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에서 유료 플랫폼 퍼블리 협업 저자가 되기까지
브런치에 정말 오랜만에 글을 남긴다. (눈물)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가장 즐거웠던 경험 하나를 공유하려고 한다. 거두절미하고, 제목 그대로 브런치 글로 외부 기고 저자가 되었음을 알립니다! (뚜둔)
https://publy.co/content/6974?s=4vyqze
퍼블리 저자가 되는 과정이 궁금할 브런치 작가들을 위해 간단한 협업 타임라인과 느낀 점을 남겨본다.
#1. 제안을 받다
작년 8월, 브런치를 통해 메일 한 통을 받았다. 직장인 자기 계발 콘텐츠 플랫폼 '퍼블리'의 매니저님으로부터 온 메일이었다. 내 브런치의 글 <트렌디하게 트렌드 보고하는 법> 을 보고 협업 제안을 주신 거였다. 외부로 글을 기고하는 저자가 된다니! 처음에는 기뻤지만 이내 진지하게 고민이 됐다.
사실 브런치에는 대개 손이 가는 대로 글을 쓰는 편이다. 물론 혼자 여러 번 읽고 고쳐쓰기를 반복하긴 하지만, 이걸 외부로 내보낸다고 생각하니 자꾸 부족한 점이 눈에 띄었다. 공유할 수 있는 선에서 업무 얘기를 하다 보니 의도적으로 생략된 부분이 많아 내용도 부실해 보였고. 무엇보다 바쁜 업무를 병행하며 시간을 쪼개서, 책임감을 가지고 글을 써야 한다는 게 부담이 됐다.
하지만 오랜 시간 진지하게 고민한 끝에 1) 업계의 전문가가 내 글의 가능성을 보고 준 제안이며 2) 프로페셔널한 글쓰기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협업을 도전해 보기로 했다.
#2. 질문을 받다
제안을 수락하고,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준비하기 전 퍼블리 쪽에서 몇 가지 질문을 해주셨다.
Q. 어떤 목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나요?
글쓰기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이는 작가로서의 나의 목표를 한 번 더 되새기는 질문이기도 했지만 콘텐츠를 실을 플랫폼과 콘텐츠 창작자의 goal에 갭이 없도록 하는 질문이기도 했다. 나는 협업 경험과 작가로서의 브랜딩에 초점을 맞춰 답변했다.
Q. 저자란에 올라갈 자기소개를 적어주세요.
브런치 작가 소개란을 채우기도 어려웠는데 또 자기소개를 적으려니 현기증이 났지만.. (휴) 간략하게 경력과 작가로서의 활동에 대해 적었다. 소개를 적고 보니 이 글에서 내가 가져가야 할 스탠스와 어투, 표현에 대해서도 미리 생각할 수 있었다.
#3. 피드백을 받다
- 집필 전: 브런치에 적은 글을 토대로 하여 콘텐츠 매니저님이 목차 제안을 주셨다. 본격적으로 집필을 하기 전에 퍼블리 측에서 원하는 콘텐츠의 구조를 보니 어떤 방향인지 이해가 잘 됐다. 다행히 내가 생각하는 큰 줄기와 크게 차이가 없어서 해당 목차대로 살을 붙여보기로 했다.
- 기획안 작성: 가장 어려웠던 기획안 작성. 사실 본문을 쓰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 원래 오버뷰 쓰는 게 제일 어렵잖아요ㅠ 한 마디로 "제가 이렇게 글을 쓸 예정입니다"라고 미리 소개하는 내용인데, 창작자와 플랫폼 상호 간의 이해를 돕는 역할이다. 덕분에 글을 쓰는 동안 방향을 잃지 않았다.
- 초고 작성: 콘텐츠 매니저님과 생각한 방향이 일치해 기획안이 잘 통과됐다. 다음은 본격적으로 초고를 쓰면 된다. 이전 단계에서 충분히 고통스러웠기에(?) 이 단계는 좀 즐길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역시 쉽지 않았다. 유료 멤버십 플랫폼에 올라갈 가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길은 참으로 험난했다.
크게 두 가지가 제일 어려웠다. 첫째는 로직 만들기. 사실 실제로 일을 하면서 어떤 로직에 의해 순서대로 일을 하지는 않잖아요? 그냥 시간에 쫓겨 눈치에 쫓겨 그걸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조적으로 만드는 게 문제였다. 결국 초고를 쓰면서는 '내가 어떻게 일을 했더라?' 하고 곱씹는 시간이 더 많았다. 두 번째는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읽는 사람들이 글을 한 번 봐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하니 말을 더 풀어서 쓰고, 예시를 풍부하게 들어야 했다. 업계 용어 하나하나에 각주를 달고 도식화한 자료를 덧붙이거나 직접 예시 장표를 만들기도 했다.
- 수정고 작성: 다행히 수정사항이 많지 않았다. 간단한 예시를 한 두 개 더 추가하는 정도였다. (행복) 마지막으로는 표현을 보다 더 명료하게 적었는지, 글 자체에 신뢰가 가되 진심을 담았는지 점검했다.
그리고, 퍼블리에서 전달해 주신 편집본의 최종 검토를 마치고 콘텐츠가 릴리즈 되었다.
#4. 댓글을 받다
퍼블리는 유료 멤버십 기반 플랫폼이기도 하고 유저의 대부분이 현직자인 커뮤니티라 피드백이 날카로운 편이다. 그래서 글을 쓸 때 '어떻게든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했던 것 같다. 평가를 앞둔 기분이라 릴리즈 날에는 (무려 휴가를 간 타국에서) 호달달 떨고 있었는데.. 결과는!
그렇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아티클을 읽어주셨다. 그리고 주니어 마케터부터 데이터, HR, 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무의 시니어 분들까지 '만족' 댓글을 많이 달아주셨다. 너무나 감사했다. (눈물 줄줄)
회사에서 매일 크고작은 보고를 하고 자료를 준비하고 전략 장표를 만들지만, 내가 직접 겪은 일을 바탕으로 내가 적은 글을 다듬어 세상에 내보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깨달았다. 내가 마케터로서 고군분투하며 몸소 배운 것들을 같은 마케터들에게 공유할 수 있어 좋았다. 브런치가 만들어 준 유의미한 경험이기에 앞으로 브런치에도 더 많이, 더 자주 글을 올려야겠다.
어쨌든 이렇게 어렵게 작성한 아티클 다시 한번 홍보합니다.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https://publy.co/content/6974?s=4vyq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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