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가 삶의 관계(Feat. ADHD) | 사심 史心 인문학 14화
의지(意志, Will or Volition)는 사람이 어떤 것을 하려는 마음의 작용을 말하죠. 사전에서는 특정한 의도에 입각하여 자기 결정 및 목적을 추구하는 행동을 일으키는 작용이라고 정리를 하죠. 비슷한 의미로 쓰는 표현으로 정신력이라는 표현도 있죠. 사람의 삶에 의지가 미친 영향이 얼마나 크냐면, 사람에게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집단이나 나라가 세워지는 것도 힘들겠죠?
의지를 발산하는 의지력의 차이에 따라 사람의 삶의 모습과 성취의 정도가 달라지죠. 실생활이나 취미에서도 의지가 활용되는 것이죠.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것도, 여러분들이 이 글을 읽고 있는 것도 의지가 있으니 이뤄지겠죠? 이렇듯 의지의 사용 목적과 방향은 정말 필요한 쪽으로 정해야 하고, 그 뒤에는 꾸준히 그 목표들을 실천하기 위해 필요한 의지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긴 해요(Feat. 작심삼일). 사람이 자기가 설정한 목적이나 목표에 관해 의심을 품는 경향이 있는 거죠.
사람이 의지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사람이 항상 같은 생활 속에서 사는 경우가 많아, 결심했을 때는 의지가 솟기는 한데 자기도 모르는 사이 반복하는 일상 속에서 이전에 행하던 모습으로 돌아가고, 의지가 사라지는 것이죠. 작심삼일도 여기서 나오는 말이죠. 의지가 솟아나는 동안 주변을 가볍게 정리하고, 운동은 가볍게 시작하고, 생활 패턴에 적절하게 변화를 계속 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해요. 전과 다른 느낌으로 살게 되면서 의지가 계속 유지된다고. 그래서 의지의 평형을 유지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어요. 목표를 정하고 움직이면 의지가 맞는데, 뚜렷한 목표가 아니라 즉흥적으로 움직이면 충동이 되는 거죠. 물론 표현력이 뛰어나거나 예술 분야의 경우 즉흥적인 충동도 성공하는 경우가 있긴 해요. 많지는 않아서 그렇지.
그래서 목표와 동기부여가 될 요소를 정하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사소하고 조그만 목표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성취하는 것이 의지력을 서서히 키우는 것이 그 의미가 커요. 문제는 그렇게 되는 것이 정말로 쉬운 것이 아니죠. 사람은 본능과 의지가 있는데, 의지는 일반적으로 버릇이나 본능을 통제 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하지 않는 편이죠. 일시적으로 끌고 갈 수는 있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본능이 의지를 이기고 목표를 향해가던 길에서 벗어나게 되는 거죠. 그렇다고 의지력을 기르라고 누가 강요 할 수는 없는 거죠.
뭔가 바꾸고 싶은데 힘들고 잘 되지 않는다고 참고 견디는 것이 답은 아니에요. 힘들게 되면 일단 원인부터 분석하고, 그렇게 알게 된 원인을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하여 개선하는 과정에서 그 효율을 올릴 수 있는 거죠. 그렇게 되면 잠재 되어 있던 의지력이 강해질 수 있죠(장담은 못함). 이러한 분석 과정도 없고 그냥 참고 견디거나,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이나 노력이 모자라다는 식의 생각 등으로 자신에게 강박을 주면 그 인내력을 발휘하기 힘들어요. 사람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는 다른 사람들이 하지 말라고 해도 각종 잔머리를 굴려가면서 밤을 새우는 일이 있더라도 하는 경우 많잖아요? 그 것만 봐도 충분히 뭔가 할 수 있는 의지력은 누구나 충분해요. 평소에 그렇지 않아 보여도 사람에게 극한의 상황이 다가오면 평소에 없던 초인적인 모습이 나올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참고 견디라고 강요하는 방식으로 의지력을 키우는 방법이 옳은 것은 아니에요.
심리학에서는 의지와 비슷한 개념으로 동기(Motive)라고 부르기도 하구요. 추동(Drive)이나 욕구(Need)라고도 하죠. 의지는 우리가 자율적으로 선택하기도 하죠. 간혹 이러한 의지 중에서 싫은 것을 참거나 너무 좋아하느라 다른 것을 못 할 정도일 때 그 것을 참는 방법도 있어요. 문제는 무조건 참으면 마냥 좋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 무작정 참으려고 하면 더욱 하고 싶어지는 역효과가 생길 수도 있거든요.
