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없이 사는 커플의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제로웨이스트 활동가를 만나다 ③ / 직장인 진주와 마을활동가 정빈
많은 제로웨이스트 활동가들이 쓰레기 없는 일상을 위해 노력할 때 가장 ‘현타’(현실자각타임)을 안겨주는 대상으로 가족을 꼽습니다. 나는 플라스틱을 정성스럽게 씻고 분리수거를 열심히 했는데 정작 같이 사는 가족이 그 위에 송장과 테이프조차 제대로 뜯지 않은 박스 그대로를 얹어 밖으로 내보낼 때, 그 느낌 아시죠? 제로웨이스트는 개인보다 가족이, 가족보다는 그룹 단위로 실천할 때 더욱 시너지가 날 텐데요. 자신의 가치관을 지지해주고, 함께 해주는 사람이 이왕이면 가까이에 있는 것이 좋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제로웨이스트를 함께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커플이 떠올랐을 때 너무나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개인이 아닌 가족이 함께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일상은 어떤 것일까요. (사실 전 잘 모릅니다. 눈물 좀 닦고 올게요…) 그 일상 이야기를 듣기 위해 저의 친구인 진주와 정빈 커플에게 인터뷰를 청했습니다.
진주는 비건인데 축산업계에서 일하는 연구원이에요. 축산동물의 질병을 진단하고 건강 데이터를 모으는 연구를 하고 있죠. 동물을 너무 좋아해서 일하기 전에도 유기동물 구조센터에서 활동을 해왔는데, 비건이자 동물 애호가인 진주의 직업 선택은 남들의 눈에는 의아해 보일 수 있겠네요.
정빈은 자신을 “아내가 직장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집에서 내조하는 주부 남편”이라 소개합니다. 그리고 이 커플이 사는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우리동네 연구소(우연)’를 운영하는 동네 활동가입니다. 요즘 우연에서 화단을 만들어 동네를 초록초록하게 바꾸는데 흠뻑 빠져있다는 진주와 정빈을 인터뷰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인터뷰를 얼굴을 마주하며 서로의 감정을 교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데요.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언택트를 실천하고 무포장가게의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부득이하게 취재원에게 서면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진주와 정빈 커플과의 대화에 앞서, 대면 인터뷰보다 훨씬 많은 노동을 해야 하는 서면 인터뷰를 부탁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두 사람은 주변에서 정말 사이가 좋은 커플로 유명해요. 동물 구조센터를 방문할 때나, 마을활동을 할 때도 언제나 함께죠. 혹시 서로를 선택한 기준에 ‘환경감수성’도 있었나요?
진주: 그보단 ‘동물감수성’에 더 가까워요. 처음에는 ‘동물을 대하는 태도가 참 근래 보기 드문 청년일세’ 정도는 마음에 들었어요. 저나 정빈이나 지나가는 개미, 거미, 심지어 바퀴벌레까지도 인간의 생명과 같다고 생각하고 죽이지 않거든요. 동물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환경에 대한 고민도 자연스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정빈이랑 ‘지렁이’ 때문에 결혼하기로 마음먹었어요. 비 오고 나면 지렁이가 맨 땅위에서 헤매잖아요. 순간 저는 그런 지렁이를 발견하자마자 얘기도 않고 나뭇가지나 넓은 나뭇잎을 찾으려고 옆길로 샜어요. 근데 정빈이도 갑자기 사라진 거예요. 그래서 소리를 질러 정빈이를 불렀는데 얘가 하는 말이 “지렁이 구하려고 나뭇가지 찾고 있어!” 하는 거예요. “너도 나뭇가지 찾고 있어? 나도 지렁이 구하려고 나뭇가지 찾고 있었는데?!”
둘 다 살면서 길에 있는 지렁이를 구하려고 나뭇가지를 동시에 찾는 사람을 만난 건 처음이었고, 그 순간 나는 정빈이한테 반해버렸죠. (헷)
정빈: 사실 연애 초반에는 환경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을 때였어요. 그냥 평범한 현대인 시절이었죠. 함께 동물 봉사활동을 하고, 공부하다 보니 생각이 많이 바뀌더라고요. 그래서 습관을 하나씩 변화시키기 시작했고, 어느새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진주는 직장인인데, 직장인의 경우에는 제로웨이스트 활동이 힘들잖아요. 개인적으로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드나요? 그리고 현실과 타협하고 싶을 때는 언제인지요.
