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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루다 Feb 20. 2024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누구나 삶이 있다면 죽음도 있다. 사람이 죽음에 관해 생각하게 될 때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무엇일까? ‘두려움’이 아닐까. 나는 이상하게도 죽음을 두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살아가다 보면 어떠한 이유에서든 죽음을 맞게 되는 게 인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먼저 떠난다고 해서 더 슬픈 것도 늦게 떠난다고 해서 덜 슬픈 것도 아닌 게 죽음이니까.     


이런 내가 죽음이란 큰 물음에 관해 집중해 볼 수 있었던 책이 있다. 유품정리사가 떠난 이들의 뒷모습에서 배운 삶의 의미를 담은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지인이 눈물을 펑펑 쏟으며 보았다며 추천해 준 책으로 떠난 후에 남겨지는 것들은 도대체 무엇일까 궁금했다.      

    


· 당신과 나, 우리 모두는 소중한 존재다.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마워하는 사람이 있다. 단지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     


· 그 무엇도 아름답거나 추하지 않다. 삶과 죽음도 마찬가지다.     


· 수년 동안 죽음과 근접한 현장에서 일하며 알게 된 것은, 어릴 적 어른들이 해주었던 말처럼 죽음이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추한 것도 아니다. 죽음은 그저 자연의 한 조각일 뿐이다.     

 

· 고독사가 의미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다. 얼마나 고독하게 죽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고독하게 살았는가를 말해준다.      


· 우리에게 정말로 남는 것은 누군가를 마음껏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기억, 오직 그것 하나뿐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들었던 느낌은, 우선 나와 결이 참 잘 맞는 책이라는 느낌이었다. 위의 인용 구절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나는 죽음을 추한 것, 두려운 것, 아름답지 않은 것이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죽음은 그저 자연의 한 조각, 일부일 뿐이다.     



유품정리사가 직접 경험하고 몸소 느낀 이야기를 전하는 책을 통해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우리는 모두 죽게 되어 있다. 가장 확실한 사실이다.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죽음을 만나고 나서 그 후에 남는 건 돈도, 명예도, 욕심도, 끈질기게 놓지 못했던 그 무엇도 아닐 것이다.      

저자들의 말대로 사랑받았던 기억, 누군가를 마음껏 사랑했던 기억일 것이다. ‘사랑’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떨어질 수 없는 무언가이고 감정이고 기분, 느낌이다. 죽음을 미리 걱정하고 두려워하고 생각하지 말자. 오늘을 사랑으로 채우는 하루를 보내자. 결국 우리를 세우고 일으키며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건 사랑일 테니.



Image by Myléne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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