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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선수는 정말 많이 노력했을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거짓말

영상으로 보시려면 아래링크로 오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KRoGF-ENoCo


한국의 스포츠 스타 피겨의 여왕 김연아 선수는 정말 정말 노력해서 세계 최고 선수가 된 것일까?

사람들에게 "김연아 선수가 노력을 많이 했을까?"라고 질문하면 모두 자신 있게 "네, 당연하죠!"라고 대답한다. 그렇다면 질문을 약간 바꿔서 김연아 선수가 "노력을 많이 안 했으면 피겨선수로 성공하지 못했을까?"라는 질문에는 음..? 망설인다.


김연아 선수의 노력에 대한 일화들은 굉장히 많다.

그녀의 코치 브라이언 오서가 말했다. "연아의 천재성을 하늘에서 내려 준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연습 과정을 사흘만 지켜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녀는 "한 동작을 익히기 위하여 1만 번을 연습한다" 타고난 재능만이 다가 아니다. 그녀의 천재성은 노력에 의해 꽃을 피우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김연아 선수가 열심히 안 했다고 하더라도 최고 레벨의 선수 중 1인 정도는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현재처럼 압도적인 1등은 아니었겠지만)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김연아 선수는 2년 가까운 공백기를 가졌다. 은퇴 후 사실상 훈련을 안 한 상태로 복귀했지만, 금방 자신의 기량을 되찾고 세계 최고 레벨의 실력을 보여줬다. 다른 선수들은 2년 동안 끊임없는 훈련에 집중하는 동안, '휴식'을 하고 돌아와 가볍게 천재성을 보여줬다. 매일 5시간씩 600일이라고 계산하면 3000시간 정도 훈련을 빼먹은 정도는 '재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전설적인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 관련에서도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조던이 나이키 광고에서 나왔던 대사 일부분이다.


Maybe I led you to believe that basketball was a God-given gift..

and not something I worked for every single day of my life.

저 때문에 여러분은 농구가 신이 주신 재능이라고 생각하게 됐는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하루도 빼지 않고 노력한 결과가 아니라 말이죠..


조던은 자신의 성공은 재능보다 뛰어난 노력의 결과라고 스스로 생각했고, 농구계의 정점에 오른 후 은퇴를 선언하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운동은 야구였다며 야구선수에 도전하게 된다. 야구에서도 조던은 엄청난 노력을 하고, 여러 악조건에 비해 '꽤 괜찮은 정도의 성적'을 보여주지만 메이저리그에는 입성하지 못한다. 야구는 농구와 쓰는 근육이 전혀 달라서 사실상 몸을 '리셋'하는 정도의 변화가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1.5년 정도 야구로 떠나 있었던 조던은 농구로 돌아와서 초반에는 죽을 쒔지만, 금세 극복해내고 세계 최강의 농구선수가 되었다. 다른 농구선수들이 농구 외길만 걷고 있을 때 1년 반 정도 농구를 떠나 있는 정도는 재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앞의 두 스타는 1~2년 정도의 공백기였지만 정말 재능 하나로 모든 것을 정복한 마라톤 선수가 있다.

압도적인 마라톤 재능을 가진 '데니스 키메토'

케냐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운동에 관한  어떤 조기교육도 받지 못하고 가업인 옥수수 농사를 하던 '데니스 키메토'는 28살이 되던 해, 집 앞을 지나는 세계 최강 케냐 마라톤 국가대표들을 신발도 신지 않은 맨발로 따라잡아 곧바로 국가대표 팀에 스카우트되었다.  31살이 되던 해 운동 시작 3년 만에 2014 베를린 마라톤 1위를 달성하고 세계 최고 기록을 달성하게 되었다.


이 대회에서 2등을 한 엠마누엘 무타이는 케냐의 유명한 육상 선수 집안에서 8살 때부터 집안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23년 동안 육상 외길만 달렸지만, 28살 때까지 특별한 훈련을 전혀 안 했던 최고의 재능 '데니스 키메토'에게 패배한 것이다.


'엠마누엘 무타이'와 '데니스 키메토'는 동갑이었고, 23년 동안 철저한 훈련과 노력은 '압도적인 재능' 앞에서 3년 만에 무너져 버렸다.


조금 다른 분야지만 76년의 공백기를 극복한 '모지스 할머니'의 일화도 재미있다.

그랜드마 모지스 - 봄

'그랜드마 모지스', 일명 모지스 할머니는 10남매를 낳고 자수가 취미였으나 관절염으로 자수를 할 수 없게 되자 76세의 나이에 취미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76년 동안 미술에 대한 교육 한번 받지 않았던 모지스 할머니는 101세까지 1600여 점의 그림을 남기고 미국의 국민화가가 되었다.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진정으로 무언가를 꿈꾸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젊을 때입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딱 좋은 때이지요 - Grandma Moses


모지스 할머니의 일화는 감동을 준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도 시작하지 않는다면 발견하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가 명심해야 할 점은 뛰어난 재능은 76년의 공백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쉽게 이야기한다. 노력하면 언젠가는 빛을 볼 수 있다. 최선을 다한다면 재능을 극복할 수 있다. 성공하지 못했다면 노력이 부족했던 거라고.


노력하면 잘 될 거라는 말은 참으로 듣기 좋고 말하기 쉽다. 타고난 재능이 매우 중요하며,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다는 말은 사람을 좌절시키고, 의욕을 꺾이게 만들고 인심을 잃게 된다. 따라서 다들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입 밖으로 내뱉지 않는다. 노력을 다 같이 적게 할수록 노력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다 같이 노력을 많이 하는 상황에서 노력의 가치는 매우 작아진다.


'노력'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각 분야별로 노력과 재능의 중요성은 매우 큰 차이가 있다. 특히 '스포츠, 음악, 예술'등에서는 타고난 재능이 압도적으로 중요하다. 우리 자신의 재능을 잘 파악하고 노력을 그곳에 집중하자. 특히 상위 0.1% 만 빛을 볼 수 있는 분야라면 더더욱 신중해지자.


'타고난 재능은 신의 선물이지만 애매한 재능은 악마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노력으로 재능을 이길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는 게 조금이라도 실력을 높일 수 있겠지만,, 사실상 성공하기 '로또'에 가까운 확률에서 노력이라는 두 글자에 의존해 인생의 많은 부분을 올인하는 걸 볼 때 매우 안타깝다. 거북이는 열심히 달리기 연습을 할게 아니라 수영에 도전했으면 좋겠다.


모두가 알면서 말하지 않는 사실을 적으며 글을 마치겠다.

"노력으로 재능을 이기기 어렵다. 그 재능이 노력까지 한다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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