진주: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게 커피잖아요. 물론 사내에 커피머신이 있어 이걸 마시면 일회용 컵을 쓸 일도 없어서 좋은데, 미팅을 가면 다른 회사나 타 부서 동료들이 카페에서 일회용 잔에 커피를 사 오는 경우가 있어요. 물론 좋은 마음이지만 일회용 커피잔을 보고 있으면 가장 마음이 불편해요… (흑흑) 그리고 저도 마찬가지로 카페를 지나갈 때 텀블러를 챙기지 않았지만 테이크아웃해오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동료들은 주저 없이 들어가서 일회용 잔에 테이크아웃을 하는데 저는 그러지 못해서 타협하고 싶을 때가 많죠.
동료들한테 친환경과 관련된 어떤 행동을 설득해 본 적 있나요?
진주: 처음엔 회사 동료들이 재활용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더라고요. 이것저것 다 합쳐서 종량제봉투에 넣는데 심지어 음식물쓰레기까지 넣더라고요. 저는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에는 반응이 바로 나오는 편이라, 이상한 게 보이는 즉시 말하는 타입이에요 그래서 그냥 말했죠. “여러분, 이러시면 안됩니다. 제가 재활용 봉투와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사 올 테니 거기에 넣으시죠.”
그리고 회사에 분리배출할 수 있는 쓰레기통을 구비하고, 직원들에게 교육할 수 있도록 요구했어요. 그래서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끔 룰을 어기는 분들이 발견하면 재활용을 잘하자고 공지를 전달해 리마인드하고 있어요.
그리고 팀원들에게는 일회용 빨대가 얼마나 환경을 오염시키는지 이야기를 자주 하며 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빨대를 샀어요. 제가 텀블러를 권해서 팀 안에서는 일회용잔 사용률이 조금 떨어진 정도예요. 그래도 아직 많이 부족하네요. (엉엉)
저는 그런 걸 보는 게 불편한데 정작 말을 잘 못 해서 진주가 정말 멋지다 생각해요. 정빈은 마을활동을 하니까 이런 부분에서 유연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정빈: 그냥 제 능력에 맞게, 또 함께해주는 연구원(회원)들의 수준에 맞게만 일을 하고 있어서 항상 재미있게 활동하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큰 무리 없이 이웃들과 함께 어렵지 않은 정도의 즐거운 일들을 주로 해왔어요.
정빈이 말은 이렇게 해도 동네 재개발지역에서 버려지는 벽돌을 수거해서 화단을 직접 만들었어요. 옆에서 지켜보는데 노동강도가 세서 정말 힘들어 보였어요. 사실 하는 일들이 대부분 동네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해결하는 일이다 보니 반대하는 분보다 도와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요. 다만 예기치 못하게 자신의 입장에서 사업에 대해 불평을 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이 있죠. 그럴 땐 일단 잘 듣고 제 방향을 바로 수정하기도 하죠. 다만 억지를 부린다면 공공성을 들며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법이에요.
결국 잘 듣고 끊임없이 설득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겠어요. 버려진 벽돌을 재활용해서 화단을 만든 것처럼 앞으로 마을활동에 친환경을 더해볼 계획이 있나요?
정빈: 사실 올해 동네 골목 화단조성 사업이 마무리 되지 않아 다른 생각을 진지하게 해보지 않았는데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하는 작업을 정말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 퇴비를 활용할 텃밭이 없다는 거예요. 구청이랑 협력해서 중랑천의 구청 텃밭에 퇴비를 모아 기증하거나 파는 방식을 협약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음식물 쓰레기의 유통 에너지나 가공 에너지를 줄여서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저에게는 꿈이 하나 있는데요. 동네에 못 쓰는 건물이 나온다면 그 건물을 개조해서 텃밭과 정원으로 만드는 거예요. 건물의 천장과 벽을 드러내고 뼈대와 바닥, 계단같이 꼭 필요한 부분만 남겨서 빗물이 잘 들어오게 개조한 후에 정원과 텃밭으로 만들면 도심 속 숨겨진 아름다운 숲이 되지 않을까요? 폐허가 된 도시에 시간이 지나면 식물이 숲을 이루듯 적당히 부식된 건물에 텃밭과 정원을 만들어 함께 가꾼다면... 마을 사람들과 함께 거기서 작은 농사도 짓고 직접 만든 음식물 퇴비를 주고, 같이 앉아 차도 마시고, 얼마나 즐거울까요?
각자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요.
진주: 저는 어릴 때부터 동물을 너무 좋아했어요.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 나오는 야생동물들이 초원을 뛰어놀고, 잡고 잡아먹히고… (웃음)
어느 순간 동물들이 인간으로 인해 서식지를 잃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게 환경적으로도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관심이 생겼어요. 식품을 가공하는 데 쓰이는 팜유를 얻고자 오랑우탄의 서식지를 파괴하거나 오랜 시간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이 해양 생물들을 삶을 해치는 것도 워낙 널리 알려져 있잖아요. 이런 것들이 저에게는 남 일 같지 않더라고요. 거북이 생각이 떠나지 않아서, 전생에 거북이었나 싶은 정도라니까요.
