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오로빌의 생일이었어. 벌써 52년이 되었다지.
그 일주일 전엔 마더의 생일이었고.
늘 그렇듯이 기념할만한 일이 있으면
여기선 다 같이 모여서 meditation을 하지.
한해의 마지막 날과 새해 첫날에도 MatriMandir에서 meditation이 있었지.
어떤 행사는 게스트에게 오픈되지 않기도 하고
또 너무 이른 새벽에 진행되어서 엄두가 안나기도 하고 그랬지.
이번 오로빌 생일에도
생일 당일인 28일 새벽 5시에 MM에서 meditation이 있었어.
아침 일찍부터 슈군과 둘이서 부산을 떨어서 5시쯤에 도착했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우리는 MM의 광장과 비슷한 공간(아...이름이 있는데 모르겠네 ㅋ)에서
모두들 둘러앉았지.
이제 무슨 행사가 있으려나.... 하고 기다려도 아무런 일 없이
사람들은 끊임없이 들어오고 날은 점차로 밝아지고....
그러다가 갑자기 마더의 육성이 들려와. (화면 없음!)
그리고 아마도 오로빌을 처음 열던 날 했을 법한 얘기들이
(영어로! 프랑스어로!) 들려오지.
좋은 얘기겠거니... 하고 앉아있으니 목소리는 없어지고
광장 중앙에서 bomfire가 열려.
(아.. 순서가 잘못되었을지도 몰라. bomfire를 보면서 얘기를 들은 것 같기도 하고ㅠㅠ)
그렇게 또 한동안 앉아있으면 어느새 날이 밝아오고
아무런 안내가 없어도 사람들이 하나 둘 일어나서 광장 중앙으로 다가가지.
서로 인사를 나누고 꽃을 바라보고 bomfire를 바라보다가 나왔더니
맛있는 빵과 짜이를 주더군. ㅎㅎㅎ
거의 3천 명 가까이 왔다던데... 그 빵을 어찌 다 준비했는지 의문이야.
다음 날 29일에도 새벽에 meditation이 있었대.
그리고 저녁 5시 30분에도 있다고 해서 우린 또 갔어.
역시나 아무런 안내도 없고 사람은 거의 없고
중앙무대에서 음악을 준비한 사람들이 연주를 시작했어.
바이올린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으며
해가 지는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 느껴지고
또 그렇게 있자니,
내가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 꿈만 같고
이렇게 예쁜 슈가 나에게 몸을 맞대고 있는 것이 감사하고
가만히 눈 감은 남편의 모습이 아름답고
이 순간이, 이 공기가, 이 하늘이, 이 소리들이, 나무들이, 사람들이
이렇게 여기 모여 있는 게 너무나도 신비롭고 경이롭게 느껴졌어.
그리고 거기 그곳에 내가 있다는 사실에 깊이 감사했지.
작은 물줄기가 얼굴을 타고 흐르면서
다시 지금, 여기로 돌아왔지만
짧은 순간, 아주 강렬한 느낌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