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e wasnt built in a day nor are BRANDS
Rome wasn't built in a day,
nor are BRANDS.
'브랜드에 관해 이야기한다면서 왜 생뚱맞게 로마를 언급할까?'
시작부터 로마를 언급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는 브랜드가 로마와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흔히 아는 그 위대한 로마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루하루가 쌓여서 결국 강성한 로마가 된 것이죠. 브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부터 위대한 브랜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브랜드가 태어난 순간부터 행해져 온 사소한 것을 포함한 모든 행동이 쌓여서 브랜드의 역사와 헤리티지를 만들어 내고 그 결과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성공적인 브랜드가 되는 것입니다.
요즘은 나오는 순간부터 유행을 이끄는 브랜드도 있는데요?
물론, 예전과 달리 SNS가 활발히 사용되는 지금 등장과 동시에 스타가 되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하지만 순간의 주목을 지속해서 이어나가 성공적인 브랜드가 되는 경우가 매우 드뭅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브랜드를 브랜딩을 잘했다기보다 '유행'을 잘 탔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한 때 유행했던 대왕 카스텔라, 연어 무한리필 음식점처럼 말입니다.
성공적인 브랜드들을 보면, 그 브랜드와 강력하게 링크된 단어가 존재합니다.
APPLE - CREATIVE
VOLVO - SAFE
많은 소비자들이 애플을 떠올릴 때 가장 많이 연상된 단어는 바로 '창의성'입니다. 또한 볼보의 경우 '안전'이라는 단어가 가장 빈번하게 연상되어 나타났습니다.
창의성을 보여주는 브랜드가 애플밖에 없을까? 또는 볼보만 안전한 차를 만들까?라는 질문의 대답은 당연히 'NO'입니다. 생각해 보면 굉장히 웃긴 이야기입니다. 자동차는 당연히 '안전'해야 하고, 모든 자동차 브랜드가 '안전'은 디폴트 값으로 가지고 있는 가치입니다. 하지만, 이 디폴트 값을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이미지로 만들었다는 것은 그만큼의 노력과 시간의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애플도 마찬가지로 하루가 아닌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보여주면서 결국에는 자신들 스스로 '우리는 창의적인 기업이야!'라고 주장하지 않아도 소비자들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마치 로마가 스스로 '우리는 위대하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지금 우리가 로마를 위대한 제국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글을 읽고 쓸 줄 몰랐던 시대에 자신의 나타내기 위한 상징을 만들어 내는 것이 브랜드의 유래였습니다. 단순히 로고에 국한된 브랜드의 의미지만, 여기에 가치를 첨가하는 과정이 바로 브랜딩이 되는 것입니다. 만약 내가 사과를 파는 상인이고, 바로 옆에도 사과를 파는 상인이 있다고 상상을 해봅시다. 소비자를 더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옆 집 보다 더 많은 가치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더 신선한 사과를 판다거나, 더 싸게 판다거나.. 더 신선한 사과를 판다고 결정을 했다면, 한 두 번 신선한 사과를 파는 것으로는 소비자들에게 나의 사과가 더 신선하다는 것을 강하게 인식시킬 수 없습니다. 하루 이틀이 아닌 최소한 몇 달, 몇 년 동안 꾸준하게 지속되어야 결국 '신선한'이라는 단어가 나의 브랜드와 링크가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의 가치를 꾸준히 밀고 나가는 것', 그냥 보면 굉장히 쉬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쉽지 않아서 브랜드와 관련된 강한 연상 이미지를 가진 기업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최근 유행한 프로그램인 '골목식당'에 나온 식당들만 봐도 처음 솔루션 받을 때 고객들에게 감사하는 마음과 더불어 지금의 자세를 잃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불과 몇 달 후, 손님이 많아지니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제 얘기를 하자면, 이 글을 쓰고 있는 저 또한 10대, 20대, 30대를 거치면서 가치관이 바뀌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아마 모두가 이 과정을 겪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간혹 주변 친구들 중 자신이 가진 가치관을 변하지 않고 끝까지 유지하거나 또는 조금씩 변하지만 핵심(본질)만은 꾸준히 자신의 행동에 녹여내려고 노력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브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소비자들의 선호, 브랜드 소유주의 가치관의 변화 등 많은 장애물들을 만나고 그 장애물을 꾸준히 돌파해나가는 소수의 브랜드가 있고, 그 소수의 브랜드가 바로 볼보, 애플, 버진 그룹 같은 브랜드입니다. 브랜드가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자신의 가치를 녹인 활동을 하면서, 결국 그 가치가 소비자들에게도 전달되어 소비자들 스스로 브랜드와 관련된 강력한 링크를 만들게 되는 순간 성공적인 브랜딩을 했다고 손에 꼽히는 사례가 되는 것입니다.
