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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A Aug 21. 2020

행복한 실수(Happy Accident)

This is not a mistake. Happy accident.


This is not a mistake. This is a Happy accident.

그림을 그리는 일은 언제나 설레는 일입니다.

특히 저는 마음에 안정을 주고 싶을 때, 꽃을 그리곤 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즐겁기만 한 이 일을 다른 분들이 굉장히 신기해하시곤 합니다. 어떻게 스트레스받지 않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 의아해하시면서 말이죠.

그림을 그리다 보면 그림이 예쁜지 안 예쁜지? 잘 못 그린 것은 아닌지? 이 방향이 맞는지... 수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손의 방향과 악력, 물과 물감이 가지는 색감과 점도, 붓의 각도, 잡는 방법 등을 순간적으로 판단하며 선택하고 그것을 그려냅니다.

어떻게 보면 점심시간의 메뉴 고르는 것도 힘들어하는 우유부단한 우리에게, 매 순간이 선택인 그림을 그리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일을 즐깁니다.


혹시 밥 로스의 영상을 보신 적 있으신 가요?

그림을 그리다 보면 온갖 일들이 벌어집니다. 어디로 나갈지 모르는 선들과 조금씩 드러나는 다양한 색감들이 손을 따라 만들어집니다. 처음에는 설렘만을 가지고 시작일이, 엉뚱한 꽃잎을 그리기도, 엄한 곳에 물감이 묻히기도 하며, 점점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일에 발을 맞추듯 심장을 같이 두근두근 됩니다.

하지만 제가 그리는 이 꽃에 정답은 없습니다.

자연의 일부로 태어난 이 꽃에 애당초 정해진 규칙도, 법칙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마음처럼, 그림을 그리다 보면 어느새 하나밖에 없는 아름다운 꽃이 탄생합니다. 조금 삐뚫어져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옆에 새로운 꽃잎을 그려주거나 그 위에 다른 색감을 입혀주면 되니까요.


처음에는 실수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순간들이 나중에는 오히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꽃잎의 이름 없는 색감이 되고, 두 번 다시 그릴 수 없는 꽃으로 피어납니다. 두근대며 조렸던 심장도, 비로소 더 큰 기쁨으로 두근두근 거립니다.

단순한 시작의 설렘이 더 아름다움 그림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새로운 설렘으로 피어나며, 그림을 그리게 만듭니다. 그리고 실수(mistake)가 아닌 행복한 일(accident)들을 만나는 하나의 아름다운 그림을 이룹니다.

그림은 평생 배워도 다 배울 수 없지만, 다음에 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마음이 계속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것 같다는 밥 로스의 말에, 그래서 나도 꽃그림을 그리는 걸까?라는 생각을 다시 해보곤 합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을 닮은 그림들을 바라보곤 합니다.

모두가 꿈꾸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직장을 나왔을 때, 친구에게 들었던 마지막 말은 인생은 마음처럼 되는 일이 없니?라는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우연히 들어가게 된 대학교와 내 꿈을 이뤄보았던 주얼리 디자이너로서의 시간, 그리고 원치 않았으나 하게 된 엠디와 슈퍼바이저 일, 그리고 패션은 아니었지만 들어가게 된 대기업에서의 시간.... 이탈리아에서의 반년 등 다사다난했던 인생만큼이나, 안 해 본 일도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직 완성된 인생의 그림은 없지만, 지금까지의 시간이 결국 그토록 원하던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능력과 자신감, 그리고 원동력이 되었고, 이렇게 되기 위해 그런 일들이 벌어진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며, 자연스럽게 나의 길에 왔다는 생각에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아직도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상품 하나 개발해서 판매하는데 무슨 일이 이렇게 많은지...지치기도 하지만, 실패보다는 앞으로 내가 할 일들에 대한 기대와 마지막에 더 아름다운 나의 모습을 기대를 할 수 있다는 것도 행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 아름답기 위해 일어나는 행복한 사고, 우리 인생 또한 그렇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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