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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e Jun 05. 2021

밥그릇 싸움

책임감의 무게

대학을 졸업한 후, 

처음 사회생활 이라는 것을 하면서 내가 가장 공감햇던 단어는 '밥그릇 싸움' 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사회생활은 멋진 사람들이 모여서 

한가지 목표를 향하여 다 같이 나아가는 그런 것이 회사 생활이자 

멋있는 어른들의 삶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로 

실수가 생기면 서로에게 책임을 묻는 것 뿐만 아니라 

서로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하여 컨펌을 받으려면 대리님, 과장님, 차장님 등등.. 

정말 심각할때는 사장님한테까지 가야 겨우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 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되곤 했다. 

물론 잘못됐을 시,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전제하에..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나이이기도 했고 

다른 임원진분들처럼 책임져야할 가족도 있는 것이기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그렇게 '책임' 이라는 것에 크게 짓눌리지 않았었다. 


그리고 어릴때 부터 내가 새로운 출발을 해야할 때마다 아빠가 해주신 말인  

'사람도 죽고 사는데 못 할 게 뭐가 있냐' 는 

지금까지도 내가 모든 일을 겁없이 진행할 수 있는 동기가 되는 말이다. 


어쩌면 회사 생활에서 제일 갈증을 느끼던 부분은 

이 '책임'에 대한 답답함이었던 것 같다. 


그러던 내가 이제 내 회사를 시작하고 여러 일들을 진행해 가면서 

문득 '책임'에 대한 무게를 느끼곤 한다. 


한번 잘 못 한 컨펌에 대한 결과는 

내가 아닌 그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질 수 없고 

그 실패한 결과 또한 내가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 나이때에는 미처 몰랐던 

그들의 책임에 대한 부담감과 무게를 나도 그들의 나이를 쫓아가며 

조금씩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신기하게도 검색창에 '책임감' 이라는 단어를 찾았더니 

식물을 키우는 사진들이 많이 나왔다. 


책임감이란, 

식물의 새싹을 심어 놓고 알아서 자라도록 마냥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햇빛과 물, 그리고 영양분을 주고 또 사랑과 관심을 주면서 

잘 키워나가는 것과 같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오늘도 수많은 크고 작은 결정들을 내리고 

그 결정들을 이고 갈 책임감을 어깨위에 차곡차곡 쌓으며 하루를 보낸다. 





'신이여, 바라옵건대 제게 바꾸지 못하는 일을 받아들이는 차분함과 바꿀 수 있는 일을 바꾸는 용기와 그 차이 늘 구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 

라인홀트 니버 Reinhold Niebuhr의 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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