즐거움이 있는 브랜드 Virgin Group
성공적인 브랜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 바로 버진 그룹입니다. 그 이유는 버진만큼 브랜드의 색을 잘 이용하고 녹여낸 브랜드가 없기 때문입니다(많은 마케팅을 공부하는 대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버진 그룹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버진 그룹의 리차드 브랜슨은 가장 괴짜 CEO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리차드 브랜슨은 이상한 행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의 성격과도 맞게 버진 그룹의 브랜드 에센스에는 '즐거움'이 핵심 가치로 들어가 있습니다.
버진의 역사를 살펴보면, 리차드 브랜슨이 우편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하면서, 첫 사업이라는 의미로 버진(virgin, 처녀)을 사용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버진 레코드의 시초가 되었고, 단순히 우편으로 음반을 배송하는 것에 한계를 느낀 브랜슨은 매장에서 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커피가 아닌 문화를 판다는 스타벅스가 생기기 한참 전에 브랜슨은 이미 '즐거운 경험을 판매'한다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것입니다.
그 후 승승장구하며 큰 성공을 겪은 브랜슨은 레코드 사를 팔고 그 돈을 모두 항공사업에 투자하게 되었고, 그것이 버진 애틀랜틱이 되었습니다. 항공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비행기 결항을 겪으면서, 자신이 비행기를 탈 때마다 지루하거나 끔찍한 경험을 하는 것을 느끼고, 단지 '비행기를 탄다'가 아닌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다'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항공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버진 애틀랜틱을 알리기 위해 그야말로 온몸을 다 이용했습니다. 스튜어디스 복장을 하고 승객을 맞고, 광고에 파격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는 등의 노력으로 지금은 세계적인 항공사가 되었고, 버진 그룹 또한 호텔, 식음료 그리고 우주여행까지 도전하며 세계 최고의 글로벌 기업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브랜슨은 '즐거움'이라는 핵심 가치를 다양한 사업에 잘 녹여들이며 자신들만의 색을 만들어 냈습니다. 직원이 일하기 즐거운 회사, 고객들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회사를 목표로 '즐거움'이라는 하나의 가치를 이처럼 여러 사업에 성공적으로 녹여내면서 버진 그룹은 브랜딩을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그룹이 되었습니다.
'경험경제'가 이슈가 되면서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닌 경험을 사는 것'이 마케팅과 브랜딩이 주된 이슈였습니다. 고객이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어 내고, 경험 관리를 하는 것이 지금의 트렌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험을 구매하는 것도 맞는 이야기지만 저는 굳이 구매의 하이어라키를 만들어 보자면 '시간'을 사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을 통해 만들어진 헤리티지
물론 경험을 구매하는 것은 맞지만, 경험을 구매하기 이전의 경험이 존재해야 재구매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전 구매 경험이 없는 경우에는 경험이 있는 것보다 더 까다로운 신규 구매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신규 구매를 하기 전까지 브랜드와 정보를 인지해야 하고, 관심을 통해 정보를 탐색을 하고 확신이 생길 때 구매를 하게 됩니다. 확신을 갖기 위해서 다양한 정보를 찾아보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정보가 가지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브랜드가 기존에 얼마나 일관된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했는지입니다. 결국 우리는 구매 전까지 투자한 시간에 대한 보답을 얻기 위해 구매를 하는 것이며, 브랜드가 쌓아온 헤리티지와 명성에 대한 믿음으로 구매를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중요한 것은 브랜드가 오랜 시간 동안 어떻게 행동해 왔는지, 믿을 수 있는 브랜드 인지를 확인하고 '과거부터 이어져 온 시간'을 보고 구매하게 되는 것입니다. 많은 브랜드들이 'since' 또는 'established'와 같은 시간을 나타내는 표현을 쓰는 것 또한 이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가 더 높은 명성을 가지고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우리가 지불한 값만큼 브랜드의 역사를 사는 것이고, 우리가 결국 구매를 하게 만드는 힘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브랜딩의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앞에서 '경험 이전에 시간을 사는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입니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많이 생기면서 '우리 회사를 어떻게 브랜딩 하지?'라는 고민을 하는 대표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하루하루 꾸준히 하면 브랜드의 가치가 쌓인다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많은 대표들에게는 '시간 = 돈'이기 때문에 조바심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라는 무책임한 답이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선 우리가 내세우고 앞으로도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확고한 신념을 만들어 내는 것, 그리고 그 신념의 단어를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제품에 어떻게 자신들의 스타일로 녹여낼지 결정한다면, 소비자까지 전달되는 시간은 충분히 앞 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낙서장이 유의미한 노트가 되는 날이 될 때까지 꾸준히 이어나갈 힘(끈기)이 중요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짧게 브랜딩과 마케팅에 관한 기본적인 용어 설명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합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