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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자가 꿈꾸는 코딩 교육은?

④ 헬로메이플 신민석 총괄디렉터에게 코딩 교육 플랫폼을 묻다.

by 재단법인 넥슨재단

<기획> 00에게 코딩 교육을 묻다

④ 헬로메이플 신민석 총괄디렉터에게 코딩 교육 플랫폼을 묻다.

: 게임 개발자가 꿈꾸는 코딩 교육은?


초등학교에서 영어 교육이 의무화된 지 20년이 지난 2025년 올해, 2022년 개정 교육 과정에 따라 코딩 교육이 의무화되었다. 2015년 개정 교육 과정에 비해 코딩 수업 시간이 초등학교 기준 34시간으로 2배 늘어났고 커리큘럼도 확대되었다. 기존 실과수업 시간에 진행하던 디지털 교육이 강화되고 학교 자율 시간을 활용해 프로그래밍은 물론 AI 등 신기술에 대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넥슨재단은 코딩이 기본 소양이 된 시대, 교육 현장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코딩 교육 의무화로 인해 무엇이 달라졌을까? 코딩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넥슨재단은 지난 4월부터 코딩 생태계를 이루는 관계자들을 만나 코딩 교육의 현실, 전망, 목적 등 코딩 교육에 대한 모든 것을 물어보는 기획 'OO에게 코딩 교육을 묻다'을 기획하고 인터뷰를 이어가고 있다.



<기획> 00에게 코딩 교육을 묻다

① 이재호 경인교대 교수에게 컴퓨팅사고력을 묻다 : 제 꿈은 개발자가 아닌데, 코딩을 배워야 하나요?

② 초등교사 이정원에게 코딩 교육을 묻다 : 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디지털 교육 격차는?

③ 김진호 NYPC 출제위원장에게 AI 시대의 코딩을 묻다 : AI만 있으면 저도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요?

④ 헬로메이플 신민석 총괄디렉터에게 코딩 교육 플랫폼을 묻다. : 게임 개발자가 꿈꾸는 코딩 교육은?

⑤ 넥슨재단 이송하 사업팀장에게 코딩 교육 플랫폼을 묻다 : 코딩 교육이 왜 사회공헌인가요?



지난 시간 우리는 이재호 경인교대 컴퓨터교육과 교수를 만나 컴퓨팅 사고력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했고, 이정원 파주초등학교 교사에게 공교육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김진호 NYPC 출제 위원장을 만나 AI 시대의 코딩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코딩은 학생들에게 원하는 것을 직접 만들고 산출하는 성취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코딩을 접할 기회를 골고루 갖는 것은 아니다. 사는 지역과 소득 등 환경에 따라 디지털 교육 격차가 존재하며 어떤 학생들은 교육 방법 때문에 코딩을 어려운 교과목으로 느끼고,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게임처럼 재미있는 무료 코딩 교육 플랫폼을 만들면 어떨까? 누구나 즐겁게 코딩을 배울 수 있다면 더 많은 학생들이 코딩을 통해 성취를 경험하며 한계 없는 꿈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OO에게 코딩 교육을 묻다' 시리즈 네 번째 질문을 위해 만난 헬로메이플 신민석 총괄디렉터는 ‘재미’라는 답을 제시했다. 신민석 총괄디렉터는 메이플 W그룹의 총괄 디렉터로, 메이플스토리 월드와 헬로메이플 총괄 책임을 맡고 있으며 2000년 넥슨 코리아 퀴즈퀴즈팀으로 입사해 25년 넘게 개발자로 일하는 중이기도 하다. 지난 시간 학원, 대학, 회사에서 코딩을 배우며 생각하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학생들을 위한 무료 코딩 교육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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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부터 개발자로 일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게임 개발자가 되셨나요?

