자석을 둘러싼 코일을 원운동 시키면 전류가 발생하는 겁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코일이 감싸진 터빈을 돌려 발생한 자기장의 변화를 통해 전류를 만드는 겁니다. 화력, 수력, 원자력 발전을 포함한 대부분의 발전소에서 이용하는 방법이에요.


원자는 기본적으로 전기적 중성이다.

두 번째 방법은 전자의 이동을 이용하는 겁니다. 제가 여러 번 말씀드린 것처럼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어요. 원자는 전자와 원자핵(양성자/중성자)으로 구성됩니다. 원자의 각 구성 요소들은 전기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전자는 음(-)의 성질을 띠고, 양성자는 양(+)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중성자는 말 그대로 전기적 특성이 없죠.


하지만 일반적으로 자연계의 원자들은 음(-)의 성질을 가진 전자와 양(+)의 성질을 가진 양성자의 수가 정확히 같기 때문에 전기적으로 아무런 전하를 띄고 있지 않습니다.



전기적으로 중성인 원자가 어떻게 전기를 만들어 낼까요? 


보어의 원자 모형 - 전자는 전자껍질에서 일정한 속도로 원운동을 하고 있어요.

보어의 원자모형(Bohr model)에 의하면 전자는 원자핵 주위의 특정한 경로를 따라 움직이는데요, 이 경로를 전자껍질(Orbit)이라고 합니다. 마치 태양이 중력으로 다른 행성들을 끌어당기는 것과 같이 원자핵의 양성자가 전자를 끌어당기고 있어요. 


그리고 모든 원자는 각자 고유의 전자껍질을 여러 개 가지고 있는데요, 각 전자껍질끼리는 에너지의 크기가 서로 달라서 겹치지 않아요. 그리고 원자핵과 가까운 전자껍질일수록 에너지 레벨이 낮고, 가장 먼 쪽의 전자껍질의 에너지 레벨이 가장 높습니다.

보어의 원자모형 (Bohr model)

닐스 보어(Niels Bohr)가 1913년 제시한 원자의 구성에 대해 제시한 이론. 전자가 고전적으로 오직 특정한 움직임만 가질 수 있다고 가정했어요. 원자의 전자는 원자핵을 중심으로 원운동을 하는데, 이때 특정한 궤도에서 일정한 속도로 원운동을 하면서 안정적으로 공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궤도를 에너지 껍질 또는 에너지 준위라고 불러요.


원자들은 모두 고유의 양성자와 전자 수를 가지고 있어요. 또한, 전자가 활동할 수 있는 전자껍질을 가지고 있게 됩니다. 그리고 원자가 가지고 있는 전자는 원자핵과 가까운 (그래서 가장 강하게 당기는) 가장 안쪽의 전자껍질부터 전자가 채워지게 됩니다. 가장 바깥쪽 전자껍질에서 화학 결합에 직접 참여하는 전자를 특별히 '원자가 전자(Valence electrons)'라고 합니다.


마지막 전자껍질에 필요한 전자가 모두 채워져 있으면, 그 원자는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에 화학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만약 마지막 전자껍질에 전자가 다 채워져 있지 않으면 원자가전자들은 마치 산책 나가고 싶은 강아지처럼 언제라도 전자껍질을 벗어날 기회를 노리고 있어요.


전자가 에너지를 얻으면 바깥 껍질로 이동할 수 있어요. 이것을 '원자의 들뜸(excitation)'이라고 합니다. 원자가 들떴다고 하니 진짜 산책 가고 싶은 강아지 같죠? 그러다 전자가 원자의 가장 바깥의 전자껍질로부터 아예 떨어져 나갈 수도 있고, 이때 떨어져 나간 전자가 다른 원자의 가득 차지 않은 전자껍질로 이동할 수도 있어요. 이렇게 전자(-)가 나간 원자는 양(+) 전하의 특성을, 전자가 들어온 원자는 음(-) 전하의 특성을 가지게 되는 거죠.




