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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테이너 김승훈 Sep 25. 2023

나이만 많다고 모두가 어른일까요?

어른답지 못한 어른들에 대한 고찰 | 사심 史心 인문학 17화

어른은 인간발달 과정에서 성년에 도달한 사람을 일컫는데, 한자로는 成人이라고 하고(性 이거 안 써요), 영어로는 Adlut라고 하죠. 나라마다 법으로 정한 기준은 조금씩 다른데, 대한민국은 만 19세 생일이 지난 사람을 기준으로 해요(대한민국 민법 제4조). 개발도상국에서는 신체적으로 2차 성징이 있고 정신연령 대가 초등학생 수준 그 이상이 되면 성인이라고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다만 우리나라 청소년보호법에서는 만 19세 생일이 지나지 않더라도 그 해의 1월 1일부터 성인으로 분류한다고 하네요(그래서 1월 1일 0시를 기다린다고 카운트 다운 하고 있다가 술집 가는 사람들이 많더라).

발달심리학에서는 성인기 안에서도 여러 단계가 있지만, 큰 범위로는 사춘기(청소년기) 이후에서 죽을 때까지 폭 넓은 범위를 봐요. 다만, 삶의 과정을 모두 발달로 보고 있고, 수명이 늘어나는 초고령사회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 발달 시기도 자세하게 보면 굉장히 많은 과정이 있어요. 수명이 길어지기 때문에 청년기의 범위도 조금씩 늘려서 보는 추세라서.


밤새도록 생각이나 마음이 맞는 벗들과 술을 나눌 수 있는 것도 어른이 누릴 수 있는 자유와 책임 ⓒ 지식테이너 김승훈

어른은 어린이나 청소년에 비해 매사의 선택권에 있어 제약이 적어요. 담배나 술 등 청소년에게 팔 수 없는 것들도 (돈이 있다면) 자유롭게 살 수 있구요(뉴질랜드는 특정 연도 이후 태어난 사람들에게 아예 담배를 팔지 않는 식으로 점차 담배를 팔지 못하게 하는 것 같던데). 결혼도 18살 이후에 양쪽 부모의 허락이 있어야 할 수 있는데, 법적으로 성인이 되면 굳이 부모의 허락이 없어도 결혼을 할 수 있어요. 혼인신고서 한 장에 따라오는 책임이 너무나 많아서 그렇지...

생활의 자유에 있어서 좀 더 열려 있기 때문에 문화적으로도 성인들을 위한 각종 컨텐츠 장르도 따로 있을 정도죠. 폭력적인 묘사가 심하거나 사회적 통념으로 선정적이라 판단되는 것들. 사실 개인적으로 성(性)에 대해서는 본능적인 생각이 적은 사람이라서, 나는 성(性)이 사람과 사람이 사랑을 느끼는 아름다운 과정이고 여러 가지 형태의 가정 안에서 새로운 생명을 통해 가정을 키워가는 아름다운 삶의 일부로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본능적으로 즐기는 사람들과는 달리 다소 오묘한 상상(?)들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INFP 인프피라서 그런가, 하여튼 그래요. 우리나라에서 가정을 이룰 돈을 모을 수 있는 환경을 기대하려면 아주 먼 훗날이어야 할 듯 싶은데 말이죠.

물론 자유에 대한 책임도 커져요. 어린 시절에는 법적인 잘못을 저질렀을 때 법적 보호자가 대신해서 책임을 지는 경우도 있고, 법적인 처벌을 받더라도 어른보다는 가벼운 편이에요. 그러나 어른이 되고 나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고 책임에 대한 감경도 딱히 없어요.


물론 어른들도 배움에는 끝이 없죠. ⓒ 지식테이너 김승훈

성인이 되었더라도 대학생이 아닌 다른 과정의 학생 신분일 수도 있어요. 입학 유예로 늦게 입학했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중간에 학업을 쉬게 되면서 유급을 거친 경우가 있어요. 실제로 나도 고등학교 3학년 시절 같은 반 아이 중 유급 경험이 있어서 학기 중에 징병 검사를 갔던 경우를 본 적이 있어요. 1~2년 정도의 차이는 이러는 경우가 생기긴 해요.

다만, 더 긴 시간 학업을 중단한 사람들의 경우도 있어요. 이런 사람들은 검정고시를 통해 학력을 인정 받거나, 학력을 인증 할 수 있는 학교에 다니기도 해요. 특히 우리나라는 옛날에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하여 여성들이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들을 위한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따로 있기도 해요.