정빈: 저는 정치경제학을 전공으로 공부하는데, 전공을 따라 파고드니 환경문제로 이어지더군요. 자연은 자원이기도 하니까 환경과 독립 시켜 생각할 수 없는 것인데 왜 이걸 경제학의 최우선적인 기준으로 두지 않는 걸까요. 아무튼 경제학의 경제성장에 대한 집착이 만든 환경문제가 이제는 비용으로 환원된다는 걸 알게 된 이후부터 환경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졌어요.
그래서 지금은 그때와는 어떤 변화된 모습으로 일상을 살고 있어요?
정빈: 기본적으로 일상에서 일회용 컵 안 쓰기. 어디서든요. 그리고 음식을 거의 남김없이 먹어서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합니다. 장 볼 때는 장바구니를 가져가서 비닐을 쓰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장바구니를 안 가져가더라도 비닐을 안 쓰려고 손에 꾸역꾸역 들고 오려고 애써요. 그리고 차를 안 사요. 예전에는 자주 하던 렌트도 많이 줄였죠.
아, 그리고 에어컨을 안 틀고 여름을 난 지 벌써 3년 정도 됐어요. 심지어 제가 운영하는 연구소에서도 동료들이 제 눈치를 보느라 에어컨을 잘 켜지 않죠. 제가 아까 주부라고 했죠. 설거지와 빨래는 소프넛이라는 천연 열매로 만든 세제를 주로 쓰고 있어요.
얼마 전부터 ‘에어컨은 인권’이라는 말이 나왔어요. 그만큼 한국의 여름이 에어컨 없이는 생존이 힘들다고요.
정빈: ‘정말 에어컨을 켜고 싶다!’ 이런 충동이 들 때 참으면 됩니다(물론 건물 구조로 인한 환기나 환풍 등, 일조량 등의 문제가 있는 곳에서는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채나 선풍기로 10분 정도만 앉아서 바람을 쐐면 충동을 지나가게 하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실제로 연구소에 오는 아이들이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하면 “선풍기 쐬고 한 10분만 있어도 더우면 그 때 틀어줄게” 말해요. 그럼 10분 후에 틀어달라고 하는 아이들이 거의 없어요.
에어컨을 안 틀다 보니 저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더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분명히 어제보다 오늘은 더 시원한데 사람들은 어제보다 오늘이 더 덥다고 하면서 에어컨을 켜거든요. 덕분에 다른 사람보다 자연의 온도에 더 예민해질 수 있어요. 에어컨에 의존하지 않으니 오히려 자연에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시원한 바람이 한 번이라도 불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진주도 동감하는 부분인가요? 두 분이 함께 실천해서 시너지가 나는 부분이 분명 있을 텐데요.
진주: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는데 진짜 안 틀어보니까 정빈이 말에 공감을 하게 되네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어요. (웃음) 저는 생각을 오래 하는 편이고 정빈이는 에어컨 코드를 뽑아버리는 것처럼 행동으로 빨리 옮기는 스타일이어서, 제가 생각만 한 걸 정빈이가 쉽게 실현해 보여요. 와 정말 되는구나!
조금 못된 질문을 던지고 싶어져요. 하지만 ‘이 부분은 정말 안 맞는다! 너, 나를 배려하라’ 싶은 부분도 있겠죠?
정빈: 저는 잘 맞아요. 서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함께 지켜준다고 생각하고, 또 혼자서 했다면 안 했을 것을 함게 하게 되어 보람되고 좋아요. 등산을 좋아하는 두 명이 만나 서로 도우면 지리산 갈 걸 백두산에 갈 수도 있는 것과 같은 것 아닐까요.
진주: 음… 환경적인 부분에선 정빈이를 보고 배울 게 많아서 아마 제가 배려해야할 게 더 많을 거예요. 정빈이에게 배우는 게 더 많아요.
제가 졌습니다(…) 두 사람은 평소에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고, 또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가는지 궁금해요.
정빈: 뉴스를 통해 들어오는 환경문제에 대한 정보들을 공유하고, 같이 한숨 쉬죠. (웃음) 그리고 해볼 만한 실천이나 창의적인 생각들이 나오면 신나서 공유하기도 하고요.
이런 것들을 같이 사는 사람과 나눌 수 있다니 부럽네요. 혹시 친환경 삶을 살기 위해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나요?