전하를 띈 입자들의 상호작용하는 힘을 전자기력(electromagnetic force)이라고 합니다. 전자기력은 전기력과 자기력이 통합된 힘의 모델인데, 자연계에 존재하는 4가지 기본 상호작용 중 하나예요. 중력을 제외하고, 우리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현상들에 메인으로 관여할 정도로 전자기력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하고, 밀접한 힘이니 조금 어렵더라도 알아두자고요. 예를 들어 마찰력이나 표면장력, 응력, 탄성력과 같은 고전역학에서 다루는 힘이나, 압력, 부력, 양력과 같이 유체역학에서 다루는 힘도 모두 전자기력이 기반이 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원자 결합, 화학반응, 빛이나 소리의 움직임도 전자기력과 크게 관계가 있어요. 

기본 상호작용 (fundamental interaction)
표준 모형에서 기본 입자들과 함께 우주에 존재하는 네 가지 (상호작용)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을 말합니다. 네 가지 힘의 세기는 강한 핵력(강력) > 전자기력 > 약한 핵력(약력) >>>>>>>>>>중력 순이예요. 중력의 힘을 1로 봤을 때, 약력의 힘은 10의 25승이고, 전자기력은 10의 36승, 강력은 10의 38승이나 될 정도예요.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죠?

하지만, 우리는 중력의 힘에 더 큰 지배를 받는 것 같이 느껴져요. 중력은 물체 서로 간에 끌어당기는 힘(인력)만 있어, 서로 상쇄되지 않는 데다 무게가 무거울수록 더 큰 상호작용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작은 벌레나 알갱이같이 크기가 작은 물체는 중력보다 전자기력의 영향을 더 받습니다. 그래서 중력은 우주 차원에서 영향을 주로 미치고, 전자기력은 입자 차원에서 큰 힘을 발휘합니다.

이 네 가지 힘을 모두 아우르는 힘의 이론에 대해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 중인데요, 이 중 대표적인 이론이 바로 '초끈이론'입니다.


전술한바와 같이 어떤 힘에 의해서 전자(-)가 이동하면 그 원자는 전기적 특성을 가지게 되죠. 양성자의 수는 일반적으로 화학 변화에 의해서 변하지 않기 때문에, 전자(-)의 수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원자의 전하가 결정되게 됩니다. 이렇게 전자의 이동으로 인해 전기적 특성을 가지게 된 원자를 '이온(ion)'이라고 부르고, 전자가 이온이 되는 현상을 이온화(ionization)라고 해요. 그리고 '이온(ion)'들은 같은 성질의 전하끼리는 밀어내고, 다른 전하 간에는 끌어당기는 특성이 있어요. 마치 자석처럼요.


전자가 더 많은 음(-) 전하 물질에 손을 대면, 물질에 있던 음전하(전자)가 우리 몸으로 이동해 찌릿한 전기를 느낄 수 있는데요, 이렇게 전하가 쌓여있을 의 전기를 머무를 정()을 써서 '머무르는 전기'라는 의미의 정전기(static electrocity)'라고 합니다. 반대로 전하가 이동할 때의 전기를 움직이는 전기라는 의미로 동전기라고 하는데 아마 들어본 적은 없을 거예요. 우리는 이것을 더 이상 동전기라고 부르지 않고, 전하의 흐름이라는 뜻의 '전류'라고 부르기로 했기 때문이죠.




러시아의 과학자인 멘델레예프(Mendeleev)원소를 양성자(=전자)의 수에 따라 정리를 하다가 어떤 특징들이 주기적으로 반복는 것을 발견했어요. 그리고 원소들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특정한 기준으로 나열해 표로 만들었는데 이를 주기율표(periodic table)라고 해요. 주기율표에는 양성자의 수를 기반으로 부여한 원소번호와 원소의 이름, 원자량(atomic weight) 등이 적혀있고, '주기(period)'라고 부르는 7개의 가로축과 족(family)이라고 부르는 18개의 세로축을 보고 원소의 성질을 알 수 있어요.

현대의 주기율표 - 같은 주기의 원소들은 전자껍질 수가 같고, 같은 원소들은 원자가전자의 수가 같습니다.
주기율표(週期律表(반복할(주), 기약할(기), 법칙(률)), periodic table)

주기율표는 원소를 구분하기 쉽도록 특정한 기준으로 나열한 표입니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멘델레예프(Mendeleev)가 1869년에 처음 제안했어요. 원자가 가지고 있는 양성자의 수에 따라 원자 번호를 매겼어요. 주기율표의 특징은 원자 번호가 커짐에 따라 성질이 비슷한 원소가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성질을 기준으로 원소들을 배열한 것입니다.

