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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latte Feb 12. 2022

언제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말을 할 수 있다는 것.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

타인과의 삶에, 기본이 되는 것.


두 돌이 지나도 엄마를 부르지 않는 아이, 또래는 문장으로 술술 말하는데 모두가 기다려보자는 36개월이 지나도 말이 나오지 않는 아이, 

그리고 태어나서부터 몸과 마음이 아픈 아이...


누구에게도 속 시원한 답을 찾지 못하여 어렵게 찾아온 언어 치료실.

치료실 안에서 나의 눈에는 항상 두 사람이 보인다. 걱정스러운 눈빛의 어머님과 애타는 엄마 마음과는 상관없이 눈 맞춤도, 호명 반응도 없는 아이. 원하는 것을 주지 않으면 울기만 하고, 겨우 건네받은 장난감으로 혼자 놀이만 하고 있는 아이에게서 우선 상호 작용을 이끌어 내는 것을 목표로 수업이 시작된다.


언어를 사용하기 위해 몸과 마음의 여러 가지 기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나도 천천히 경험으로 이해하면서 알아간다.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말을 할 수 있고, 다만 치료사는 그 시간을 절약해주는 역할이 크다고 스스로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아니라는 결론.

그래서 확신을 가지고 답을 드릴 수 없어서 힘들었던 시간도 있었다.




"우리 아이, 언제쯤 말을 할 수 있게 될까요?"

상담시간, 초조하게 물어보는 부모님들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생각했다. 

"급한 마음 이해합니다... 곧 할 수 있을 거예요"

아니다. 나는 사실 이해할 수 없다. 내 자식을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을 내가 어떻게 다 알 수 있다는 말인가.

아이가 아프다는 것,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 마음은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다.

몸과 마음이 아픈 천사 같은 아이들, 그리고 혹시 나 때문에 아프게 태어난 것은 아닐까... 생각하는 부모님들.

그 안에서 엄마와 아이의 마음을 똑같이 읽어 주어야 하는 치료사.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해야 할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첫 글을 쓰고, 브런치 작가가 된 후 고민이 많아졌다. 특수 치료사의 임상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시작했으나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용기 내어 수업하는 방법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는 없지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 단 한 사람이라도 Tip을 얻을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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