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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임오렌지 Sep 07. 2020

<<보통사람들>>입니다

첫 출간

드디어 내 책이 출간되었다. 공저지만 그래도 첫 출간이라 너무나 가슴이 벅차다.

이전 글에 " 딱 일주일 남았다"에서 출간까지의 과정을 대략 썼지만, 지금은 그때의 감정과 또 다른 감정이 밀려온다.

글을 잘 써서 출간하는 것이 아니라 출간하려고 우리들이 모여 글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교집합이라고는 그다지 없는 다섯 명이 기자단 활동으로 친해져 이렇게 책까지 쓰게 되었다.

pdf파일로 교정하면서 눈이 아프게 다시 보고 또 보고 했지만, 종이를 한 장 한 장 넘겨 보는 느낌이 새롭다.

아무것도 안 하는 여유와 책을 읽으며 활자 가득 머금은 종이를 넘기는 여유는 너무나 다르다.

오늘은 모처럼 비가 그치고 바람까지 서늘한 기운이 돈다.

책 읽기 딱 좋은 날이다.(9/3)

A는 목동에서 16년을 산, 정과 오지랖의 중간 어디메쯤에 있는 주부다.

학구열이 높고 집 값도 비싼 이 동네에서 믿기지 않을 만큼 정스러운 아파트 두 동이 있다. 여기서 A는 많은 이웃들과 정을 나누며 살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이사 가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에피소드로 하나씩 엮어간다. 이런 아줌마는 주변에 꼭 있다.

 "인연이란 참 예상치 못한다. 베푼 게 아니고 같이 나누었을 뿐인데, 그 정이 이리도 진한 인연이 되었다는 게 너무 감사한 오늘이다"


B는 늘 질문을 한다. 머릿속에 생각도 많고 질문도 많다. 잠자리 들기 전 남편에게 심오한 질문을 던지거나, 답을 듣기 위해 왕복 5시간까지 갔다 오는 그녀이다. 하루아침에 친정아빠와 같이 살게 된 12월 마지막 날... 당황스럽기는 남편이 더 하겠지만 그녀도 멘붕에 빠졌다.

" 스트레스로부터의 자유를 찾는 아기 엄마인 나는 이 상황이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 믿고 있었다. 서로 점차 상대방 패턴에 익숙해질 거라 믿었다"


C는 반백살 열정남이다. 곡을 쓴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피아노, 기타를 치기는 치지만 소름 끼칠 만큼 잘 하진 않는다. 얼마 전 유튜브를 시작했다. 외계인의 노래도 있고, 사투리 노래도 있다. 뒤늦게 시작한 음악 세계에 빠져 멀쩡한 직장에 과감히 사표를 내 던지고 나왔다. 부인에게 기생하 살고 있지만 삼식이는 아니다. 중년의 남자가 삶의 무를 벗고 어깨에 힘을 점점 빼고 있는 중이다.

" 후회 없는 삶이란 남의 기준이 아니라 내 기준이니까"


D는 다리 힘이 좋은 직진녀이다. 하지만 그녀는 처음부터 활동적인 건 아니었다. 어린 시절에 엄마 다리 뒤로 숨던 아이에서 지금은 여러 모임을 주도하고 이끌어 가는 수장  행동대장이 되었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변하게 되었을까? 지금은 나만의 인간관계를 쌓아가고 있다.

" 좋아하는 사람들하고만 지내는 것도 어려운 인생, 보다 사랑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에너지,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


E는 배려의 아이콘이다. 그러나 이 말은 회사에서의 이야기이고 정작 집에서는 아이와 남편에게 오히려 배려를 바라고 있다. 직장맘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감정들을 이야기한다. 또 문득 내가 딸아이 또래였을 때 친정엄마가 생각난다. 돌아가신 할머니도 그립다.

" 우리 가정이 더 윤택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회사를 다니는 건데, 왜 정작 내 사람들에겐 배려를 잊고 있는 걸까?"


우리 ABCDE는 각자 너무나 다른 성격과 연령, 직업을 가지고 있다. 공저는 힘들다고들 하지만 우리는 서로 의견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내면서 재밌게 작업했다. 지금은 어찌 홍보를 해야 하나 머리를 맞대고 얼마 전에 우리들의 인스타 계정을 만들어 놨다.

아직 팔로워가 28명뿐이지만...( @botong. people.5)


책 서평 하는 분들께 DM도 보내보고 앞으로 책 인증샷 이벤트도 열 계획이다. 출판사에서는 300권 판매 후 2쇄가 들어가야 손익분기점이라는데 무명의 작가 책이 그렇게 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 로또를 사 행복한 상상을 하듯이 매일 단톡 방에서 김칫국 한 사발씩 드킹 하는 중이다. 하나씩 도전해 가며 맨땅에 헤딩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평범한 보통사람들이다.


http://m.yes24.com/Goods/Detail/92420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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