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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깡다 Apr 15. 2021

헬스는 나의 삶 : 목표는 풀업

 나는 요즘 헬스에 완전 빠져있다. 아침에 1시간, 저녁에 2시간씩 거의 매일같이 1000칼로리를 소모한다. 본격적인 웨이트 자체는 최근 피티를 하면서부터 시작되어 한달하고도 보름밖에 안됐지만, 사실 나의 이런 헬스의 역사는 중학교 2학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리 길지 않은 인생이지만 인생에서 제일 열심히 살았던 그 시절. 그 당시 나는 매일 학교 마치자마자 독서실에 가서 9시까지 혼자 낑낑대며 공부를 했다. 공부를 마치고 터덜터덜 걸어서 도착한 곳은 항상 집이 아닌 헬스장이였다. 그 당시 공부를 오래 하려면 체력이 좋아야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었다. 거기다 다이어트를 해야한다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에 매일 밤 9시부터 11시까지 운동을 했었다. 어린 나이에 혼자 운동하는게 예뻐 보였는지 헬스장 관장님께서 첫날부터 밀착 케어 해주셨다. 그 덕분에 기본적인 스쿼트부터 런지, 데드리프트 등 기초적인 운동들은 다 배웠었던 것 같다.

  이후 취준생 시절에도 체력을 위해 1년간 매일같이 새벽에 2시간씩 운동을 했다. 그 때도 항상 1등으로 헬스장에 도착했었다. 매번 관장님보다 내가 먼저 와서 문이 열리길 기다렸을 정도로... 기다리는게 미안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관장님도 운동을 꽤 자주 가르쳐주셨다. 그 때 다양한 헬스 기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또, 인생 제일 암흑기였던 사회초년생 시절에도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퇴근 후에 헬스를 했었다. 그 때 관장님도 개인적으로 이런저런 운동을 많이 가르쳐주셨다. 그 때 스쿼트도 50kg 이상 쳤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관장님들 모두 피티 받으라는 영업이였던걸까?.. 내가 눈치가 없었던걸까..ㅋㅋㅋㅋㅋㅋㅋ)

    물론, 헬스를 하지 않을 때에도 요가, 필라테스, 수영, 골프, 러닝, 걷기, 홈트 등 많은 운동들을 해왔다. 하지만 이런 운동들마다 조금씩 물리적 또는 심리적 제약이 있었다.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거나, 운동 강도가 너무 낮거나(또는 높거나), 금세 지루해진다거나하는 등의 이유로 하나를 꾸준히 몇 년 이상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번갈아가며 철새처럼 운동을 했다. 그러다 이번에 바프를 준비하면서 다시 헬스를 하고 처음으로 정식(?) 피티를 받는데 정말 할 때마다 너무 신난다. 웨이트를 하면서 내 근육이 움직이고 자극되는 것도 신기하고 점점 가능한 무게가 올라가는 것도 재밌다. 어릴 때부터 게임은 무조건 RPG 게임만 했었는데.. 헬스가 딱 그런 게임을 하는 느낌이다. 20kg 퀘스트를 깨고 레벨업하면 25kg를 깨는.. 만렙을 향해 달려가는 그런 게임..


 헬스에 미쳐있는 나는 이런 이모티콘도 샀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편한테 사용하자마자 첫마디가 '우웩'이였다. 하체 하는 전날마다 너무 설렌다고 하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쳐다본다..ㅋㅋㅋㅋㅋㅋㅋ 하루종일 남편이랑만 카톡을 하는데 남편한테 이 이모티콘을 많이 못쓰니 좀 아쉬웠다. 근육량이 늘고 힘이 쎄지는게 느껴지고 너무 재밌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피티 너무 좋다고, 생각보다 비싸지도 않고 지금 잘 배워 놓으면 평생 어느 헬스장을 가도 운동할 수 있다며.. 체지방과 골격근량에 대해서까지 열변을 토하며 거의 헬스장 사장님인 것처럼 영업했다. 그 결과, 친한 친구 2명이 최근 1주일 내에 피티를 등록했다!!!ㅋㅋㅋㅋㅋ 둘다 여름 지나고 바디프로필을 찍을 생각이라고...!!!! 사실 바디프로필 찍는 것은 그리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피티를 등록하고 운동을 시작했다는 것 자체를 축하해주고 싶다. 나중에 친구들과도 같이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싶다. 같이 식단도 하고... 너무 인간미 없으려나?ㅋㅋㅋㅋ 아무튼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씩 헬스의 재미를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진 것도 기쁨의 한 부분ㅎ

 

 제대로 웨이트를 한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타고난 하체 근수저라 하체 운동 수행 능력은 낮은 편은 아니다. 레그프레스는 웬만한 남자만큼(보다 더?) 하기도 한다. 나는 최고 200kg까지 하는데, 남편이나 헬스장 남자들을 보니 나보다 가볍게 하는 사람들도 많더라...ㅋㅋㅋㅋㅋ(뿌듯) 다만 상체 근육이 너~무 약하다. 5kg, 10kg에도 쩔쩔 맨다. 온힘을 다해 올리고 내리면 힘이 빠져 부들부들 떨린다. 최근에는 등 운동을 하면서 근육 자체가 너무 약해 제대로 자극조차 가지 않는 내 몸뚱아리를 보면서 조금은 짜증이 났다.

 

 내 운동의 최종 목표는 맨몸 풀업이다. 얼마 전 헬스장에서 50대로 보이는 여성분이 계셨는데, 딱 붙는 나시에 7부 레깅스에 무선 이어폰까지.. 운동 찐고수의 느낌이 났다. 어깨부터 등까지 단단한 근육으로 가득차 계셨던 그 분은 아무 말 없이 맨몸으로 풀업을 10개 이상 하셨다. 풀업 하시는 모습을 보고 완전 반해버렸다. 진짜 멋있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웬만한 남자들도 풀업은 10개 이상 못한다고 하던데... 그 분이 운동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오랜 시간 노력해오셨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매일매일 헬스장에 나와 지겹도록 똑같은 운동들을 한 세트 하고, 두 세트하고.. 그런 오랜 시간과 노력들이 그 분의 지금을 만들었을 것이다. 나도 이제 이 운동, 저 운동 하던 것을 멈추고 이제 정말 헬스를 꾸준히 하려 한다. 맨몸 풀업 10개가 가능할 때까지!!! 내 몸 자체가 운동의 기록과 역사로 보일 때까지 말이다. 상체가 약한 편이라 다른 사람들보다 시간은 더 걸리겠지만 달성할 때까지 10년, 20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하면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매일 하는 것이 나를 만든다는 청울림 선생님의 말씀처럼 매일 운동하다 보면 언젠간 할 것이다. 내일도 열심히 운동해야지!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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