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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소 씨 Nov 02. 2021

소설가 서소 씨의 일일 (11월 2일)


ㄴr는 ㄱr끔 눈물을 흘린... 은 아니고.


ㄴr는 ㄱr끔 단ㅈi의 ㄱr슴에 귀를 바짝 붙이고 가만히 누워 그녀를 경청하곤 하는데,

그러고 있으면 배가 눌렸는지 돌연 독한 똥방구를 뀌는 것을 포함해 콩콩 뛰는 심장 소리와 박동과 체온이 문득 너무너무 기특하고 감격스러워 눈물이 마구 쏟아질 것만 같다.


단지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충만하여 별로 갖고 싶은 것도 없고 해외 여행을 못 가 안달이 난것도 아니고 하여간 이 생을 지켜내는 것 말고는 모든 것에 관심이 없다고 거듭 생각하며, 우리는 그저 이대로 조금씩 낡아가길 원할 뿐인데,


금일 오전 11시경 국민연금에서 15만원, 의료보험에서 13만원, 전세대출이자 19만원을 비롯해 실손보험료와 관리비와 가스비와 전기수도세 등 각종 삶의 비용이 강제인출된 통장을 보고 아아악. 킹을 받고 긴급 회의를 가졌으나 딱히 결정한 사안은 없다.


월급이 통장에 스치는 걸 감사히 여기라는 말을 직장인들에게 전하고 싶다. 소득이 없어도 국가와 자본가는 이런저런 수상한 명목을 만들어 돈을 쏙쏙 잘 빼간다.


그리하여 나는 오늘도 우리의 일상을 보존하기 위해, 쉽게 말해 팔아 먹고 살기 위해,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이런저런 수상한 방법을 고안해 주인공을 괴롭히며 글을 만든다.


.


죄송합니다, 가을 타나 봅니다.


그러나저러나 요즘 날씨 참 좋네요. 은행냄새가 일품입니다.

누군가와 손잡고 좀 걸어보셔요.

잡을 손이 없다면 단풍 손이라도 잡고.


하여간 별내 카페거리는 외국 같습니다.


#회사원서소씨의일일 #일상 #반려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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