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프로젝트 : 38]
[Archive 038] 1993, Designed by Kia. ⓒ Dong Jin Kim
기아자동차는 1993년 11월 프라이드 전기차를 출시해 국내 최초로 전기차의 민간 판매에 나섰다. 프라이드 전기차는 배터리의 전기 에너지를 기반으로 보닛과 루프의 태양광 에너지를 보조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솔라-하이브리드'의 선구자였다. 놀랍게도 출시는 어렵지 않았다. 기아는 1992년 6월부터 차량 개발에 착수해 1993년 5월에 4호차의 형식승인을 받고, 6월 1일 교통안전진흥공단의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 확인검사에 합격해 출시를 위한 인증 절차를 마쳤다. 불과 1년도 채 안된 기간에 이루어진 일이다.
프라이드 전기차는 3 도어 사양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2열 시트와 엔진을 들어내고 그 자리에 납축전지를 각각 8개, 2개씩 장착했다. 차량에 장착된 145Ah/12V 규격의 납축전지는 1,071개의 축전지를 지니면서 무게는 300kg에 육박했다. 이 전지는 자연공랭식 DC 모터와 맞물려 출력 35kW, 최고시속 110 km, 1회 충전 주행거리 100km (4km/h 정속주행 기준)을 자랑했다. 물론 시대가 시대인 만큼 충전 시간은 8시간에 육박하고 안전장치도 전원차단기능, 충전 시 주행 불가장치 따위의 원시적 수준에 그쳐있었다.
루프와 보닛에는 각각 120W, 40W의 솔라 패널을 장착해 최대 160W의 전력을 자체 생산했다. 덕분에 기존 주행 가능 거리가 100 km에서 약 16km 정도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트렁크에는 태양광에너지를 변환시키는 최대 전력점 추종(MPPT) 제어기와 110V, 220V을 모두 지원하는 충전기가 자리했다. 크기는 전장 3,565 mm, 전폭 1,605 mm, 전고 1,460 mm, 축거 2,295 mm로 기존 3 도어 사양과 동일하나 배터리 탓에 공차중량은 기존 (750 kg~)의 1.5배 수준인 1,164 kg에 육박했다.
기아차는 야심 차게 프라이드 전기차를 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구매 문의는 출시 직후 몇 차례 있었다고 하지만, 출시 후 8개월이 지나고서야 공식적인 출고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1994년 7월 6일 차량의 출하식이 소하리공장에서 개최되었다. 1호차의 주인은 배터리 생산 업체 '세방전지'였다. 판매 부진의 이유는 전기차에 대한 신뢰문제와 충전 시설 인프라 문제도 판매 부진에 기인했겠으나 무엇보다도 가격이 큰 문제였다. 1993년 출시 당시에는 내연기간의 3배 수준인 1,000~1,300만 원 선을 예측했으나, 세방전지가 수령한 1호차의 가격은 이를 훨씬 웃도는 1,830 만원이었다.
물론 기아차도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있었고 민간보다는 법인 판매를 중시했다. 이후 한국전력으로부터 10대의 주문을 받게 되었고, 8월 17일에는 공장이 위치한 경기도 광주시에 1대를 환경 감시 전용 차량으로 기증하기도 했다. 차량을 수령한 광명시는 9월 한 달 동안 시민들을 대상으로 20여분 동안 광명 시가지를 주행하는 전기차 시승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알렸다. 이후로 프라이드 전기차에 대한 근황은 알려진 바가 없다.
현재 소재: 불명
한국경제 '기아자동차, 국산 전기자동차 첫 시판' 1993.11.08
한겨레 '상상초월 '미래형 자동차' 개발 잇따라' 1993.03.16
조선일보 '전기자동차 11월부터 시판' 1993.06.16
경향일보 '기아차 전기-태양광 혼용자동차 개발' 1993.06.16
한겨레 '국산 전기자동차 기아서 첫 시판' 1993.11.08
동아일보 '기아차 전기자동차 내놔' 1993.11.09
조선일보 '전기차 본격 주문없어' 1993.11.09
동아일보 '기아차 전기차 국내첫 시판' 1994.07.07
매일경제 '기아 전기차 국내 첫 시판' 1994.07.07
조선일보 '전기자동차 첫판매 출하' 1994.07.07
경향신문 '기아차 프라이드전기차 판매' 1994.07.07
경향신문 '기아 광명시에 전기차 1대 기증' 1994.08.18
조선일보 '"전기자동차 타보세요"' 1994.08.28
현대자동차그룹 '쏘나타와 베스타에서 GV60까지, 30여년을 이어온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개발 역사 - 1편' 2021.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