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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A Dec 14. 2023

[사업] 2. 2024 트렌드에는 없는 트렌드(2)

2023~2024년에 대한 주관적인 기록

돈을 태우다

3~5년 전에는 경제 호황 었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들이 한창 생겨날 때이자 1위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되기 위해 매출 규모를 늘리며 치열한 경쟁을 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당시 온라인 쇼핑 플랫폼 기획부서에서 많이 쓰는 단어 중 하나가 '돈을 태운다'는 표현이었다. 말 그대로 원래는 물건을 사는 소비자가 상품의 원가를 지불해야 하는데, 온라인플랫폼 회사에서 돈을 지불하며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상품 원가만큼 높은 마케팅 비용도 필요하기도 하다.) 그 사이에 발생한 적자는 정부와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메꿔졌다.

이런 판매방식으로 경쟁을 했던 이유는 최대한 매출규모를 키워 온라인 플랫폼 1위 자리를 쟁탈하거나 가치를 인정받아 더 큰 대기업에 기업을 판매하기 위해서였고, 이익에 대한 관심은 배제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살 수 있었으며 정부 또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효과를 보고 있었다. 가장 손해를 본 건 오프라인 쇼핑 플랫폼 기업이었다. 유통업체는 상대적으로 이익률은 떨어져도 훨씬 더 많은 판매율로 큰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 오프라인 플랫폼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공급해 주었고, 때문에 대부분의 오프라인 상품의 가격은 온라인 상품의 가격보다 높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오프라인은 시설유지 비용과 같은 감가상각비용도 더 많이 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가격경쟁률에 밀려 매출은 적어지고 감가상각비용은 늘어나니 부동산의 가치를 제외한 오프라인 유통 사업이 적자가 되는 것이 당연했다.


돈을 태운 불이 회오리 불로

코로나가 끝난 지금,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이런 돈불이 회오리불이 되어 돌아왔다.

지원금과 투자금으로 적자를 메꿔왔던 온라인 플랫폼이 정부와 투자자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자금의 흐름이 막혀버렸다.

또한 유통 업체들의 경우 저렴한 가격에 익숙해져 있는 온라인 쇼핑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기존에도 낮은 이익률로 판매를 해야 했지만, 현재는 물가상승과 고금리, 낮은 소비심리, 그 상황에서 매출을 키워야만 하는 온라인 플랫폼이 더 낮은 단가로 상품을 공급해 주기를 요구하면서 이제는 20~30% 정도의 자영업자분들은 폐업을 하거나 고민하고 있다.

원래부터 경기가 좋지 않았던 오프라인 쇼핑 플랫폼이 점포를 정리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상황에서 소비자는 어떨까? 기본적으로는 물가가 원래 받아야만 했던 가격대로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체리피커들, 버라이어티 가격전략, 디토 등등의 트렌드를 보면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사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다양한 새로운 물건을 직접 보면서 비교할 수 있었던 오프라인 매장은 적어지고, 후기와 별점, 구매건수만 보고 구매하게 되는 온라인 시장에서 순위가 높은 한 상품으로 판매가 몰리다 보니, 품질은 좋았지만 온라인에서 주목을 받지 못한 많은 상품들이 사라지며 다양성이 떨어져 버렸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이번에 이사를 하며 가구와 소품을 사는데, 만날 수 있는 상품은 해외 명품 브랜드 상품, 품목별 국내 1위 가구브랜드 상품, 그리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추천하는 가구 및 소품 이렇게 3개로 나누어졌다. 해외 명품은 책상 하나에 6~800만 원 선으로 구매할 수 없었고, 국내 업체의 경우 매우 디자인이 일반적이었으며, 그나마 트렌디한 가구를 취급하는 인스타나 유튜브의 상품의 경우 품질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디자인도 비슷비슷해서 조금 다른 가구들을 구매하기 위해 다른 중소 가구브랜드 사이트를 찾아보았는데, 크게 할인을 하고 있어 찾아봤더니 대부분 폐업을 준비하고 계셨다. 심지어 전에는 쉽게 구할 수 있던 사무용품을 담는 플라스틱 수납함조차 적절한 디자인을 구하기 어려웠다. 이유가 수납함은 부피가 작을수록 섬세해야 돼서 제작하기 어려운데, 품질 좋은 국내업체는 사라지고 상대적의 부피가 크지만 온라인 최저가에 맞춰 저렴하게 판매하는 수입업체가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결국 전에 쓰던 플라스틱 수납장을 다시 쓸 수밖에 없었다.


알게 모르게 상품의 품질이 떨어지고 선택지가 적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기에, 사업하고 싶어 하는 분들을 위해 일단은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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