초등학생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어요. 컴퓨터 학원에 다니던 친구들이 학원에서 코딩 배우고 나면 게임을 할 수 있다고 해서 저도 갔어요. 학원에서 배운 건 잘 기억이 안 나지만 게임을 하기 위해서 열심히 갔던 기억은 남아있어요. 컴퓨터 공학과에 들어가면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전공을 선택했는데 막상 대학에선 그런 걸 가르쳐 주지는 않더라고요. 수업이 재미가 없었어요. 그러다 2학년 때 병역 특례로 넥슨에 입사해서 ‘퀴즈퀴즈’ 팀에서 일을 하면서 코딩의 재미를 본격적으로 알게 되었죠. ‘아, 이렇게 하면 훨씬 재미있는데 왜 학교에선 이런 방식으로 가르쳐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딩을 배울 땐 재미있는 요소가 있어야 해요. 너무 재밌어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블록 코딩을 배운 다음, 집에 가서 해보기도 하고, 코딩으로 만든 걸 친구한테 자랑도 하고… 그렇게 익히는 게 정말 재밌거든요.


헬로메이플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헬로메이플의 시작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우선 메이플스토리 월드로 거슬러 올라가야 해요.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메이플스토리 IP와 리소스를 무료로 사용해 누구나 게임을 만들 수가 있는 플랫폼이에요. 온라인 게임을 구동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서버도 제공하죠. 메이플스토리 월드에서는 아이디어가 있고 텍스트 코딩만 할 줄 알면 게임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수익화할 수 있어요. 제가 학생일 때 메이플스토리 월드 같은 플랫폼이 있었으면 게임을 만들어봤을 거 같거든요. 코딩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이 자기 또래에 맞는 재미를 가진 게임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면 좋겠단 생각으로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시작했어요. 공부를 하고, 회사에 취업하는 등 사회에서 시키는 대로 가는 길 말고도 꿈으로 가는 다른 길이 될 수 있는 거죠.

메이플스토리 월드 서비스 초기에 유저 100여 명과 함께 테스트를 진행했어요. 그중에 메이플스토리 유저인 학교 선생님이 계셨어요. 테스트하시면서 “이거 학교에서 쓸 수 있으면 너무 좋겠다.”라고 하시는 거예요.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활용해 학교 학생들을 위한 교육용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며, 테스트가 끝난 후에도 계속 쓸 수 있냐 해서 당연히 쓸 수 있게 해 드렸죠. 그때 아, 이게 교육용으로 활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 했어요. 그리고 잊고 살다가, 넥슨재단과 ATC(컴퓨팅교사협회)를 만나서 본격적으로 헬로메이플을 시작하게 된 거죠. 뭐든 배울 땐 처음 어떻게 경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코딩이 재미가 없고 공부처럼 느껴지면 학생들이 코딩에 흥미를 잃어버릴 수도 있겠죠.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개조해서 게임적 요소를 넣고 블록 코딩을 가능하게 하면, 어린이들이 좀 더 즐겁게 코딩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우리가 그걸 할 수도 있겠다.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헬로메이플에는 어떤 게임적 요소가 들어가 있나요?

처음 헬로메이플에 접속해서 들어가면 우선 아바타부터 만들어요. 옷을 입히고 이름을 지어준 다음 플레이를 누르면 화면에 내 아바타가 나타나요. 즉 내가 월드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죠. 그다음에 배경 만드는 걸 블록 코딩으로 해보는 거예요. 그러면 어린이들은 코딩을 하는 게 아니라, 내 캐릭터를 조작하기 위한 놀이를 한다고 생각하게 되죠. 조금 더 깊게 조작하면, 몬스터가 등장하게 설정할 수도 있고, 내 아바타가 몬스터에 닿으면 데미지를 입게 할 수도 있고, 몬스터를 피해서 목적지까지 가게 할 수도 있고, 퀴즈도 만들어 넣고…. 자기가 상상하는 걸 게임처럼 만드는 거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코딩을 익히게 돼요, 재밌겠죠?


헬로메이플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재미예요. 재미있게 코딩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하고 있어요. 재미와 흥미를 느끼게 하는 건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 같진 않고요. 헬로메이플을 몇 번 경험하는 과정에서 각자 흥미를 가지고 몰두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길 수 있도록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어요. 넥슨은 누구보다 재미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고, 기술력도 가지고 있죠. 코딩에 대해서도 전문가이고요. 저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미와 학습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고 있나요?

