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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현관 Jul 26. 2022

맛집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의 심리

ㅣ가장 인간적인 감정 두려움에 대하여


살면서 느끼는 여러 감정 중 두려움은 사람이 가진 가장 인간적인 감정이다. 가로등이 없는 어두운 밤길을 걸을 때 느끼는 물리적 두려움도 있지만, 여행지에서 어떤 식당에 들어갈지 망설이는 이유 역시 실패에 대한 심리적 두려움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은 무언가를 결정할 때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쪽이 아니라 실패의 확률이 작은 쪽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자신의 선택이 두려움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는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이게 최선이었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한거야.” 라고 생각한다.     


행복과 고통을 똑같은 크기로 놓고 봤을 때 사람은 행복을 늘리려는 욕구보다는 고통을 줄이려는 욕구가 훨씬 강하다. 특히 불확실성에서 오는 고통은 한때 철밥통으로 불리던 공무원시험의 경쟁률에도 일조했는데 이는 공무원이 되었다는 자긍심에서 비롯된 행복이라기보다는 불확실성이라는 두려움 하나를 떨쳐냈다는 안도감에서 오는 행복이라고 봐야 한다. 즉 공무원이 되면서 먹고 사는 문제에서 어느 정도는 자유로워졌다는 안정감에서 오는 행복이다.   


커피와 노트북

  

기본적으로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므로 나이에 상관없이 다양한 현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은퇴한 사람이 비로소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게 되었다며 행복을 말하는 것은 그 행복 뒤에는 더는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생업의 현장에서 느껴야 할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서 해방되어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고 느끼는 데서 오는 행복이다.     


오랜 결혼 생활 끝에 장만한 내 집이 주는 행복 역시 이사나 월세의 두려움 리스크를 제거했다는 안정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결국 두려움의 요소를 제거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니 지금 행복하다면 별로 두려울 게 없는 삶을 살고있는 것이다.     


나는 여행지에서 굳이 맛집을 찾아가는 편이 아니다. 배가 고프면 중식당에서 짬뽕이나 짜장면을 먹는데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이 음식은 보편적인 맛을 내기 때문이다. 음식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법인데 이미 사람들이 이렇게 한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 냉정한 평가는 좋은 글의 밑거름이 됩니다. 가감없는 댓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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