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는 종종 창가 쪽에 앉아 먼 하늘을 바라보곤 했다. 아이들 사이에서 웃음소리가 퍼질 때도, 선생님의 목소리가 교실 가득 울려 퍼질 때도, 민서는 어딘가 다른 시간 속에 사는 사람처럼 보였다. 마치 몸은 이곳에 있지만 마음은 훨씬 먼 곳에 두고 온 듯했다.
처음엔 그저 내성적인 성격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민서의 눈빛은 단순히 조심스러운 아이의 눈빛이 아니었다. 무언가를 기억해내지 않으려 애쓰면서도, 동시에 그 기억 속에 발목 잡혀 있는 눈빛이었다.
어느 날, 미술 시간에 ‘나를 가장 행복하게 했던 순간’을 그려보라는 주제가 나왔다. 아이들은 놀이공원, 강아지, 가족여행을 그리며 신이 났다. 그런데 민서는 한참 동안 연필만 굴리고 있었다. 그러다 종이에 검은색을 짙게 칠하기 시작했다. 마치 색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무언가로 화면 전체를 덮어 가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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