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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동향 Feb 21. 2022

당신에게 첫사랑은 무엇이었나요?

나쁜놈...


나의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때면  그 어딘가의 잠재  기억속에서 꿈틀거리듯 욕부터 나오게 된다.

짧지 않는 만남을 가진 사람이었다.

여고 2학년 시절..

그때는 학교 미팅 반미팅 등.. 다양한 미팅 경로로 통하여 남자 친구를 만들어 갔었고 

한 친구의 제안으로 친한  친구 몇 명이 모여 나도 드디어 미팅을 하게 된 그날,

그 친구는 주선자로 미팅 장소에 나오게 되었으나  우연찮게 남자 한명이 나오지 못하는 사정이 

생기게 되면서  나에게는 운 나쁘게도 그놈이  나의 짝이 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나는 지금보다 더 키가 작은 155CM....

그런데 그애의 키는 무려 187CM ...

곱슬머리에  눈웃음 짓는 그 아이가 앉아 있는 내내 어느샌가 나의 마음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연락처를 주고 받은 뒤 헤어진 다음날....

친구에게서 그아이의 아픈과거를 듣게 되었다.

시골 작은 동네이지만 그래도 그 마을에서는  꽤 잘 산다고 알려진 부자이며 아버지가 다방을 

운영한다고 하였다.

아버지의 바람끼로 자신의 친 엄마와는 오래전 이혼하였고 지금은 새엄마와 함께 살고 있지만

그에 대한 반항심으로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사고를 치는 것은  다반사로 지금은 학교에서 정학을 당하여 집에 있는 상황이라고 하였다.

그이야기를 듣고 난 후 마음 한켠에서 이유모를 안타까움이 밀려오게 되었다.

어제 우연히 바라본 그 아이이의 뒷모습이 한정없이 축쳐져있어 보였던 이유가 

그런 아픈 사연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나를 되내이며 그아이의 쳐진 두 어깨를 어루만져주고 싶다는 

모성애가 들끊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그아이게서는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 

차마 내가 먼저 연락해 볼 용기가 나지 않아 잊어 버리려고 할 때쯤

한통의 전화벨 소리가 그렇게 반가울줄이여......

나의 이름을 부르는 전화기 너머의  그 아이의   쉰 듯한 목소리가 설레였고 

우리집 근처 공중전화 박스라는 한마디에  무작정 달려갔던 나...

한 달만에 본 그아이의 키가 왜 그렇게 안쓰러워 보였을까???

시골마을이라  특별히 갈때가 없던 우리는 강둑을 거닐기로 하였고 그동안 

잘지냈는냐는 늦은 인사와 함께  우리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어지는 듯 하였다.

하지만 짧은 만남 후 그 아이는 더 오래도록 연락이 없었고 그렇게 고3이 되고 

모두들 대학진학으로 인해 공부에 전염하는 친구들이 그저 부러웠을 쯤 

나는 졸업과 동시에 취업전선에 뛰어 들었었다.

그렇게 그 아이와의 애틋한 마음이 사라진지 오래된 어느날.

또 다시 걸려온 그 아이의 전화 ...

첫 사랑을 잊지 못해 나에게 다가오기가 어려웠다는 그 아이의 말과 함께

이제는 나로 인해 그 첫사랑의 아픔을 이겨내고 싶다는 진심어린 말에 

나는 쉽게 마음을 열게 되었고 그렇게 3년을 만나게 되었었다.

그 친구는 대학진학도하지 않고 딱히 직장을 잡으려고도 하지 않았었다.

그래도 그때는 그애의 모든것이 이해되었고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내가 의지가 될 정도로

나는 그 아이의 모든것을 함께 공유하고 싶을 정도로  무지  그아이를 좋아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한동안 다시 연락이 뜸해진 어느날 .,,

전화기 너머로 들여오는 낮선 여자의 목소리... 그 아이의 이름을 물으며 

한 번 만나고 싶다는 말에 약속장소를 나갔고

그 만남의 장소에서  그 아이도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서

떨리는 목소리 만큼이나  커피잔을 쥐어잡은  오른손이 쉼없이 떨리는 그 순간을 

지금도 잊을수가 없다.

그 여자는 그 남자의 첫사랑이었고  한동안 헤어졌지만  지금까지 계속 만나오고 있고

우연히  나와 그애의 관계를  알게 되면서 정말 사귀고 있는 것인지 직접 물어보고 싶어 

나오게 되었다는 그 여자의 말이 왜 그렇게 당당하게 들리는지....

내가 죄인이라도 된 것 처럼...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그저 고개만 숙이고 있는 찰나..

그 아이의 한마디.... 


"말해라, 니랑내랑은 그저 친구로 만나왔었던거고, 지금도  그냥 친구처럼 한번 씩 

연락한다고 사실대로 말해라"


어이가 없었다...

친구?? 

나의 전부를 주어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 그 모든 기억들은 단지 나만의 착각이었다는 것인지.....


서러움과 배신감이 물밀듯 밀려오는 그 순간,

급격한 흥분 상태가 되면 오히려 더 차분해질 수 있다는 말이 실감할 정도로

나는 그 여자의 두눈을 보며 비장어린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었다.

한 번 배신한 남자는 또 다시 그 누군가를  배신하게 될 것이라고, 나에게 한 것 처럼, 당신에게도 

그런날이 올지 모르니 조심하라고.....


무섭게 던진 차가운 말을 뒤로 하고   버스를 타기 위해 커피숍을 나온 그순간,,

비는 왜 그렇게 하염없이 내리는지...

장대비 소리에 나의 흐느낌이  파묻혀 나의 울음소리가 나에게 조차 전해지지 않는 그 순간의 아픔이란....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그 때 그 순간은 서글픔으로 아직도 가슴한켠에 남아있다.


다음날 그 나쁜놈에게거 걸려온 전화....

미안하다는 말한마디 없이 


도저히 첫사랑을 잊을 수가 없었고 나를 만나면서도 

첫 사랑을 만나왔었고 얼마후면 결혼한다는 그말과 함께

더 처절한 한마디.....

"잘 살아라, 그게 나에 대한 복수다"


얼마전  '잘 살아아라, 그게 최고의 복수다' 라는 책 제목을 본 순간

아스라히 잊혀졌던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 때는 아픔이었지만 지금은 시골집 아궁에서 뿜어내는  밥내나는  연기처럼   

그윽한 추억으로 다가올 수 있는건, 

흘러간 세월의 시간이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나에게 첫사랑은 무엇이냐고 물어온다면

가슴시린 기억 창고라 말하고 싶다.

정말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아픈 추억은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단지 세월의 시간속에서 한 겹씩 한 겹씩 벗겨져

조금씩 옅여질 뿐,,,,....


세월이 훌쩍 지난 지금,

마지막 전화기 너머로 그애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이 한마디

'너에게 첫사랑은 무엇이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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