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도 가끔은 울어도 돼

괜찮은 척만 하며 살아온 나에게 보내는 작은 위로

by 안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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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괜찮은 사람이었다.
형제가 없어 혼자 자랐고, 부모님은 내가 철들 무렵부터 아프셨다.
그런 환경 속에서 나는 ‘아프지 않은 사람’이 되려고 애썼다.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눈물이 나도 꾹 참는 게 익숙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살아온 시간들 속에서도, 그 역할은 계속됐다.
남편이 마음의 병을 앓았을 때도, 나는 끝까지 버텨야 하는 사람이었다.


“괜찮아”라는 말은 습관이 되었고, 어느 순간 나는 내 감정을 잊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참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 요즘 너무 힘들어.”


잠시의 침묵 끝에 가족이 말했다.
“가끔은 우리한테 기대도 돼. 엄마 혼자 다 안 해도 괜찮아.”


그 말에 마음이 스르르 무너졌다.
그동안 내가 감추고 눌러왔던 감정이 눈물과 함께 터져 나왔다.
처음으로 괜찮지 않은 나를 인정받은 순간이었다.


그 후로 나는 나를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꺼내어 시작했고,
가보고 싶었던 곳들을 찾아다니며 천천히 나를 회복시켜 나갔다.


이제는 안다.
모든 걸 참고 감추는 것이 어른스러움은 아니라는 것을.
괜찮지 않은 날에도 솔직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 진짜 어른의 마음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오늘도 나 자신에게 조용히 말해본다.
“수고했어. 잘 버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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