게임만 만들던 저희는 모르는 영역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학생을 만나는 분들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ATC(컴퓨팅교사협회) 소속 선생님 등 교육 현장에 계신 분들과 많은 협업을 하고 있어요. 종종 학교에 가서 수업 참관도 하고,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과 직접 만나는 선생님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고요. 그리고 최근에는 헬로메이플 플랫폼에 디지털 교육 관련 콘텐츠도 추가했어요. 헬로메이플로 코딩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리터러시를 비롯한 다양한 주제의 수업도 가능하게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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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메이플을 운영하시며 어떤 보람을 느끼나요?

게임을 만들 때와는 다른 보람이 느껴져요. 얼마 전에 학교에 방문했을 때 한 선생님께서 헬로메이플로 수업을 하면 학생들이 되게 집중하고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을 때 기뻤어요. 그리고 국영수 같은 과목들은 사교육 여부에 따라 교육 격차가 심한 편인데, 디지털 교육은 헬로메이플을 통해 격차 없이 배울 수 있다는 피드백을 들었을 때 보람을 느꼈고요.

음, 메이플스토리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22년이 되었어요. 어린 시절부터 메이플스토리를 플레이하며, 남다른 애정을 키워오신 선생님들이 많으세요. 메이플스토리에 대한 애정이 헬로메이플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된 것이죠. 메이플 용사님들이 선생님이 되고,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헬로메이플로 수업을 하고… 두 세대가 메이플로 연결되고 있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이 연결은 더 단단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되게 멋있지 않나요?


디렉터님의 어린 시절 꿈이 헬로메이플에 담겨 있네요! 헬로메이플은 어떤 꿈을 꾸고 있나요?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제작자들 중에 게임 제작이 오랜 꿈이라 본업을 그만두고 코딩을 배우면서 게임을 만들고 계신 분이 계세요. 지금 너무 행복하시대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통해 이루신 거예요. 열심히 공부해서 게임을 만들었더니 그걸 좋아하는 유저가 모였고 그로 인해 상당한 수입도 얻고 계세요.

저는 헬로메이플과 메이플스토리 월드가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 헬로메이플을 만나서 처음에는 아바타를 꾸미는 걸로 시작했지만, 디지털 교육을 받고, 블록 코딩도 경험하다가 코딩으로 뭔가 만들고 싶은 꿈이 생길 수 있잖아요. 그 꿈을 현실적인 이유로 포기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꼭 대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하지 않더라도, 돈과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고, 그 시작이 헬로메이플이면 정말 좋겠어요. 헬로메이플을 통해서 코딩을 접하고 흥미를 느껴 메이플스토리 월드로 넘어가 텍스트 코딩을 배우고, 게임을 만들고 수익도 내고… 할 수 있거든요. 이건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서울에 살지 않아도 할 수 있어요. 헬로메이플이 누군가가 꿈을 이루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소득 격차나 지역 불균형에도 도움이 될 수도 있고요. 저는 이게 사회공헌인 것 같아요.


헬로메이플은 10년 후 어떤 모습일까요?

'수학 학원, 영어 유치원 다녔더니 성공했어요'가 아니고 '헬로메이플로 코딩 배우고 성공했어요.'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소외된 지역에서 그런 사례가 나오면 더 좋겠고요.


'헬로메이플에서 용 났네!' 네요. (웃음)

네 바로 그거예요. (웃음) 지금은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헬로메이플에 교육용 콘텐츠들이 점점 쌓여가고 있고, 최근에는 여러 출판사에서 헬로메이플 교재도 출간되었죠. 시간이 필요한 일이에요. 지금 헬로메이플을 하는 초등학생이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고, 메이플스토리 월드로 건너와 코딩으로 꿈을 이루는 사례가 하나둘 생기면 새로운 생태계가 생길 거라 생각해요.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헬로메이플은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기반으로 한 무료 코딩 교육 플랫폼이다. 지난해 9월 정식 출시 후 3개월 만에 누적 가입자 수 2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교육 현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교사와 학생들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여 웹 버전 출시 등 세부적인 기능을 개선해 나가며 학교 현장에서 자리 잡고 있다. 헬로메이플을 통해 더 많은 학생들이 디지털 교육 격차 없이 코딩을 접하고, 게임처럼 재미있게 코딩을 익히며 더 큰 꿈을 꿀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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