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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수다쟁이
Jan 04. 2025
나도 할 수 있다, 홈베이킹(12)
-감자빵-
누군가 나에게 무인도에
갈
때
고구마랑 감자 중에
한
가지만
가지고 갈 수 있다고 한
다면
나의 선택은
감자다.
왜냐면 감자는 밋밋하지만 질리지 않는 식재료이기 때문이다. 달고 맛있는 고구마도 좋아하지만
고구마는 매일 만나기에는 왠지 모르게 살짝 부담스럽다.
재미는 좀 없어도 있는 듯 없는 듯 한결같은
편안한
친구가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
것처럼
감자는 나에겐
오랜 친구 같은
존재다.
오늘 만들 빵은 감자빵이다.
감자빵의
원조
는
감자
농부
아빠를
돕기 위해
유학을 다녀온 딸이
개발했다고 하는데
말로만 듣던 감자빵을 만든다고 하니
한껏 기대에 부풀었다.
선생님은 감자빵은 발효가 없는 빵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밀가루가 주재료로 만들어지는 빵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스트도 들어가지 않는다.
감자빵의
주
재료는 파인소프트라는
변성전분이다
.
첨 들어보는
이름이
라 생소했지만
막상 먹어보니 밀가루가 아니라 소화도
잘되고 쫄깃하니 맛이
아주
괜찮았다.
변성전분과 이것저것 부재료를 섞고
반죽된 재료는 15분 정도 냉장휴지를 시킨다.
동글동글 모양을 낸 반죽에 감자필링을 만들어
만두소처럼 넣고 입을 다문 감자빵은
조금은 못생겨야 더 감자 같은 것이 매력이다.
오늘은 예쁘게가 아니라
누가 누가 더 못생기고 울퉁불퉁하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감자필링을 안고 있는 반죽에 잡곡가루를 뿌리니
감자빵은 더 감자 같았다.
뾰족한 젓가락으로 감자눈도 몇 개 만들고
손으로 괜히 한 번씩 더 주물럭 거리기도 했다.
감자모양을 한 반죽
오븐에 들어간 감자빵은 180 정도의 온도에 12분 정도 구워져서 다시 만났다.
구워진 감자빵
구워지니 진짜 감자 같은 모양을 하고 말이다.
같이 수업을 듣던
수강생
한 분은
"어머 내 빵이 정말
감자 같아~~"하고 소리를 지르며
행복해했다.
나도 내심 정말 감자 같은 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나름 유명한 빵을 직접 손으로 만든 기쁨이랄까?
빵은 만드는 사람에게
창의적 기쁨을
안겨주는
것 같아 더 매력적이다.
따뜻한 감자빵을 반으로 가르니
쭉 찢어지는
쫄깃한 느낌이 입안에서도 그대로
느껴졌
다.
그리고 밀가루를 먹었을 때 소화가 잘 안 되는 느낌이 전혀 없다.
포근한 감자를 한 입 베어무니 배도 엄청 든든했다.
빵이라기보다는 찐 감자를 먹는 느낌도
들었
지만
그렇다고 빵이 아닌 것도 아닌
감자빵이었다.
나는
오늘
오래도록
먹어도 질리지 않을
감자빵을
처음 만났지만
늘 곁에 있었던 것처럼 낯설지가 않다.
어쩜 예전부터
우리는
알던 사이가 아닐까?
감자같은 감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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