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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왁킴 Nov 17. 2022

경남 고성의 이곳저곳 둘러보기

경남고성 일주일살기_2일차


사진으로 보니 알겠네요. 우리는 2일째 되는 날 가장 바쁘게 많이 돌아다녔다는 걸 말이죠.


첫날 네 시간 반을 이동한 덕분인지 조식을 먹어야 하는데 꿀잠을 잤답니다. 경남 고성 오션스파호텔은 조식을 제공합니다. '해지개 식당'에서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뷔페식으로 음식을 차려주세요. 체크인할 때 받은 식권을 내고 식사를 하면 됩니다. 호텔 조식 같은 느낌은 아니고, 간단한 반찬들과 미역국, 쌀밥, 아니면 식빵에 달걀프라이(셀프), 잼 발라서 먹을 수 있게 준비되어 있어요. 저희처럼 먹는 것보다 자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신다면 암막 커튼 단단히 여미고 푹 주무시면 됩니다. 10시가 다 되어서 일어났던 것 같아요. 새싹이에게 배 고프냐고 했더니 밥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해서, 지도를 펼쳐 들고 갈만한 곳을 먼저 찾아보았답니다.



제일 먼저 들른 곳은 '고성송학동고분군'이에요. 고성군 시가지 인근에 있습니다. 접근성이 좋아요. 사진으로만 봐선 잘 모르지만 주변이 다 도로와 건물인데 그 중간에 고분군의 잔디가 쫙 펼쳐져 있습니다. 주변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만큼 보존을 위해 힘썼다는 걸 말해주는 반증 같기도 했어요.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고성송학동고분군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고성송학동고분군


위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길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한 바퀴 둘러볼 수 있게 말이죠. 둘레에도 걸을 수 있게 길이 만들어져 있는데,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고성박물관'이 나옵니다.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고성송학동고분군과 고성박물관 연결통로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고성송학동고분군 산책로를 통해 들른 고성박물관


사진으로 보니까 건물 디자인이 '고성송학동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을 닮은 것 같기도 하네요. 안으로 들어가니 친절한 선생님들께서 둘러보라고 안내를 해주셨어요.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고성박물관 탁본 체험


'고성송학동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 중 가장 유명한 것 두 가지를 탁본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네요. 오른쪽에 보이는 건 '고(古)'자가 새겨져 있는 굽다리 접시, 왼쪽에 새싹이가 탁본을 하고 있는 건 '새무늬 청동기'입니다.


영상관에 들어가니 청동기에 새겨져 있던 새 무늬가 봉황으로 변신을 하더니, 당시 소가야의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소가야에 대해서는 아직도 밝혀야 할 것이 많은데, 자료가 많지 않아 연구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성송학동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더 중요한 사료로 인정받고 있는 것 같아요. 새싹이는 아까 그 청동기에 새겨진 그럼이 '봉황'이었냐며, '불사조' 아니냐며 혼자 심각했어요. 당시 사람들이 진짜 '불사조'를 새겨 넣은 거냐며, 새 그림을 새겨 넣었는데 현대 사람들이 '불사조'로 해석을 한 거냐며. 쏟아지는 질문에 제대로 된 대답은 못해주고, 유물이 중요한 만큼 더 인상 깊게 해석해서 영상을 만드는 데에 활용한 것 같다고만 말해주었습니다. 역시 역사는 좀 조심스러워요.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고성박물관 영상체험관


영상체험관이 엄청 잘 꾸며져 있더라고요. 아이와 저 모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고성박물관 고성송학동고분군 특별전


고성박물관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와서 가까운 '고성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새싹이가 관광지도를 보더니 '고성공룡시장'에 가보자고 말했는데, 가서 보니 그냥 '고성시장'이었어요. 둘이 다른 건지 같은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바로 옆에 붙어있는 건지 어떤 건지. 고성을 대표하는 관광 아이템이 '공룡'이라서 그런지 여기저기 다 '공룡'이 붙어있어서 좀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시장 간판에도 공룡 그림이 있는 거 보이시죠?^^; 가보면 그냥 시골 상설 시장이에요.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고성시장


조식도 못 먹은 채로 '고성송학동고분군'을 돌아봤으니 당연히 배가 엄청 고팠겠죠? 그래서 부랴부랴 아점 먹을 곳을 찾아다녔습니다. 보리밥 같은 걸 먹을까, 생선구이 같은 걸 먹을까 하는 고민이 무색하게 먹을 만한 곳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발견한 중국집! 이름하여 '우산반점'이었습니다. 여자 사장님 한 분이 운영하고 계시고 사장님의 인생 모토는 '내가 조금 손해 보면 된다'였어요. 계산대 옆에 쓰여 있는 걸 보면서 쉽지 않은 마인드로 장사에 임하고 계시는구나, 그간 고생이 많으셨나 보다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경치도 좋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참 다양한 모습을 보게 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일을 할 때도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게 좋고, 여행을 할 때도 다양한 사람들의 너무나도 제각각인 인생의 모습들을 만나게 되어 좋습니다. 그곳에서 또 배울점을 찾게 되거든요.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고성시장 안쪽에 있는 '우산반점'의 짜장면


