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에 가다 대명포구에서 점심을 먹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새우튀김, 오징어튀김과 라면을 시켰다. 꼭 그곳이 아니더라도 어디에선가 먹을 수 있는 그런 맛이었다.
둘째의 오물오물 먹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둘째가 엄마 뒤에 까만 고양이가 한 마리 있다고 말한다. 식당에서 키우는 고양이인가 싶었는데 주변에 다른 고양이들도 많이 보인다. 남는 음식들을 많이 주는지 유난히 고양이들이 테이블 주변을 부지런히 돌아다닌다.
우리 테이블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검은 고양이. 꼬리를 꼿꼿이 세우고 조용히 걸어 다닌다. 둘째가 말하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그 고양이는 손님에게 나온 음식이 입에 맞는지 확인하 듯 우리 테이블을 배회하다 갔다.
밥을 다 먹은 후 가기 전에 주인집 고양이한테 인사 한번 하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검은 고양이는 보이지 않고, 녹색 의자 밑에 하얀 고양이가 등을 돌린 채 누워있다. 손님들에게 관심이 있는 듯 없는 듯 심드렁하게 누워서 낮의 햇빛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우리 테이블을 반겨준 식당 고양이들에게 인사라도 하려고 "야옹, 야옹"을 외쳤지만 털 하나도 움직이도 않는다. 얼굴이라도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크게 불러보면 알아들을까 싶어 "야옹, 야옹"을, 가까이 가면 알아챌까 싶서 근처에도 가봤지만 가만히 낮의 햇빛만 느끼던 고양이.
그때 종업원 아주머니가 말하신다.
"쟤가 우리 집 1호예요. 사람말 다 알아듣는데, 지금은 못 들은 척하는 거예요."
내가 화들짝 놀라 말했다.
"우리 집 1호도 그래요!"
그제야 들렸다는 듯이 살짝 고개를 드는 고양이 1호. 핸드폰 빛을 한참 쬐며 심드렁한 표정으로 서 있는 우리 집 1호도 나를 보고 있었다. 너도 이제 좀 들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