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빌 사람들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나 봐.
전형적인 한국 현대인의 삶을 살던 나에게는 낯설지.
어차피 백수니까 맘껏 뒹굴거리며
밤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싶었지만
밤늦게까지 할 일이 별로 없어.
인터넷도 잘 안되고 ㅠㅠ
그래서 점점 여기 사람들처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게 되는 것 같아.
곧 아침산책도 나설 판이야 ㅋㅋ
무튼. 오늘은 9시가 되기도 전에 장을 보러 갔지.
Foodlink는 야채가 많지 않아서 금방 없어지거든.
푸릇푸릇 싱싱하고 예쁜 야채들 중에서
상추와 루꼴라를 골라 담고
아래칸에 있던 커다란 무를 본 순간
깍두기를 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기세 좋게 2개나 들고 왔지.
나의 오른쪽 팔과 비슷한 길이의 커다란 무를 보며
율군과 슈군은
_ 엄마 이거 무 맞아? 왜 이렇게 커?
한국에서 김치 양념도 가져왔겠다.
맛있는 깍두기를 먹게 될 거라고 호언장담을 하며
무를 자르는 순간.
_어... 이게 아닌데 싶더라고.
_어? 어? 이게 뭐지?
사진을 찍어 단톡 방에 올렸지.
곧 호박이라는 대답이 돌아왔어.
내 팔뚝만 한 호박이라니 ㅠㅠ
앞으로 2주는 호박 볶음만 먹게 생겼다.
누군가는 생강인 줄 알고 사 온 게 강황이었더라네.
그 생강 같은 강황을 나도 오늘 아침에 봤어.
한국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한다는
무 같은 호박과
생강 같은 강황 이야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