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소 Jun 13. 2022

미녀가 사라졌다

마스크속에 표정을 숨긴 사람들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원인불명의 폐렴이 집단 발병하였다

이후 중국 전역은 물론 주변 아시아 국가와 북미 등으로 감 염세가 확산되자 세계 보건기구는 1월 30일 코로나19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전 대륙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해 이탈리아, 이란 등에서 감염자가 속출한 것을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확진자가 늘면서 WHO는 3월 11일 사상 세 번째로 팬데믹을 선포했다


이렇게 시작된 팬데믹은 이름도 생소한 코로나라는 말을 한글을 깨우치기 전 5~6세의 아이들도 엄마 아빠보다 먼저 쓰게 된 한글이 되어버렸다


아흔을 훌쩍 넘긴 할아버지의 가래 섞인 거친 숨소리엔 마스크는 하나의 훼방꾼에 지나지 않는다


얌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는 갓 태어난 아기는

마스크가 공갈젖꼭지를 놓치지 않게 잡아주어

좋을지도 모른다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지도 어언 2년..

익숙해질 만도 한데 불편함은 숨길 수 없다


마스크 대란이 일어난 2020년 봄

1개 6천 원에 구매한 마스크를 자랑처럼 얘기하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한 개 2~300원이면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가 책상 서랍 안에 가득하다


그렇게 끝이 안 보이던 코로나19가 드디어 끝을 보이기 시작한다

하루 확진자 수가 60만 명에 달하던 양성반응자 수도 1만 명 아래로 내려갔다

실외 마스크 해제와 함께 거리 두기와 시간제한도 모두 사라졌다



선거철이 한창이던 3월 정부는 곧 실외 마스크를 해제할 것이라고 공언하였다

그때만 해도 마스크 해제에 반색을 드러내는 이도 있었지만 속으론 마스크 해제를 반신반의하는 이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마스크 해제가 돼도 사람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여기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있다

여름을 맞아 일본 정부는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하지만 일본인 대부분은 주변 시선을 신경 써 여전히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다. 특히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마스크를 벗는 것을 두려워하는 '마스크 의존증'까지 생기고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지난달 31일 전했다.


일본의 여름은 매우 무더워 마스크를 쓰면 견디기 힘들지만, 마스크를 벗으면 창피하다는 느낌에 힘들어도 벗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마스크를 벗는 것이 마치 속옷을 벗는 것과 같다는 의미에서 마스크를 '얼굴 팬티(顔パンツ·가오판쓰)'라고 부르는 젊은이들도 있다"라고 보도했다.



한 번은 내가 지인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마스크 안 써도 된다는데 왜 써?"

"아니 그냥... 뭐..."


아니 그냥 뭐라니?

그렇게 마스크 좀 벗었으면 좋겠다며 마스크 해제가 되어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 친구는 뒤이어 말을 이어갔다

"마스크 쓸 때가 좋았어~"

화장 안 해도 되고.. 패션 아이템으로도 마스크만 한 게 없다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내뱉었다


여름이 다가오며 대로변엔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많던 미녀는 찾아볼 수 없다


마기꾼

마기꾼이 그렇게 많았던 것인가?


마스크 속에 표정을 숨긴 채 살아가던 마기꾼 생활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요즘 들어 피부과에 손님이 평소보다 몇 배는 늘었다고 한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며 생긴 피부 트러블을 수리하러 오는 이도 있지만

대부분은 곧 벗어던질 마기꾼 생활을 청산하고자

대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마기꾼’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마스크를 쓴 사기꾼’이라는 의미로 마스크를 쓰면 실제 모습보다 더 아름다워 보인다는 효과를 두고 하는 말이다

마스크로 얼굴의 아래쪽  그러니까 하관을 가렸을 때 실제로 얼굴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 효과가 진짜 생길까?

답은 그렇다..이다


실제로 해외에서 실험한 결과 의료용 마스크를 쓴 사람에게서 호감도 비율 차이가 많이 났다고 한다

코로나가 있기 전 마스크 착용에 대한 불신은 '건강하지 않은 사람' 이미지가 더 강했다면

코로나 이후 지금은 의료용 마스크를 쓴 사람이 더 건강해 보인다는 이미지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럴 듯 마스크는 사람의 안면인식 상상까지 바꿔놓는 신기함을 발휘했다


'미녀가 사라졌다'

코로나가 끝나갈 무렵 안타까운 일이다


코로나가 끝나도 마스크를 쓰고 다닐 거라는 물음에 당신은 어떤 답을 내릴 것인가?


마기꾼이 사라진 건 다행이지만

미녀가 사라졌다


아쉬워해야 할지 기뻐해야 할지 도통 답이 서질 않는다


"미녀가 사라졌다"

작가의 이전글 불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