배가 고파서인지, 진짜 맛있게 먹었어요. 가격은 6천원이었어요. 만 2천원을 현금으로 계산한 후 입을 닦으며 새싹이와 함께 다음 여행지로 이동을 합니다. 새싹이가 드라이브를 좀 할 수 있는 코스로 정하자고 해서 3, 40분 정도를 달려 '그레이스 정원'에 방문했습니다. 고성군의 외곽에 있어요.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그레이스 정원


수국이 피면 정말 예쁜 곳이라고 해요. 한 2주 정도 일찍 왔으면 수국도 볼 수 있었겠다는 생각을 하며 조금 아쉬운 마음으로 입장했습니다. 수목원인데 굉장히 넓고 잘 가꾸어져 있습니다.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그레이스 정원


키가 큰 나무들 위로 끝없이 펼쳐진 파란 가을 하늘이 보이시나요? 초록과 파랑은 참 안 어울릴 것 같은 색인데 자연의 모습에선 어쩜 이리 위화감이 없는지. 자연의 모습에선 어떤 색도 버릴 것이 없어서 꽉 차게 감상을 하고, 또 했습니다.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그레이스 정원


지금이 가을의 한창 때라는 걸 말해주는 단풍나무 다섯 그루.

붉은 잎 하나로 사진 전체를 가을로 물들여주는 나무의 존재감이 대단합니다. 감탄스러워요.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그레이스 정원


정말 예쁘죠? 구석구석까지 잘 꾸며져 있고, 관리도 잘 되는 곳이었어요.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그레이스 정원_책 쉼터


책을 읽을 수 있게 꾸며진 곳도 있었어요. 들어가서 책 한 권 펼쳐 들고 청량한 바람을 쐬며 낮잠을 자고픈 그런 날씨였습니다. 하지만 왠지 자꾸만 둘러봐야 할 것 같아서 발길을 멈추지 못했어요. 놓치는 부분 없이 구석구석 보고픈 마음이라서요. 여유로운 경치에 감탄하며 여유를 잃은 저와 새싹이...ㅎ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그레이스 정원


사진이 정말 잘 나오는 곳이라고 숲속카페 사장님께서 친히 사진을 찍어주셨답니다. 사람이 많으면 일일이 다 찍어주기가 힘드실 텐데,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아서 호의를 베풀어 주신 듯해요.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사장님이 주문하시는 포즈를 잡아보았더니 짠! 하고 이렇게 예쁜 사진이 탄생했답니다. 마음에 쏙 드는 귀한 사진이에요.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그레이스 정원_고양이 '수국이'와 함께


이건 아들이 찍어준 사진. 꼭꼭 숨어라, 손가락 보인다.�




그레이스 정원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후, 숙소로 돌아가긴 조금 이른 시간이란 생각에, 가는 길에 들를 수 있는 곳을 찾아보다가 '학동옛담장마을'에 들르기로 했어요.


'학동돌담길'이라고 쓰여있는 이 표식이 제겐 왜 이리 감성적으로 다가오는지.

사진을 남기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묵은 먼지가 소복하게 올라앉아서 예스러움을 더하는 듯했어요.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학동옛담장마을_학동돌담길


경남고성 일주일살기_2일차_학동옛담장마을_학동돌담길 거니는 중


꼭 손가락을 등장시키는 새싹이 작가님.

예술가가 작품에 자신만의 낙관을 새겨 넣듯이, 기꺼이 지문을 남기는 꼬마 작가랍니다.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학동옛담장마을_고목나무 아래서


나무 참 멋있죠?

나무 옆에 큰 개 한 마리도 보이시죠? 누렁이.ㅎ

자꾸 따라와요. 키가 제법 커서 놀랐어요. 이 집 저 집 얼마나 자유롭게 드나드는지.

공격하지 않아서 다행인데, 저러다가 꼬마 친구들 물리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더라고요.

사고는 미리 예방하는 게 좋으니까 주인분이 꼭 관리를 하셨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학동옛담장마을에서


골목을 따라 쭉 거닐고 나니, 해가 뉘엿뉘엿한 시간이 됐어요. 네시 반쯤이었나?

슬슬 저녁거리를 찾아서 숙소로 돌아가야겠단 생각이 들어라고요. 첫날, 저녁을 해결하려면 꼭 준비해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던 터라, 메뉴는 '덮밥'으로 정했고, 시내 덮밥집에 포장 주문을 해두었답니다.


경남고성 일주일살기 2일차_저녁은 덮밥


저는 제육덮밥을 먹었고, 새싹이는 치킨마요덥밥을 먹었어요.

둘이 저거 한 그릇씩 깨끗하게 비우고, 깨끗이 씻은 후에 '도시어부'를 시청했답니다.

새싹이가 '도시어부' 진짜 좋아하거든요.ㅎ 경규아저씨, 덕화아저씨, 태곤아저씨 다 알아요.ㅎㅎㅎㅎㅎ


고성군편이 있길래 틀어봤더니, 경남 고성이 아니라 강원도 고성....^^;


그래도 다음 날의 일정을 계획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마무리 한 둘째 날이었습니다.




셋째 날에는 10월 일주일살기의 필수코스인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에 간 이야기로 함께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오늘도 낙엽처럼 바삭바삭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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