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트리스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흥겨운 노래에 맞춰 위에서 떨어지는 블록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밑에 있는 블록과 맞춰
한 줄 한 줄 없애는 게임.
특히 네 칸짜리 일자 블록이 나와서
한방에 네 줄을 없앨 때의 희열에
게임을 안 할 수 없었다.
부모와 아이들도 감정이란 블록을 가지고
테트리스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시작할 때는 밑도 평평하고,
블록도 천천히 떨어진다.
차곡차곡 쌓을 시간도 많고,
한 두 줄 잘 못 올려도 괜찮고,
다음 블록 올 때까지 생각할 시간도 충분하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와 똑같다.
우리가 주는 감정이란 블록을
그대로 쌓아가는 우리 아이들.
화를 내더라도 안아주고 뽀뽀해 주면
잘못 쌓은 감정의 블록도 모두 없어져버린다.
게임을 하다 기초 공사를 잘 못 해서
몇 군데 볼록하게 쌓아 놓은 블록이 있으면
다음번 블록 내릴 때 참 고민된다.
아이들이 크면서 불쑥불쑥 올라온 감정이 있으면
우리는 맞는 블록 찾아서 잘 집어넣어 줘야 한다.
원하는 블록 안 나오면 나올 때까지 꾹 참아야 한다.
혹시 블록이 높게 쌓이더라도 네 칸짜리 하나에
네 줄 없애고 한숨을 쉬듯이
치킨, 피자, 고기 등으로 아이들의 쌓은 감정을
한 번에 보낼 수도 있다.
테트리스 3단계 정도 가면 게임이 어려워진다.
게임 중간에 갑자기 허공 중에 블록 하나가 불쑥
생겨 위에서 떨어지는 블록을 방해한다.
그 블록을 사춘기라고 부르고 싶다.
전혀 상상하지도 못한 곳에 갑자기 튀어나오고
우리가 준비해 왔던 모든 것들을 다 방해하는 그놈!
게임을 하면 할수록 방해되지만,
그 놈들을 피해서 블록을 잘 쌓아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니 어쩔 수 있나?
요리조리 잘 피해서 밑에 블록과 잘 맞춰야지.
오락실에서 테트리스 할 때는
돈이 부족해서 3단계를 못 넘었었는데
지금은 괜찮다.
인내심이란 100원을 주머니에 잔뜩 쌓아놓고 있다.
이번에는 4단계까지 함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