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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트 Oct 20. 2022

고양이를 키우고나서야 알게됐다

고양이의 신비 5. 고양이는 눈이 나쁘다

고양이를 키우고 나서야 알게 된 놀라운 사실 



"고양이는 눈이 나쁘다 "


고양이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는 쥐를 잡는 모습일 거다. 실제로 고양이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외국에서 우리나라로 보내지는 물건을 실은 배에, 쥐를 잡으라고 고양이를 같이 태워왔고, 그게 우리나라에 고양이가 처음 들어온 배경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요즘 고양이들도 실제로 쥐를 잘 잡는지는 내가 확인해보지 못했지만, 빠른 손놀림과 민첩한 몸 동작을 생각해보면 그럴 듯한 일이다. 또 시골에 사는 분들의 유튜브에 보면,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줬더니 고마워서(?) 문 앞에 잡은 쥐를 두고 갔다는 분들이 꽤 많다.  그게 나름 고양이의 보은 인 셈이다. 


쥐는 아니지만 먼지가 벌레를 잡는 것을 것 본 적은 있다. 언젠가 둘째와 공원에 갔다 들어왔는데, 우리 옷에 귀뚜라미 한 마리가 붙어 따라왔다. 우리는 기겁을 하며 잡으려 했지만 놓쳤고, 찜찜한 가운데 그대로라면 잠을 못 잘 상황이었는데, 우리 곁에서 먼지도 귀뚜라미를 잡으려 뛰고 있음을 알게 됐다. 심지어 먼지는 우리 모두가 귀뚜라미 잡기를 포기했을 때에도 포기하지 않았는데, 귀뚜라미가 들어간 문틈 (우리집은 슬라이드 문이라서 문이 들어가는 공간이 벽에 있다) 앞에 앉아 진을 치고 있더니, 결국 귀뚜라미를 잡아내고 만 것이다. 그 끈기와 능력이 어찌나 기특하던지!  


이런 모습만 생각해보면 고양이는 당연히 눈이 좋다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고양이는 눈이 매우 나쁘다고 한다. 우리 인간들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시력을 기준으로 하면 말이다.


혹시 고양이가 갸우뚱 한 포즈로 고개를 살짝 꺾고 무언가를 빤히 바라보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본 적이 있을까? 그럴 때 보면 마치 일부러 귀엽게 보이려고 작정이라도 한 듯 하다. 살짝 기울인 고개, 동그란 눈망울로 무언가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그 살인적인 귀여움은, 사실 고양이의 눈이 나쁘기 때문에 초점을 모아 잘 보려고 집중한 모습이라는 거다. 


살짝 기울인 고개는 집중해서 잘 보기 위함이다 



하지만 너무 안타까워 할 필요는 없다. 고양이는 동체시력이 엄청나게 발달해서 움직이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굉장히 잘 본다고 한다. 그러니 고양이의 눈과 사람의 눈은 사용방법과 만들어진 기준 자체가 다르다고도 할 수 있겠다


게다가 고양이의 귀도 매우 발달해서, 기어가는 벌레의 소리가 들릴정도라고 하니 말 다했다. 기어가는 벌레가 소리를 낼 거라고 상상해보지도 않았는데, 이쯤되면 고양이들이 시끄러운 소리를 싫어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가끔 우리 먼지를 보면, 내가 청소기를 밀 때 멀리 떨어져 있다가, 창밖에 새 소리가 아주 작게 단 한번 짹 하고 들려도 창문에 뛰어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청소기를 미는 시끄러운 와중에 창밖에 들리는 작은 새 소리도 놓치지 않는다는 거다. (그러니 청소기 소리가 얼마나 시끄럽겠어!) 


이처럼 귀도 밝고 동체시력도 좋고, 냄새도 잘 맡는 고양이는 아직도 사냥의 본능이 많이 남아있는 맹수이자 야생성이 많은 동물이어서 하루에 두 번 이상 사냥 놀이를 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운동과 스트레스 해소 측면에서 건강을 위한 필수조건이랄까. 


놀아주는 방법은 낚싯대 처럼 생긴 긴 막대기 끝에 방울이나 깃털, 장난감이 달린 것을 이용해 흔들거나 움직여서 고양이가 잡게 하는 것이다. 하루 2번 이상, 한번에 15분 이상 놀아주어야 한다고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놀아주기가 그닥 재미있는 일은 아니다. 우리 먼지 같은 경우 내가 낚싯대를 흔들어도 재미없어하거나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상하게도 우리 딸들이 하면 엄청 재미있게 놀 곤 한다. 점프로 하고, 같이 뛰기도 하도 말이다. 내가 재미없게 놀아주는 것 같긴 한데 그런 나도 할 줄 아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네모나게 생긴 동결건조 간식을 던져주는 것이다. 그러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간식을 받아 먹는데, 강아지처럼 입으로 받는 것을 상상한다면 오해다. 고양이는 손으로 잡는다. 착- 그 모습은 직접 봐야 하는데 글로 보여줄 수 없음이 아쉬울 뿐이다. 동결건조 간식을 던져줄 때에도 주의할 점이 있는데, 앞서 말했다시피 고양이들은 동체시력은 뛰어나지만 눈은 나쁘기 때문에, 보고 있을 때 던지지 않으면 자신의 근처에 떨어져 있는 간식도 못볼 수 있다. 꼭 이름을 불러 쳐다볼 때 던져줘야 한다.


또, 먼지 같은 경우는 공놀이를 즐기는데, 이게 또 엄청나게 귀여운 것이 , 마치 혼자서 축구를 하듯, 공을 몰고 드리블을 하거나, 공을 사냥하듯이 멀리서 뛰어 덮치기도 하는데, 마지막에는 슛을 하듯이 거실 장식장 아래로 집어넣고 끝난다. 그래서 가끔씩 낚싯대를 이용해 거실 장식장 아래를 뒤지면 먼지가 가지고 놀은 공이나 구슬이 여러 개 나온다. 


어쨌든 중요한 점은 집안에 사는 고양이들에게도 운동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고, 재미있게 놀아주는 방법은 각자 자신의 고양이에게 최선을 다해 연구해보길 바란다. 


참고로 고양이들도 같은 장난감을 자주 사용하면 재미 없어 한다고 하니, 장난감은 가끔씩 바꿔주는 것이 좋겠다. 또 놀아주지 않을 때는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 두어야 쉽게 질리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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