정빈: 저는 친환경 삶에 가장 좋은 제품은 식물성 제품이라고 생각해요. 또 가공할 때 들어가는 에너지가 다른 물건에 비해 월등이 적으니까 이래저래 생각해봐도 소프넛 같은 제품을 주로 쓰게 돼요. 하지만 식물이 자라는 속도를 생각해야 하니까, 과소비 하지 말고 오래 쓰는 습관을 들여야죠. 그런 의미에서 천(면) 마스크, 식물성비누, 식물을 잘라 만든 수세미 같은 걸 주로 씁니다. 저는 이제 칫솔도 대나무 칫솔로 바꿔볼까 고민 중이에요!.
진주: 저는 진부할 수 있지만 여전히 텀블러만 한 게 없다 싶어요. 그리고 덧붙여 텀블러 가방도요. 제가 손이 작아서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게 힘들어서 큰 가방이 아니면 잘 안 들게 되더라고요. 그러다보니 텀블러가 그냥 집이나 회사에 있는 컵 같은 존재가 되더라고요. 그런데 텀블러 가방이 있으니까 그곳에 텀블러를 넣고 어디든 다닐 수 있게 되면서 텀블러 본연의 기능을 찾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텀블러+텀블러 가방 조합을 추천합니다!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지향하지만 막상 잘 안 되는 부분은 뭐가 있을까요?
정빈: 역시 소비를 어디까지 최소화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부분이겠죠? 대체 어디까지 줄여야 하는 걸까 기준을 정하기 힘드네요. 소비가 끝난 뒤에는 쓰레기로 남으니까요. 제 생각에는 에어컨, 자동차처럼 가동하는 자체가 에너지가 많이 드는(탄소 배출이 많은)기계들은 사용을 최소화 해야한다는 생각이에요. 다만 구조적으로 바뀌어야 할 부분도 분명 있어요. 그런데 좀 사소한 것들, 옷, 식품 등 일상 소비품을 사는 행위가 어디까지 제한되어야 하는 것이 참 어려워요. 그래서 이 부분은 구조적으로 바뀌어야죠. 예를들어 동네 편의점, 가게에서 용기를 가져와 자유롭게 담아서 계산할 수 있는 구조로 바꾼다면 포장 쓰레기가 정말 많이 줄어들지 않겠어요.
두 분은 반려 고양이 세 마리가 있죠. 사랑하는 존재와 친환경 사이에서 고민이 많을텐데, 반려동물과 같이 살 때 어떤 방식으로 친환경을 더할 수 있을까요?
정빈: 친환경적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저희는 고양이 세 마리를 키우는데 목욕은 안 시키고 있어서 물과 세제를 덜 써요. 다만 배변 시트를 버리고 있네요.
저는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가장 이상적인 건 자연과 인간이 만나는 지점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거라 생각해요. 얼마 전에 낙안읍성에 다녀왔는데 그곳은 삼한시대부터 전통적인 한옥(초가집) 모습을 지키면서 살아가고 있는 동네에요. 주민들이 고양이를 좋아하는지 길에서 고양이가 많이 보였는데 어떤 고양이는 이름이 쓰여진 방울이 달려있더라고요. 집과 밖을 오가며 자유롭게 사는 모습이었어요.
진주: 정빈이가 뭔가 오해를 하는 것 같아요. 환경 문제로 목욕을 안 시키는 게 아니라 저희 고양님들이 목욕을 너무 싫어하셔서 그런 것인데요. 저는 저희집 고양이들이 쓰는 화장실 나무 펠릿과 두부 펠릿을 버릴 때 자괴감이 들어요 (흑흑) 가장 문제는 역시나 배변시 발생하는 쓰레기인 것 같아요. 배변 패드와 펠릿은 확실히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죠. 가장 좋은 것은 아이들이 배변을 자연 친화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도시에서 가능하기란 쉽지 않아서 참.. 고민이 많이 되는 부분이에요.
진주는 <무포장가게 쓸>에 방문한 적 있어요. 어떤 물건을 샀나요?
진주: 삼베 수세미와 비누, 접이식 스테인리스 빨대, 감자를 샀어요. 저는 무포장가게에 처음 가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깔끔해서 좋았어요. 제품들도 일상에서 많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어서 좋았고, 아기자기하고 귀여웠어요. 가격표도 종이박스를 재활용했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자연스러워 보였어요. 앞으로 제품의 종류가 더 많으면 좋겠네요. 그렇게 되겠죠? 그리고 식재료도요!
마을에서 이미 있는 가게에 무포장가게의 방식을 설득하거나, 혹은 시도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나요? 어떤 형태였으면 해요?
진주: 제가 비건이라, 비건 식료품가게를 무포장가게로 시도해보고 싶어요. 음식하는 것도 좋아해서 비건빵, 비건치즈, 비건요거트, 비건비누… 이런 걸 무포장으로 파는거죠. 생각만해도 흥분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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