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행시럽(三行詩Luv)

삼행시에 담은 오늘의 온기 - 2탄

by 서마데




포케팅을 기억하시나요?


2020년 3월 최문순 강원지사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돼 감자 판매량이 줄자 10kg 1박스에 5천 원(택배비 포함)에 판매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때 판매한 감자는 햇감자가 아니라 저장 감자다. 당시 BTS(방탄소년단) 콘서트 티켓팅보다 어렵다는 말에서 포케팅(Potato Ticketing), 감자(Potato)가 BTS(방탄소년단)만큼 인기가 있다는 뜻에서 ‘피티에스(PTS)’, 고시만큼 어렵다는 의미로 ‘감자고시’ 등의 신조어까지 탄생할 만큼 인기를 끌며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출처 : https://www.hani.co.kr/arti/area/gangwon/965691.html


당시 포케팅은 실로 대단했다. 나도 네이버 시계를 켜놓고 오픈하자마자 여러 번 시도 끝에 한번 성공을 했었다. 인기에 힘입어 강원도는 '감자 완판 감사 이벤트'를 열었고 감자의 꿈 4행시 짓기였다.




사행시 이벤트인데 그냥 넘어갈 수 없지. 포케팅으로 유행을 했지만 힘들게 농사짓고 수확한 감자를 저렴한 가격에 보낼 수밖에 없었던 농부들의 마음과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마음을 담아 4행시를 지었다.



감 : 감자 10kg이 오천 원이라니 사실인가요?

자 : 자식 같은 농작물을 저렴하게 판매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래도

의 : 의미 있는 행사였습니다.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감자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꿈 : 꿈꿔봅니다. 화이팅!



4행시에 담은 진심이 통했는지 이벤트에 당첨되었다. 선물은 강원도 마스코트인 범이&곰이의 인형과 강원도 튤립 이었다. (강원도 감자 판매 이후에 튤립 판매가 진행됐었다.)






나는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해야 하고, 그것을 공유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학창 시절 좋아했던 H.O.T 이후로 유명인의 덕후가 되는 것이 참으로 오랜만이다. 그는 바로 김혼비 작가이다. 전국 축제 자랑과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읽고 완전히 팬이 되었다. 유머코드가 완전히 나의 취향을 저격했고 그때부터 작가님의 다른 책도 모두 섭렵했다. 아무튼 술, 다정 소감,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등.


작가님들은 연예인처럼 촬영장소나 음악방송국 앞에 대기를 하며 만날 수가 없다. 내가 작가님을 볼 수 있는 방법은 공식적인 북토크 일정뿐이었다. 인스타그램에 작가님과 출판사를 팔로우하고 북토크 일정이 올라오면 빠르게 예약을 했다. 찾아가서 사인을 받는 것은 물론 자주 볼 수 없기에 떨리지만 덕후임을 알리고 싶었다. 북토크 당일엔 다른 팬들도 많기에 작가님과 많은 대화를 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편지에 마음을 담아 드리기로 했다. 작가님이 쓴 책 제목의 단어를 연결하여 7행시를 만들었다.



축구술축제다정 7행시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최다죽 삼행시


몇 차례 북클럽을 통해 작가님을 만났고 지금은 작가님도 나의 존재를 알고 이름도 기억하신다. 그것으로 나는 스스로 칭한다. 성공한 덕후라고.



몇 년 전부터 자주 듣는 팟캐스트가 있다. 여자 둘이 토크하고 있습니다. 여둘톡*!

*두분이 저자인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책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팟캐스트에서 좋아하는 모든 것에 대해 말한다.


여둘톡의 모토는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기이다. 여기서 또 취향 저격을 당한다. 매주 화요일마다 올라오는 팟캐스트의 주제는 정말 내가 원했던, 듣고 싶었던, 알면 분명히 도움되는 내용이다.


인생은 레벨업이 아니라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라는데 이 팟캐스트로 나의 삶의 반경이 넓어졌다고 감히 확신한다. 마흔 초반의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직시하고, 주저하지 않고 실행하는 원동력을 갖게 해 준 작가님들이다.

팟캐스트 공개방송인 톡토로투게더와 작가님들의 북토크를 다니며 '제가 ㅇㅇㅇ톡토로예요.' 라며 존재를 알리고 있다.(여둘톡에서 말하는 나대라 정신 실천!)

작가님들과 팟캐스트에 열광하고 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 메일을 보냈다. 여둘톡, 하나, 선우 7행시로.


황선우 작가님이 운을 띄우고, 김하나 작가님이 읽어주셨다.


김하나 작가님의 책 금빛종소리 5행시


7행시는 방송에 소개되었고 작가님들이 유쾌하게 봐주셔서 나는 또 성공한 덕후의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






삼행시가 일상에 녹아들면 회사생활에서도 삼행시를 짓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벤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말이다. 주로 인사말이나 소감을 말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삼행시로 하면 어떨까? 생각하며 머릿속에서 여러 단어를 뒤섞기 시작한다.



3년간 근무했던 부서를 옮기게 되어 마지막 인사를 할 때


새로운 팀에서 인사를 할 때


팀원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에는 달력에 생일이 저장되어 있다. 알림이 뜨면 생일자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 축하 인사를 건넸다. 생일 아침 색다른 축하와 미소를 짓게 해주고 싶어 시작한 삼행시 축하가 이제는 나만의 리추얼이 되었다. 다른 팀원들도 같이 삼행시로 인사를 하면서 유쾌한 전염이 되고 있다.





삼행시는 다양하게 활용가능하며 침투력이 높다. 위트 한 방울 넣은 5행시로 오늘의 글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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