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woluck Oct 05. 2020

우리를 배신할 요소는 아직도 많이 있다.

희망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 부키)

에런라이크는 "긍정의 배신"에서 긍정의 마인드를 강요하는 긍정 마케팅의 폐해를 비판했고, "노동의 배신"에서는 세계최고의 경제력을 가졌다는 미국에 사는 미국인들 중 우리나라보다도 못한 시급을 받고 일을 해야하는 노동자들의 피폐한 현실을 보여주었다. 겉으로 보이는 말랑한 세상을 조금만 방향을 바꿔 바라본다면, 아직도 고쳐야 할 것이 많은 생각보다 엉망진창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식으로 표현하면 "조기 퇴직을 당한 사람들의 처절한 재취업 노력기"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이유도 모른채 잘 다니던 회사의 중역 자리에서 내쫓기고, 자신의 커리어를 잘 관리하던 사람도 갑자기 실직자가 되어버리는 무시무시한 현실. 이런 사람들을 상대로 재취업하는 방법을 가르치면서 돈을 버는 사람들. 결국 돌고 돌다가 "노동의 배신"에 나온 시간당 8달러의 급여를 받는 처지로 몰락하게 되는 현실. 미국만의 얘기가 아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새 전세계적으로 큰 화두인 "4차 혁명"의 의미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혁명이라는 이름을 달 정도로 전세계의 산업과 문화와 생활의 축을 뒤흔들 것이기는 하지만, 그 혁명의 장밋빛 미래에 못지 않게 그 밝은 미래만큼 벌어질 폐해는 감히 예측하기도 힘들다. 이 혁명의 본질이 결국에는 사람이 할 일을 더욱 줄여버리는 것이므로 결국에는 더 많은 실직자를 만들어 낼 것이 자명하고 그들이 결국에는 시급 노동자로 전락할 것이 자명한데도 - 그 시급노동자 자리도 컴퓨터가 대체하고 있다. - 아직 우리는 그에 대한 대책을 고민해 보지도 않고 있다. 그저 그 혁명의 물결에 빠져 죽지 않으려면 어릴 때부터 "코딩"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외칠 뿐. 사회적 도덕적인 고민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얼마나 미래에 많은 사람이 사회에서 낙오되고 그로 인해 치뤄야할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누적되야나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을 것인지 암담하기만 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조세피난처, 알고 계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