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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희 May 02. 2023

엄마의 병영일기 9

2023.01.03. 화

즐겨 시청하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신문 버전 느낌~^^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하게 지내는 것, 그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임을 잘 알고 있다.

통화를 할 수 있다는 2주가 어서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며 엄마인 나는 내 자리에서 제일 성실한 모습으로 살아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유년기 이후로 이렇게까지 손을 꼽을 일이 있었을까!

나는 눈물 한 방울도 안 흘렸고, 뒤통수라도 오래도록 보고 싶었지만, 필요 이상으로 정색을 하며 저벅저벅 걸어 들어가는 녀석의 표정과 뒷모습이 계속 어른거리는 날의 연속이다.


잠잘 때 빛과 소리에 유독 예민한 녀석인데, 여럿이 함께하는 곳에서 많이 힘들거나, 다른 이들을 힘들게 하지는 않을까. 그래서 예민한 아이로 낙인찍히는 건 아닐까. 루틴이 바뀌어 장에 탈이 나진 않을까.


아니야, 아니야, 아이는 네 생각보다 훨씬 더 의연하고 강해.

마음을 다잡는 데는 몰입이 최고, 젤 만만한 도서관을 찾았다.

그래, 내가 내 자리에서 내 것을 즐겨야겠지.

아이는 부모의 말을 듣는 게 아니라 행동을 보며 자란다고 했으니. 내가 의연하게 있어야 아이도 제 자리에서 의연할 거야.


자꾸 앨범을 들추고, 아이가 썼던 노트를 보고 하는 것들을 멈추자.

그리고 나의 빼곡한 일상으로 컴백하자.

이럴 땐 오히려 바쁜 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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