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는 늘 교실의 맨 끝자리 창가에 앉아 있었다. 다른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멀게만 느껴졌다. 5학년 어느 날, 필통이 사라졌다. 찾고 있던 민서를 향해 몇몇 아이들이 킥킥거렸다. 필통은 결국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다.
그날 이후 민서는 점점 더 조용해졌다. 친구들의 시선이 두려워, 말 한마디 하는 것도 망설여졌다. 쉬는 시간에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책상 밑에 가방을 끌어안은 채 눈치를 보았다. 그 시절 민서의 마음속에는 늘 같은 말이 맴돌았다.
“내가 뭘 잘못했을까? 내가 왜 이렇게 싫은 걸까?”
선생님은 이상하리만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민서는 점점 '아무도 날 지켜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익숙해졌다. 그때의 경험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았다.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발표 시간만 되면 손이 떨리고,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지 두려웠다. 그 불안은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었다. 어린 시절 교실 한 구석에서 움츠러들던 그 민서가 아직도 마음속에서 떨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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