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가 만나!”
숙소, 도착 일, 출발 일, 모든 것이 같아야 하는 건 아니다
우리는 흔히 여행을 갈 때, 같은 날 출발하고, 같은 날 도착하고, 같은 숙소를 잡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항공권과 호텔을 잡을 때부터 서로 다른 취향과 기대 때문에 잡음이 생기기도 한다.
나와 내 지인들의 경우에는 각자 편한 날에 출발한다. 누군가 한 명이 먼저 잡은 호텔이 맘에 들면 그 호텔을 잡고, 맘에 들지 않으면 근처에 있는 다른 호텔을 잡기도 한다. 서로 월차나 휴가가 다르니 출발 일을 똑같이 맞추기 어렵고, 호텔 역시 누구는 거기가 너무 비싸서, 혹은 너무 싸서 맘에 안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방법을 쓰면, 누구 한 명이 총대 메고 다른 이들을 설득하고, 다른 이들은 불평하고, 그 과정에서 총대 멘 친구가 마음 상하는 등의 사태가 벌어지지를 않는다.
너는 쇼핑 나는 휴식, “몇 시간 후 만나”
여행의 일정도 속도도 취향도 사람마다 다르다. 누구는 어렵게 얻은 휴가이니 빡빡하게 돌아다니고 싶고, 누구는 휴가는 휴가답게 여유 있게 보내고 싶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쇼핑에 목숨을 걸고, 어떤 사람은 그저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려 할 수도 있다. 이럴 때 한쪽이 빡빡 우겨서 끌고 다니는 여행은 여행이 아니라 고행이다. 이럴 땐 잠시 떨어졌다 만나는 센스가 필요하다. “너는 쇼핑하고, 나는 카페나 둘러보다가 세 시간 뒤에 만나!” 세 시간 뒤쯤은 물론 식사 시간이다. 밥은 역시 함께 먹어야 맛있으니까!
한 방에서 같이 잘 수 있는 친구는 따로 있다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한 방을 써보니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사태가 종종 발생한다. 누구는 호텔에
들어가자마자 크게 텔레비전부터 켜고 맥주부터 까는데, 누구는 조용히 쉬고만 싶을 수 있다. 누구는 샤워를 한 시간이나 하고 수채 구멍의 머리카락 따위는 안 쓰고 변기에 샤워기 물이 튀어도 신경 안 쓴다. 다른 사람은 그 샤워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수채 구멍에 엉킨 머리카락을 못 견뎌하며 변기에 앉았다가 옷이 축축하게 젖는다.
차라리 혼자 여행하며 아예 여럿이 섞여 자고 공용 화장실을 쓰는 게스트 하우스나 도미토리에서는 싸우지는 않는데, 친구랑 호텔을 잡으면 이상하게도 싸운다. 누구랑 함께 자도 충분할 정도로 무던한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부분도 고려해 보는 게 좋다.
다툼 없고 편안한 여행을 원한다면 ‘따로 또 같이!’ 여행하는 방법을 고려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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