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랑 (출판 기획하고) 논다

by 김별


와... 이게 막 굴러간다.

어떤 느낌이냐 하면...


자전거 페달을 처음에만 힘들게 밟으면 그다음에는 페달이 내 발을 돌리는 느낌.

라면을 한 젓가락만 먹으려고 했는데 자꾸 입술이 저절로 호로록하는 느낌.


『세상에 이런 가족』이 출간되고 1달 만에 나는 또 기획서를 쓰고 있었다.

이것은 혹쉬... 출판 중독인가!?!?!?!!?!


좌우지간,

네 번째로 생각한 아이디어는 일명 '나나논 프로젝트'

나는 나랑 논다, 의 앞 글자를 땄다.


퇴사를 하고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갑자기 늘어난 자유 시간에 당황해서 한참을 방황했던 경험이

나나논 프로젝트를 만들어 냈다.


시간은 팽팽 남아돌고 그렇다고 종일 집에서 TV만 볼 수도 없어서

혼자 이것저것 하면서 놀다 보니, 생각보다 훨씬 신나게 잘 놀고 있는데 나를 발견!

이 좋은 것들을 혼자만 알 수 없다는 생각에 더 많은 사람들과 비법(?)을 나누고 싶어 하는 나를 발발견!



처음에는 내가 혼자 노는 방법에 대해서 쓰고 싶었다.

그런데 기획을 하다 보니 나는 너무 특수 상황인 것이다.


1) 회사를 그만두고 노는 사람.

2) 시간이 (굉장히) 여유로운 사람.


그런 사람이 '저 이렇게 놀아요~'라는 책을 쓰면 읽는 사람 기분이 어떨까?



물론 나처럼 지금 시간이 많은 사람들은

'어머, 이렇게 놀 수도 있구나! 나도 해 봐야징~ 룰루~'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수많은 이 시대의 바쁜 사람들은

'지금 나 약 올리냐?'싶은 마음에 깊은 빡침이 밀려올 것 같았다.


그래서 노선을 틀어 나와 함께 책을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켜줄 작가들을 섭외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와 함께 그림책 모임을 하고 있는 멤버 중

출판 경험은 전무하지만 글을 잘 쓰는 친구 둘!


아이를 키우면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어 혼자 노는 시간이 절실하고 소중한 이혜린과.

퇴근 후 시간을 어떻게든 빡세게 활용해 놀고 싶은 평범한 솔로 직장인 이민영이었다.


이 두 사람이 함께해 준다면 나나논 프로젝트의 이야깃거리가 더욱 풍성해질 것 같았다.

나는 간단히 워드 1장 정도의 기획서를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공동 작업을 제안했고,

다행히 친구들은 큰 고민 없이 나와 함께 나나논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결정해주었다.


늘 혼자 써왔던 것과는 달리,

처음으로 글을 쓸 작가가 3명인 공동 저자의 형태로 책이 기획된 것이다.


김민주 작가 전시에서..


나나논 프로젝트는 앞서 만들었던 세 권의 책과 다른 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일러스트레이터를 영입했다는 것!


이쯤에서 잠시 지금까지의 나의 일러스트 연대기(?)를 살펴보자.


『스페인을 여행하는 세 가지 방법』은 친구 김민주의 도움을 받아 그림을 직접 그렸다.

『세상의 이런 가족』은 모든 그림을 혼자 그렸다.

『서른, 우리 술로 꽃피우다』의 경우 글은 내가 쓰고, 그림은 함께 여행을 한 이경진이 그렸다.


모두 내가 직접 관여하거나 친한 지인의 손을 거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책의 경우에는 내가 원하는 특정한 느낌의 일러스트가 있었다.

그래서 인스타를 뒤져 딱 마음에 드는 일러스트레이터를 찾아냈다.


바로 이 분!



나는 이 분에게 제안서를 보내서 미팅을 하고.

나나논 프로젝트에 참여해 주실 것을 설득했다.

역시 칠화 님도 흔쾌히 합류를 결정!


결과적으로,

총 4명의 작가가 함께 하는 책이 탄생하게 되었다.


나나논 출판 기획서 표지


그다음은 앞선 세 권의 책과 같았다.


기획서를 만들어 출판사에 제안을 하고,

관심 있는 출판사와 오프라인 미팅을 통해 의견을 조율하고,

마음이 맞는 출판사와 계약을 하는 과정을 거쳤다.


나나논의 경우...

대형 출판사, 유명한 출판사와 미팅을 많이 진행했었다.


여러 출판사와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었지만 최종적으로는

『스페인을 여행하는 세 가지 방법』과 『세상에 이런 가족』 작업을 함께 한

뜨인돌 출판사와 다시 한번 일을 하기로 했다.



총 네 번의 (투고를 통한) 출판 계약을 거치면서

머릿속에 있는 책을 현실로 끄집어 내는 방법과

그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것들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고 있다는 걸 느꼈다.


『나는 나랑 논다』는 새롭고 어려웠던 공동 집필의 경험과 원한다면 다른 플레이어를 섭외해서라도 기획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준 소중한 책이 되었다.


그리고 네 권의 책을 통해 출판 기획의 재미를 진하게 느낀 나는,

현장에서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파주에 있는 한 출판사에 입사하게 된다.


두둥!




★ 나는 나랑 논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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