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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아빠 Nov 07. 2020

아이와 놀아주지 않는 당신, 당신은 범죄자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아기의 의무는 잘 노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기는 놀이를 통하여 지능, 정서, 감정, 감각 등이 발달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사물의 특성, 인간 이외의 생명체의 존재, 자연의 섭리 등 세상의 이치에 대하여 배우기 때문이다.


특히 놀이에서 부모는 아기와 놀아주는 것이 아니라 놀이에 참여하여 아기와 상호작용을 하여야 하고, 상호작용을 통하여 아기에게 관심을 주고 사랑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하며, 부모와 애착관계가 형성되도록 하여야 한다.


 놀이 = 부모의 관심, 사랑, 애착관계라는 식이 성립될 수 있겠다.


아기와 바다에 가서 꽃게를 잡아 보여주었다.


아기의 놀이에 관해서는 세계적으로 그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는데, 이는 1989년 11월 20일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 이하 아동권리협약) 에도 그것을 반영하고 있다.


아동권리협약 제31조에는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1. 당사국은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자신의 연령에 적합한 놀이와 오락활동에 참여하며, 문화생활과 예술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인정한다.


2. 당사국은 문화적·예술적 생활에 완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고 촉진하며, 문화, 예술, 오락 및 여가활동을 위한 적절하고 균등한 기회의 제공을 장려하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제연합(United Nation, UN)에 1991년 9월 17일에 가입하였으며, 같은 해 12월 20일에 이 협약을 비준하여 조약 당사국이 되었다. 협약은 조약과 같은 것으로 대한민국 헌법 제6조 1항에서는 "헌법에 의하여 체결ㆍ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라고 기술하고 있으며, 이 조항에 따르면 아동권리협약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즉, 아기는 연령에 적합한 놀이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아기 스스로 행동하는 것이 제한되므로 부모가 곁에서 보살펴주는 현실을 감안하면, 부모가 아기와 함께 놀이를 하지 않는 것은 법을 위반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놀이 = 부모의 관심, 사랑, 애착관계라는 식을 대입해 보았을 때 아기와 함께 놀이를 하지 않는 것은 관심을 주지 않는 것이며 이는 위법이라는 이야기이다.


아기와 함께 놀이를 하지 않는 게 무슨 문제냐? 아기가 스스로 잘 노는데?라고 생각하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아동복지법에서도 문제가 된다.


아동복지법 제3조에 보면 아동학대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ㆍ정신적ㆍ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


아기가 부모의 관심, 칭찬, 사랑을 자양분으로 삼아 성장하는 것을 감안하면 아기를 돌보지 않고 혼자 놀게 하는 것은 방임이 될 수 있고, 이는 아동학대로써 충분조건이다.


어떤가? 아기와 함께 잘 노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법에서 조차 정하고 있다. 법에서 정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한편, 그것이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정하고 있는 것이고, 이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아동의 놀이에 대한 인식이 낮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가끔 주위에 보면 집에서 아기와 놀아주는 게 힘들어서 어린이집에 보낸다는 부모가 있다.


아기와 놀아주는 것이 힘들다는 것은 육아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이고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집의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서 수긍하지 못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어린이집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이지 어린이집에 아기의 양육을 맡겨서는 안 되며, 이는 특히 만 3세까지는 더더욱 주의해야 한다.


학계에서는 만 3세까지는 부모의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이 두뇌 형성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아기는 태어날 때 두뇌가 1/3만 발달되어 있고, 학자마다 이견이 있지만, 수백억 ~ 천억 개로 추정되는 뇌의 신경세포가 다양한 자극에 의해 발달하면서, 나머지 두뇌가 발달한다고 한다. 달리 말하면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아기와 함께 놀이를 하지 않으면 아기의 뇌 발달에 지장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전에 어린이집 고르는 것과 관련하여 글을 남겼다.(링크 참조 https://brunch.co.kr/@realfather/5)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노고는 두말하면 잔소리이다. 영유아 돌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은 에너지가 넘쳐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언제 어디서 사고가 일어날지 몰라 선생님들은 신경이 곤두서게 되고, 아이들을 통제하는데 진땀을 빼는 것이 현실이다.


2017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최근 10년간 서울지역 어린이 통계' 자료를 참고하면 보육교사 1인당 원아수는 6.1명으로 조사되었다. 이 또한 전국 6.3명, 수도권 6.2명 대비 적은 수이기는 하나, 절대적인 수치만으로 보았을 때는 적은 수가 아니다.


엄마 혹은 아빠 혼자서 아기 한 명 돌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감안하면,  어린이집 선생님 1명당 원아 6명 이상, 어린이집 업무 처리까지 하면서 돌보기란 쉬운 일 아닐 것이라 생각되며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신경 쓸 수 있는 시간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산술적으로 살펴보면 선생님 1명 당 원아 6명을 돌 볼 경우, 1시간 동안 10분씩 집중 돌봄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도 어린이집 업무 처리 시간이 얼마가 되느냐에 따라 집중 돌봄 시간이 비례해서 줄어들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린이집 선생님이 아이에게 관심과 사랑으로 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고, 그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욕심일 수도 있다. 아기에게는 부모가 가장 신뢰할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며, 태풍에도 끄떡하지 않는 커다란 산과 같은 존재이다. 그런 부모가 아기에게 관심을 주고 아기와 함께 놀이를 하지 않는다면 누가 할 것인가?


이번 주말에는 세상에서 가장 여리고 순수한 우리 아기들과 함께 바다로, 숲으로 떠나는 것은 어떨까?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기억해 두자.

'바다야 ~ 놀자~' 하면서 해맑게 웃는 아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지금 이 순간뿐이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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