의지력이 약해서 독자적인 결단을 내리거나 인내하지 못하는 경향을 이르는 말로는 의지박약이 있어요. 비슷한 의미로는 작심삼일, 게으름뱅이가 있는데 이는 강박증, 완벽주의와는 반대 되는 의미. 강박증이나 완벽주의가 있는 경우 가끔 완벽을 추구하면서도 실현 사능성을 낮게 보는 불안감이 커서 의지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요. 완벽하지 않으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생길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완벽하게 수행할 자신이 없으니 시도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큰 거죠. 과제, 프로젝트 등 꼭 해야 하는 일을 받게 될 때, 특히 리더를 맡았을 때 그야말로 지옥을 맛볼 정도의 기분이라고 하네요.
의지박약인 것과 강박증, 완벽주의는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면 쉽게 구분하기 힘들긴 해요. 의지박약의 경우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져서 의존성 성격장애나 자기애성 성격장애가 될 수도 있어요. 다만 이런 경우는 자기가 편한 대로만 하는 사람들에 해당되는 것이고, 현실감을 잃지 않았거나 힘든 환경에 있다 보니 의지박약이 발생하는 경우는 우울증, 강박증, 결벽증 등의 마음건강과 관련된 아픔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커요.
이런 성격이 형성되는 요인으로는 기질적이거나 비관주의가 과장될 경우, 학습된 무기력이 쌓일 경우, 도전의 경험이 부족할 경우, 마음의 여유가 없을 경우 등이 있어요. 선천적으로 동기가 부여되기 힘든 경우가 있는데, 주로 어린이들에게 이런 경우가 있다고. 이럴 때는 해결하는 경험을 조금씩 쌓아주는 게 좋아요.
비관주의가 과장되면 심한 우울증으로 연결 될 수 있는데, 미래에 수행해야 할 과업의 실패를 미리 확신하다 보니 시작도 하기 전에 동기가 떨어지는 거죠. 그렇다 보면 처음부터 일을 뒤로 차차 미루거나, 시작은 했는데 동기가 부족해서 질질 끄는 경우가 생기죠. 기질적인 경우도 있지만, 실패의 경험이 너무 많았거나 성공을 했더라도 그 경험에 대해 만족스러운 보상을 받지 못한 성장 환경일 경우가 많아요. 특히 통제적, 권위적, 완벽주의형 부모나 교육자의 영향을 받고 성장했을 경우가 많다고. 자존감이 낮을 가능성도 있다고 봐요.
조건 반사적인 영향으로 학습된 무기력이 유발될 수도 있는데, 군대에 가게 될 경우 특히 훈련소와 같이 사람들이 벗어날 수 없는 지독한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입대 전까지 별로 찾지도 않던 작은 과자 하나(초코파이 등), 라면, 짧은 휴식 시간, TV에 나오는 연예인들(그래서 브브걸이 역주행을 할 수 있었지), 외박이나 휴가 등에 그렇게 목숨을 걸게 된다고 해요. 그래서 휴가를 나가게 되면 그렇게 기분이 좋다가 복귀할 때가 되면 우울해진다고.
특히 어릴 때 고압적인 환경에서 자라나면 심리적 피로와 스트레스가 성장 과정에서 계속 쌓이게 돼요. 이게 심해지면 죽지 못해 산다고 하는 말도 있죠. 그래서 자녀의 육아가 그렇게 중요한 거예요.
이런 사람들에 대해 단순히 게으르다고 치부하는 것은 위험해요. 오히려 그렇게 평가한 사람도, 당사자도 부정적인 행동을 더 하고 싶게끔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어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그 의지를 키우는 것이 정말로 힘들거든요. 우울증이 있는 사람에게 행복한 상상을 하라고 하거나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고 말한다고 해서 바로 그럴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당사자 혼자만의 힘으로는 힘들고, 가까운 사람들이 그 사람을 억지로 이끄는 것보다는 좋은 환경이라 느낄 수 있게 차근차근 도와줘야 해요.
정말 사소한 것이라도, 그 자체에 긍정적인 의미를 느끼게 도와주는 것이 좋아요.
니트족을 자발적인 의지박약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하지만 이들은 의지박약보다 의지력이 꽤 괜찮은 편이거나 높은 경우가 더 많아요. 이들의 경우 어느 정도 도전을 해 봤으나 주변 환경들에 의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더 많죠. 결국 근본적으로 사회에서 활동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환경들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죠. 다만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나 AI 기술 등의 도입으로 사람들이 일을 해야 할 환경이 줄어들고 있으니,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본 소득에 대한 제도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해요(정책을 의논해야 할 정치인들이 이 글을 싫어하겠네).
특히 우리나라는 자녀에 대하여 부모가 간섭하는 경향이 많아 자녀가 삶에서 선택 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되고, 스트레스에 비해 보상이 적은 편이라 의욕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좋아하거나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많은데도 반대하는 사람들과의 갈등이 커지면서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것이구요. 너무 세세한 인적사항을 따지면서 서열을 정하는 문화도 도전에 대한 의욕 자체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돼요.
지금도 우리는 어딘가에서 살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죠. 이 글을 여기까지 읽은 사람들도 끝까지 읽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구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의지를 갖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