주기율표의 주요 특징은 우선 같은 주기(period)에 속하는 원소들은 전자껍질의 개수가 같다는 거예요. 그리고 같은 족(family)에 속한 원자는 '원자가전자(Valence electrons)'의 개수가 같아요. 그래서 같은 족(family)에 속하는 원소들은 대체로 화학적 특성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같은 족들을 묶어 부르는 명칭도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제일 왼쪽의 1족을 알칼리족, 제일 오른쪽의 18족을 비활성 기체라고 합니다.
원자량(atomic weight)
 각 원소의 원자의 질량을 나타내는 값입니다. 다만 원자의 절댓값이 너무나도 작기 때문에 한 원소의 원자를 어떤 일정 수를 기준으로 삼고 모두 그에 대한 상대적인 값으로 나타내요. 현재의 원자량은 탄소의 동위원소 가운데 탄소 12를 기준으로 삼아 이것을 원자량 12.00000으로 한 것입니다. 원자량은 항상 정밀측정이 행해지고 있기 때문에 그 값은 국제원자량위원회로부터 2년에 한 번 새로운 값이 발표됩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든 원소의 첫 번째 전자껍질에 있는 최대 전자수는 2개입니다. 그리고 첫 번째 전자껍질을 제외한 다른 전자껍질의 원자가전자 최대수는 8개예요.(사실 최외각전자는 16개까지 있을 수 있지만 너무 어려운 내용이니 이번 글에서는 넘어갈게요.) 그러니 주기율표의 1주기에 있는 수소와 헬륨 원소는 모두 한 개의 전자껍질만 가지고 있어요.


문제는 원자들이 안정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는 거예요. 2번째 주기부터는 원자가전자가 8개인 경우가 가장 안정적이므로, 끼리 만나면 원자가전자를 8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원소번호 3번인 리튬(Li)은 2번째 주기에 있으므로 전자껍질이 두 개이고, 2번째 전자껍질에 전자가 1개 있어요. 같은 주기에 있는 10번 네온(Ne)은 2번째 전자껍질에 전자가 8개 있으니까, 리튬보다 네온이 훨씬 안정적인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참고로 가장 안정성이 높은 원소는 26번 철(Fe)입니다. 원소들의 이상형이라고나 할까요?

이산화탄소는 전자의 공유 결합을 통해 모든 원소의 원자가전자가 8개로 안정적이 됩니다.

원자는 원자가전자의 공유 결합을 통해 더 안정적인 새로운 물질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질을 '분자'라고 해요.  예를 들어,  원소기호 6번인 탄소(C)는 4개의 원자가전자를 가지고 있어요. 그러니 안정을 위해서는 4개의 원자가전자가 더 필요하죠. 반면에 원소번호 8번인 산소(O)는 6개의 원자가 전자를 가지고 있으므로 전자 2개가 필요합니다. 그러니 산소 원자 2개와 탄소 원자 1개는 서로의 원자가전자를 2개씩 공유해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거예요. 결국, 탄소 원자는 총 4개의 전자를 내놓고, 2개의 산소 원자가 내놓은 원자가전자 4개와 결합해, 이산화탄소(CO2) 분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공유 결합(covalent bond)

공유 결합은 여러 가지 화학 결합 중 전자를 원자들이 공유하였을 때 생성되는 결합입니다. 공유 결합을 형성하는 분자는 원자핵과 전자쌍간의 인력 및 원자 간 척력에 의하여 비교적 안정화되어 있어요. 공유 결합을 할 때 결합에 참여하지 않은 원자가 전자쌍을 고립 전자쌍이라고 부릅니다.


탄소와 수소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탄소는 총 4개의 원자가 전자가 필요하고, 수소는 1개의 원자가전자를 내놓을 수 있으니 안정적으로 결합하기 위해서는 수소 원자가 모두 4개가 필요할 거예요. CH4로 결합된 이 물질은 메탄(Methane)이라고 부릅니다. 물(H2O)도 원자가전자 2개가 필요한 산소와 1개를 내놓을 수 있는 수소가 결합한 거예요. 물론 모든 물질이 안정적인 결합을 하는 건 아니에요. 결합을 하고도 불안정한 분자들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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