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개브리얼 제빈
가끔은 제가 좋아하는 책이라는 단어가 어색해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특히 서점에서 책을 보는 경우들보다 온라인으로 간단하게 필요한 책만을 구매하는 경우 그런 생각이 들고는 하는데 가끔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책을 왜 서점에서 사야 하는지에 대해 물어보고는 합니다. 처음에 사이트를 부푼 마음으로 접속을 하더라도 우리들의 눈에 들어오는 책들은 사실 한정되어 있고 실제로 우리들에게 노출되는 그 책들은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바로 검색창에서 원하는 책 제목이나 작가만 검색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서점이 좋은 이유는 우연한 만남이 있습니다. 분명 목적을 가지고 서점에 가는 경우들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사려고 하지 않은 책들도 예기치 못하게 사게 됩니다. 서점을 산책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책이 눈에 확 들어오게 됩니다. 아무 곳을 펼쳐 한 두 페이지를 읽고 재미나게 보고 나면 지름신이 강림하여 통장잔고를 빈약하게 만드는 단점은 있지만 책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어서 행복함이 있어서 저는 서점을 가라고 보통 추천을 많이 합니다.
아마도 이 책의 앨리스 섬의 서점도 그 지역 사람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주는 서점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아내를 잃고 정말 까칠했던 서점 주인이 아이를 키우면서 지역 사회 사람들과 소통하는 서점을 만들고,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서점 주인이 꿈이지만 서점들이 힘들게 버티고 있는 지금 현재에 간접적으로 살아남는 방법의 메시지를 던져준다고 생각했습니다. 갈수록 전자책의 발달과 책을 읽지 않는 세대들 속에서 서점의 사회적 역할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시작은 몇 명 안 되는 독서 모임을 운영하면서 작은 섬에서 책을 통한 활기를 불어넣고 그 가게에 있는 책을 거의 통달한 서점 주인은 손님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해주는 소통의 모습을 통해 단순히 책 판매로 돈만 생각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줬습니다. 자연스럽게 소비자, 지역주민, 독자 넘어서 그들의 인생까지 어우를 수 있는 서점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P : 혼자살이의 고충은 자기가 싸지른 똥은 자기가 치워야 한다는 점이다. 아니, 혼자살이의 진정한 고충은 내가 속상하든 말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거다.
P : 난 평생을 앨리스에서 살았어. 내가 아는 유일한 곳이지. 좋은 동네고, 이곳을 쭉 그렇게 살리고 싶어. 서점이 없는 동네는 동네라고 할 수도 없잖아, 이즈메이.
저에게는 책에서 책으로 이어지는 대화를 하는 친구가 두 명이 있습니다. 앞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 책을 쓰고 출간을 앞둔 작가 친구와 실제로 제주도에서 자신만의 소신과 책에 대한 사랑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픈 독특한 서점을 운영하는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책에 리뷰를 쓰는 서점 주인 피크리의 모습에서는 이상하게도 피드에 올리는 제가 비춰보였습니다. 그리고 책에는 여러 책들이 나옵니다. <호밀밭의 파수꾼> <반지의 제왕>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책부터 잘 모르는 책들까지 하나하나 서점 주인이 리뷰를 달기도 하고 사람들과 대화 속에서 나옵니다. 책을 따라가는 것, 책에서 책으로 이어지는 책과 사람과 사랑에 관한 이 책은 하나의 세상이 되어 우리를 연결합니다.
이 책은 독립서점 물로 나와 아마존 독립서점 베스트셀러에 등극을 하고 전 세계 32개국에 번역된 책입니다. 책을 읽는 사람이 줄고 주식이나 돈에 관한 책을 많이 읽히는 시대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책을 좋아하고 문학이나 낭만적인 책들을 읽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책을 둘러싼 세상에 관해 아기자기하게 묘사와 공감을 이 책에서는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