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지 Sep 13. 2023

29주 하고 5일

D - 72



하루의 시간. ()


이제는 30주를 코앞에 두고 일주일 이틀 하루 , 한시간이 주옥같다. 일도 점점 줄여 이제는 거의 집에서

남편을 기다리며 보내는 허송같은 시간이 거의 대부분이다. 할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하고싶지 않아서 (?)

인것 같은데, 내가 아니면 누가 하냐는 마음으로 무거운 몸을 일으켜 커튼을 치고 이불을 탈탈 털며 느즈막히 

일어난다. 괜히 소리를 내 기지개를 켜면서 정수기에서 쪼르륵 물한잔을 받아들고 빈속에 철분제를 삼킨다.

오늘은 또 어떻게 건강하고 맛없지않게 먹어볼까 고민하며 냉장고를 열었다가 다시 닫고는 식탁에 앉은다.

잠시 곰곰히 생각하다 노트북을 열어 유튜브로 신나는 재즈음악을 틀어 흥을 돋구어 본다. 이제 시작이다.


임산부 치고는 잠이 없는 편이라서 그런지 아침에 일찍 7시쯤 일어나고 저녁에 11시면 잠든다. 낮잠은 없다.

이래도 되는건지 모르겠지만 다들 그렇게 졸리다는데 나는 왜 졸리지가 않는지 쪼금 의문이다. 막달이 되면

조금 졸리려나 생각이 들기도 하고? 듣던 임산부와 다르지 않지만 다른것 같은 소심한 설레발은 참 웃기다.

내인생이 특별하다고 느끼는 건 모두 같겠지만 몇 일전 임당 재검에서 통과하게 되어서 그동안의 걱정은 참

민망할정도다. 관리를 해서 일수도 있기 때문에 이제부턴 건강하게 먹기를 계속하기로 했다. 다시 냉장고앞,

썰어놓은 야채를 모두 꺼내 이렇게 저렇게 썰어보고 요거트볼에 담아본다. 양파, 토마토, 가지, 오이, 양배추

그리고 이모든걸 먹기위해 뒷받침 해주는 모짜렐라치즈 없으면 안되는 존재. 이모든걸 잘게 썰어 담아 본다.

나만의 콥샐러드 완성. TV앞에서 아무거나 틀어두고 우적우적 먹는다. 요즘 아침마다 나오는 아침방송에

주로 내용은 당뇨다 매일 같은 주제로 온세상의 좋은 음식들이 차례차례나와 효능을 광고한다. 어머니들이

왜이렇게 좋은걸 먹어야 한다며 카카오닙스부터 시작해서 새싹보리 강황가루를 밥에 넣먹는지 알 것 같다.


빈둥거리다 보면 하루가 거의 다간것 같지만 아직도 점심 전이다. 시간이 빠른듯 전혀 빠르지 않다. 아마도

일찍 일어나기 때문이겠지? 원래 혼자 마트가는 일을 좋아하진 않지만 배가 부른 뒤로 물건을 앞으로 드는게

너무 힘들어서 더 가고싶지 않다. 하지만 냉장고가 텅텅 비어가는 것을 보면 또 안갈수가 없지,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마트로 간다. 많이 사 들 수 없으니 진짜 살것만 사며 물건을 담아본다. 물가가 너무 비싸서 그런가?

정말 조금 삿는데 금방 오만원이다. 커피한잔을 먹을까 말까 하다 마트안에 있는 스벅으로 가서 아이스초코

한잔을 주문했다. 임당도 아니겠다, 좀 있다 샐러드 먹자 ! 하며 주문한 오랜만의 달달한 음료. 먹다보니 배가 

슬슬 고파진다. 곧 점심인가 보다.


아니, 아직도 점심이다. 







작가의 이전글 27주 하고 5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