이런 경우 문제가 생기기도 해요.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소개 될 만한 사연일 것인데, 성인의 나이인데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다니는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담배나 술을 사러 가게 되면 난감한 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집에서 가족들이 함께 술을 마실 수도 있는 일인데 가사 노동에 있어서 제약이 생길 수 있겠죠(교복을 안 입고 가면 해결될 일이긴 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가톨릭 성인을 배출(103위)했어요. ⓒ 지식테이너 김승훈

나이가 많은 어른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본받을 만 한 사람들을 성인(聖人, Saint)이라고 하기도 해요. 이상적인 인간상을 가진 사람들이라 할 수 있는 거죠. 나이가 어리더라도 우리가 본받을 만 한 점을 가진 사람이 분명 세상에 있거든요.

우리나라의 가톨릭 순교 성인들 중에서도 청소년 나이에 순교한 유대철 베드로(1826 ~ 1839.10.31, 1925.07.05 시복, 1984.05.06 시성) 성인과 같은 경우라 볼 수 있겠죠(대한민국 순교 성인 103위 중 최연소 순교자). 물론 이런 경우로 알고 있는 Saint는 대개 종교에서 공경하는 모범적인 어른들이라 할 수 있겠지만, 사회에서도 분명 이런 성인이라 부를 사람들이 분명 있을 거예요.

프랑스의 순교 성인 잔 다르크(Jeanne d’Arc, 1412.01.06 ~ 1431.05.30, 1909.04.18 시복, 1920.05.16 시성)의 경우도 당시 중세 시대에는 마녀 사냥의 희생양으로 영국 재판을 받고 희생 되었으나, 이후 프랑스에서 재심을 통해 마녀라는 오명을 벗었어요. 백년 전쟁의 영웅 중 한 사람이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시성까지 거의 500년이 걸렸죠.


이번에 글 주제를 어른으로 정한 것은 사실 여러 가지 사연이 있어요. 세상을 살다 보니까 나이만 먹었지 어른으로 대우를 해 줄 필요가 없는 사람도 많이 봤고, 나보다 나이가 어려도 나에게 없는 배울 점이 있는 사람이라서 나이 차이를 떠나 친구로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도 봤구요.

나이만 많이 먹었다는 사람들의 경우, 이런 사람들은 내가 보고 느끼기에 사람으로서 마땅히 갖춰야 할 인성이나, 마땅히 그렇게 했어야 할 행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뜻해요. 단지 내가 자신보다 어리게 보인다는 이유로 내가 맘에 안 들어서 반말로 나를 다그치는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그런 사람에게는 나도 그 사람을 사람으로서 대우하지 않으면 되니까요.

우리나라 옛 예절에서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나 서열이 위에 있는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하라고 가르치는 경향이 있어요. 나는 이 것을 조금 바꿨으면 좋겠어요. 사람 다운 말과 행동을 갖춘 사람에게 사람으로서 예우를 하라고 말이죠. 사람들에게 강연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본받을 만한 모습을 갖추지 않은 모습을 너무 많이 드러낸 사람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에요.


한때 배우자를 위한 기도를 매일 열심히 했을 때, 오히려 실연을 당했던 아픈 기억이 있어요. ⓒ 지식테이너 김승훈

TMI로 좀 더 얘기를 하자면, 우리가 연인이나 배우자를 만나는 과정에서도 이런 생각을 많이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단지 감각적으로만 매력을 느끼지 말고, 그 사람의 인성, 가치관, 언행 등을 좀 더 길게 보면서 그 사람과 차근차근 관계를 갖는 것을 추천하죠.

다만, 세상에서 그런 보이지 않는 내면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나는 사람들에게서 그런 점들을 발견하려고 최대한 노력을 하는데, 그래서 사람을 잘 못 믿는 걸까요. 마지막 연애가 워낙 오래 전이다 보니, 가까운 사람들을 대하는 감정과 연인을 대하는 감정이 점점 비슷하게 느껴져서 매력적인 사람과 친해지면 그저 친구로 남고 싶은 마음이 커요. 연인이라는 새로운 관계를 만들려고 하는 과정에서 그 사람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커서, 친구로라도 남는 거죠.

(TMI :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는 애착 유형이라는 것이 있는데, 내 애착 유형은 공포회피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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