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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다쟁이 Nov 21. 2024

만원으로 한 끼(4)

-제육볶음과 쌈밥-

저녁을 준비하는 시간인 6시에서 7시 사이에

 마트를 가면 세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일 때문에 우연히 들른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들렀는데 빛깔이 곱고 신선해 보이는 고기 코너가 눈에 들어왔다. 소고기는 얼마 전에 먹었고,

돼지고기를 보니 대패처럼 얇게 썰린 대패목살이 맛있어 보였다. (나는 기름기가 적은 목살을 더 선호한다.^^)

그것도 20프로나 할인된 가격에~~^^


득템 했다 생각하고 얼른 고기 한 팩을 딱 10000원에 구입했다.(원래 가격은 12500원)

갑자기 무슨 횡재라도 한 듯

야호! 하고 쾌재를 불렀다.

내가 원했던 만원에 딱 맞춘 가격이었다. ^^

하지만 고기만으론 부족해 양배추 하나를 더 담았다. 3700원에

양배추는 하나 사놓으면 여기저기 부재료로 넣을 수 있는 활용도가 높은 야채다.

오늘 재료도 만원이 넘은 가격이지만

고기를 만원에 샀다는 기쁨에 발걸음은 가벼웠다.


집에 돌아와 밥을 먼저 안치고

양파 파 마늘 진간장 고춧가루 고추장 맛술 설탕을 고기를 양념했다. 

그리고 지인에게서 받은 무를 썰어서 무생채를 했다. 시골에서 가져온 무는 많이 달지는 않았지만

제철 무라 시원했다.


아이와의 식사에 국은 굳이 필요 없었지만

엊그제 남은 배추가 있어 배춧국도 끓였다.

들깨가루를 듬뿍 넣은 배춧국

메인 요리는 제육볶음이었지만 무와 배추만으로도

식탁은 풍성해졌다.

그리고 제육볶음과 어울리는 양배추를 잘라

찜솥에 얹었다. 다행히 아이는 건강한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다.


양배추와  양파를 넣은 제육볶음


양배추쌈


무생채


배춧국

어쩌다 보니 시골밥상처럼 한 끼가 차려졌다.

몸이 으슬으슬 추워지는 가을날과도 커플처럼

어울리는 밥상이다.

시골밥상같은 한 끼

별 것 아닌 밥상의 힘을 나는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언젠가 내 아이도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혜원처럼(김태리)

힘겨운 어느 날

엄마의 밥상을 기억하며

다시 힘을 얻기를 바래본다.


오늘따라 들깨 배춧국이  구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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