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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성미 Mar 14. 2024

저, 해고됐습니다.

1탄

지금부터 제가 겪은, 아니, 겪고 있는 어쩌면 가장 '비범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비범한 하루>라는 제목으로 저의 일상 글을 쓰려고 했는데... 아 놀라지 마세요. 해고소식입니다. 아이고, 웃프네요. 정말.


저 해고됐습니다. 늦게나마 안정되게 4년 동안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간 곳에서 말이지요. 그럴싸한 제안을 받았고 이런 기회는 이제 안 올 것 같아 마음억고 이직했는데, 이게 무슨 일주일 만에 

"땡큐, 바이" 라니, 멍멍 소리를 들었네요.


면접 때는 얼마나 좋아했는지,

"오, 경험도 풍부하시고, 열정도 넘치니 저희와 딱!"

"모르는 것은 배우면 되고 일주일 안에 업무파악 다 됩니다."


그런데 일주일 후에는 

"음, 나이가 좀 많으시고, 경력에 공백이....."이러는 겁니다. 아이고, 내 나이가 어때서! 공백은 아무 문제없다고 면접 때 얘기하더니만. 이런 "육~~~"


마음 아팠습니다. 정말, 그래서 법적인 조치를 알아봤어요. 

"이거, 불공정 해고 아니야?" 하고 말이죠.

그런데, 아이고, 여러분, 그게 말처럼 쉽나요? 하루종일 여기저기 알아보다 보니, 제가 법률가도 아니고, 결국은 허탈하더라고요.


속은 부글부글, 정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꼴. 황당무계. 자존감 바닥, 좋은 데 간다고 열나 자랑했는데 창피함이 밀려오고, 같이 사는 동지가 그렇게 말렸었는데...

불길한 기운 좀 보내지 말라고 소리를 꽥 질렀는데 말이죠. 우얍니까?


며칠간 방구석에서 찌그러져있으면서 눈은 퉁퉁 붓고 밥은 먹고 싶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니 왜 배속에서는 꼬르륵하는지... 정말.


그러다 다시 시작했어요. 구직의 길로. 

이력서 쓰면서 '해고됨'을 어떻게 멋지게 포장할까 고민했죠. 

"재도전을 꿈꾸는 불굴의 50대 여성"이라고 쓰면 멋있지 않을까요? 아이고.


면접 한 군데 본 곳에서 전 제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일주일 만에 해고당하면서 배운 게 있어요. '직장의 소중함'입니다. 제가 얼마나 이 직장을 소중히 할지 아시겠죠?" 

면접관이 웃으시더라고요.


저는 굴하지 않을 거예요.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언제나 저에게는 늘 하루하루가 비범했어요. 

혹시 저와 같은 상황에 계신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경험, 이 모든 시련, 결국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다시 시작합니다. 여러분도 저와 함께 웃으며 어려움을 넘겨보세요. 

우리의 비범한 하루는 계속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제가 어떻게 다시 일어섰는지, 어떤 멋진 기회를 찾았는지 꼭  말씀드릴게요. 아자, 우리 모두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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