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니멀라이프를 산다고 스스로 생각한다.하지만 평소 청결의 미완성 상태와주말의 대환장파티현장은 늘 나의 양심을 찌른다.이것도 미니멀맞다고!!
책, 영상으로 배운 미니멀
예전 글에도 적은 적 있다. 미니멀해지길 도전하면서 가장 고민되었던 것은 책 속의 미니멀리스트처럼 될 자신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유튜브 속의 미니멀한 집처럼 물건이 고급지지도 이쁘지도 않았다. 미니멀의 상징인 무인양품 제품도 없다. 베이킹소다, 과산화탄소, 구연산 등 천연세제를 사용해서 살균소독을 해 본 적도 없다.
그럼에도 나는 스스로 미니멀하다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도 우리 집에 와보고 미니멀하다고 말한다. 물건을 줄였고 평균적으로 남들보다 적게 갖고 산다.덕분에 공간에 여유를 만들었고 마음의 여유도 찾았다. 집안일로부터 시간 낭비를 줄였다.나는 무척 만족스럽다.
미니멀하게 대충 산다.
나는 귀차니즘미니멀, 대충 미니멀이다.물건을 줄이니 내가 귀찮아하는 집안일이 쉬워졌다. 매일 청소를 하고 정리를 해도 집안일이 가벼워졌다. 오히려 청소를 하지 않아도 깔끔해 보이는 착시현상도 생겼다. 미니멀하게 살다 보니 '결벽증'이란 말도 들었다.허허허... 우리 엄마아빠가 들으면 배꼽 잡고 비웃으실 일이다. 그만큼 깔끔해 보인다는 뜻일 텐데 사실 '미니멀 마법' 덕분이다. 짐이 적고 구조가 단순하다 보니 청소를 대충 해도 그럴듯하게 보인다.
우리 집 구석구석 쌓인 먼지가 많다. 바닥엔 아이들이 흘린 과자며 음료들로 얼룩이 생겼다. 내 눈에만 보이는 지저분함이 곳곳에 있다. 식기건조대에는 물때가 선명하고, 화장실 배수구에는 머리카락이 쌓여 있다. 세면대는 얼룩덜룩하고 아이들 놀이방에는 레고가 잔뜩 어질러져 있다. 방바닥에는 걷어만 놓고 개지 못한 빨래가 굴러다닌다. 재활용 쓰레기는 상자에 뒤섞여 가득 쌓여 있고, 현관에는 신발에서 떨어진 흙먼지가 늘 남아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기에 때론 못 본적, 때론 청소계획만 세우고 방치하며 버텨본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스스로 미니멀하다고 믿는다. 완벽한 청결은 내 미니멀 철학의 필요조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실천하는 미니멀한 삶은 필요 없는 것들을 덜어내고, 게으를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하게 해 준다.청소와 정리를 완벽히 할 자신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다.미니멀하다고 언제나 완벽할 필요는 없다. 귀차니즘 미니멀인 나에게 중요한 건, 내가 덜어내는 만큼 삶의 여유를 얻고 있다는 사실이다. 먼지가 쌓여도, 물때가 남아도, 그게 나만의 미니멀라이프다.
귀차니즘 미니멀
주말에는 청소를 아예 포기한다. 삶을 단순하고 가볍게 만들기 위해 미니멀리즘을 선택했는데, 주말까지 바쁘게 살고 싶지는 않다. 주말이면 이불도 그대로 펼쳐놓고, 거실 바닥에 간식 봉지가 굴러다니기도 한다. 그런 모습도 내가 주말을 편히 쉬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청소하기 귀찮아서 미니멀라이프를 살게 되었다. 처음부터 깔끔하고 정리정돈을 잘하는 사람이었다면 굳이 미니멀한 삶을 선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살림이 늘어날수록 청소하는 데 드는 시간과 에너지가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청소를 빨리 끝내는 시스템'을 만들다 보니 물건이 줄고, 공간은 단순해졌다. 결국 미니멀해졌다.
때로는 더러워도 괜찮고, 어질러져도 괜찮다. '미니멀하다'는 것은 나에게 '완벽한 삶'이 아니라 '여유로운 삶'을 의미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