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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로 Apr 05. 2023

<에어> 볼까 고민될때 알면 좋을 것들

-세계 최고의 신발장수 탄생기

*실화기반 영화이지만 <에어>의 스포일러가 될만하다 싶은 내용은 최대한 배제하였다. 

이 영화도 마이클 조던 영화임?


농구보다 더 유명할지도 모르는 역사상 최고의 농구선수, GOAT(The Greatest Of All Time) 마이클 조던의 별명은 한국 내 농구커뮤니티 한정으로는 '신발장수'다. 왜 그런고 하니 이 사람의 한 해 수입의 압도적 비율을 차지하는건 자신의 이름을 딴 농구화 브랜드 '에어조던'의 판매수익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선수시절에도, 은퇴 후 구단주이던 지금에도 그러하다. 


<에어>는 이 위대한 신발 브랜드의 탄생을 다루는데, 그렇다면 이 영화도 마이클 조던 영화인가. 아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을 굳이 꼽자면 그건 나이키라 해야 한다. 하지만 마이클 조던도 분명히 등장하긴 한다.



나이키, 운동화, 그리고 컬렉터 


이 영화에서 다루는 '에어조던'의 탄생. 그게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운동화 브랜드인 나이키를 만들었다해도 무방하다. 마이클 조던이 이 농구화를 신고 NBA코트에 서기 전까지 미국에서 나이키는 아디다스, 컨버스에 밀리는 3위급 브랜드였다. 조던의 전설적인 NBA 제패와 함께 비로소 나이키는 운동화하면 나이키를 바로 떠올리게 되는 지금의 위상에 도달하게 되었다 해도 무방하다. 

에어조던1. 전설적인 모델이다.


신발 컬렉터들에게 가장 널리 수집되는 운동화가 '에어조던' 시리즈다. 하다못해 되팔이 때 가격이 더 뛰기도 하기 때문에 희귀한 판본의 경우 매니아들 사이에선 매우 고가에 거래되기도 한다. 위의 사진은 '에어 조던 1'인데 에어 조던 시리즈의 가장 첫번째 모델이다. 

혹시 신발, 특히 운동화에 관심이 많은가? 운동화를 볼 때 디자인이 얼마나 이쁜지를 눈여겨 보는 사람인가? 그렇다면 당신은 분명히 '에어조던'을 잘 알 가능성이 높겠지. 여유가 된다면 컬렉터가 되고 싶어 하는 욕망이 꿈틀대는 사람일지도. 그런 이들에게 <에어>는 더 많은걸 느끼게하는 영화이리라.



그 시절 NBA, 그리고 <슬램덩크>


<에어>에서는 당연히 농구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당시 에어조던을 탄생시킨 인물들이 중심이니까 농구영화는 아닌데, 그렇다고 농구 영화가 아예 아니라 말하기도 힘들다. 당시의 대학농구 상황에서부터 80,90년대까지를 풍미하던 숱한 NBA선수들이 언급된다. 매직 존슨, 래리 버드에서부터 존 스탁턴, 찰스 버클리, 패트릭 유잉까지. 다 모른다고? 만약 당신이 만화 <슬램덩크>를 봤다면 주요선수들은 이미 간접적으로라도 알고 있는거나 마찬가지다. 다케히코 이노우에 작가는 유명한 NBA매니아이고 주요 캐릭터의 경기 플레이 모습은 실제 당시 90년대 때의 NBA 경기 모습에서 트레이싱했음은 유명하다.  


캐릭터 자체도 실제 NBA 선수들에서 많이 따왔다. 강백호=데니스 로드맨, 채치수=패트릭 유잉, 이정환=매직 존슨 이라는 얘기는 많이 들어봤으리라. 

채치수 아니다. 패트릭 유잉이다.
강백호가 리바운드와 수비에 강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로드맨이 그랬으니까.

<슬램덩크>를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농구영화가 아니지만 분명히 농구영화기도 한 <에어>를 볼 이유가 하나쯤은 있다해야 하나. 같은 시리즈물은 아닌데, 분명히 <슬램덩크> 극장판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연장선상에서 이어지는 느낌이 든다해도 어색함은 없으리. 북산 농구부의 유니폼부터가 시카고 불스와 너무 판박이니까. 


만화에 대놓고 등장하는 에어조던
에어조던을 신고 덩크하는 로드맨, 아니 강백호


조던과 불스 왕조


이 영화가 다루는 데뷔 시기 이후 조던은 시카고 불스에서 쓰리핏을 두번하며 그야말로 NBA를 제패하는 왕조건설로 나아가는데, 이게 어느 정도의 위상인지 알아야 이 영화에서 왜 이렇게 다들 조던에게 목을 메는지 더 와닿게 된다. 

그와 관련해서는 다른 시리즈가 더 참고가 되는데, 몇년 전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던 <더 라스트 댄스>가 그것이다. 

이 시리즈를 보고나면 8, 90년대의 NBA를 더 실감나게 체험해볼 수 있다. 좀 단순화시켜 말하자면 <에어>는 <더 라스트 댄스>의 스핀오프작으로 봐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생각한다.


나이키의 성공신화를 기억하는 방식


<에어>는 나이키가 업계의 최강자로 군림하게 된 터닝포인트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는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기도 한데 회고라는 사람의 행위는 항상 소급적으로 이루어진다. 과거를 과거 그 자체로 본다기보다 현재의 상황에 이르게 된 하나의 궤적으로서 과거를 기억하기 마련이라는 거다. 과거 당시에는 정말 하찮게 보이는 일일지라도 그게 지금의 엄청 큰 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다면 지금은 과거의 그 하찮게 여겼던 일이 정말 대단한 일로서 기억되기 쉽다는 것이다. 과거의 사건이 대관절 무슨 의미였는가는 그 사태가 끝나고 마무리 되어 도달한 현재의 관점에서야 온전히 정리된다.

위 사진은 불스 왕조의 2인자 스카티 피펜이 조던이 1차 은퇴 중이던 당시 에어조던을 가리키며 조던에게 컴백을 도발(?)하던 모습인데, 이 장면이 전설로 남은 것은 조던이 실제로 복귀하여 두번째 쓰리핏을 해냈기 때문이리라. 만약, 조던이 복귀하여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우승에 실패하였다면 이 사진이 전설로 남을 일은 없었을거다. '에어조던'의 성공기도 얼마든지 그러하다. 그래서 영화 <에어>도 이런식으로 재구성된 과거 이야기다. 앞서 말했듯 과거의 일은 현재에 의해 비로소 의미지워지니까.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가 분투하는 현재의 모든 일은 미래의 결과에 의해 규정될 것이다. 


맥도날드의 성공기를 다룬 <파운더>만큼이나 <에어>는 여러 곳에서 경영학 시청각 자료로 쓰이지 않을까 싶다. 시장의 후발주자인 나이키는 한 유망주에 불과했던 조던에게 독자 브랜드를 만들어주는 선택을 했고 이걸로 당시의 스포츠 브랜드 시장의 판세를 뒤집는다.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테고, 그럼에도 어떻게 그 성공에 다다르게 되는지 그 궤적을 따라가 보는것도 이 영화를 감상하는 방법의 하나가 될 것이다. 특히, 마케팅과 더불어 '설득'에 방점을 맞춰서. 영업을 할 일이 있는 이라면 꽤나 몰입할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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