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에릭 드 케르멜
제 머릿속에는 몇 권의 책이 들어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조차도 부족하다는 생각에 매일 책을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책이 대한 이야기를 정리하고 다른 분들에게 보여드리기까지 조심스러웠던 이유는 결국 사람의 이야기라서 삶과 연결되어 있고 책을 추천한다는 것이 누군가의 삶에 개입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까지 닿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해시태그를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책소개 라던지 리뷰라는 태그를 붙여야 할지 말아야 할지 생각을 하다 적어도 내가 여기에 올리는 책에는 부끄럼 없이 올려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이어서 쓰고 있습니다. 책도 사실 개인의 취향이기에 모든 분들에게 만족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제가 좋다고 생각하는 책이 어느 분에게는 인상을 쓰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많은 분들이 책 추천을 해주십니다. 이미 읽었던 책도 있고 처음 들어보는 책도 있고 참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이렇게 여러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거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친구가 제게 추천을 해주며 선물로 주었습니다.
P 서문 : 스스로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탐색하고 있는 아홉 명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들이 책을 펼치는 순간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매혹적으로 들려줍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서점 주인이 된다면 손님 한분 한분에게 맞는 책을 소개하고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였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도 저와 같은 이상을 꿈꾸며 서점을 시작한 거 같았습니다. 남프랑스 한적한 시골 위제에서 문학교사였던 책방 주인 나탈리가 서점을 찾아온 아홉 명의 사람들에게 책들을 처방해 주면서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녀만이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주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홉 명의 사람들은 그녀와 가족 간의 관계에도 영향을 줍니다. 시종일관 등장하는 나탈리와 딸과의 관계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나탈리가 변해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무엇보다 닮고 싶고 질투까지 하게 한 것은 나탈리의 책 추천 능력이었습니다. 물론 소설이기에 가능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작가라고 말하고 싶은 주인공의 광범위한 책에 대한 지식에 놀라웠습니다. 책을 손에 놓지 않고 살아왔던 저도 사실 읽었던 책들을 이렇게 상세하게 기억하지 못하기에 더 놀라웠습니다.
이 책은 책이 가진 힘과 책에 더해지는 사람이 가지는 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나탈리가 상대방에게 그만큼 관심이 없었거나 방문자들이 나탈리에게 그렇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면 그들에게 필요한 책을 추천할 수 없었을 것이고 또한 그 책을 통해서 사람들이 마음의 위로와 치유를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P : 이미 인쇄된 책장 위로 또 다른 이야기가 쓰였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포개졌다. 내가 쓰기로 결심한 것은 바로 이런 이야기들이다.
P : 나는 삶이 잃어버렸던 색깔을 되찾는 데에 때로는 아주 사소한 것들, 혹은 몇 권의 책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소녀에게 미소를 보냈다.
가끔 책을 읽는 순간들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가끔은 무턱대고 아무 책이나 막 읽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순수하게 읽고 있는지도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어떻게 읽는지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읽는지 구경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왠지 책의 내용들이 하나의 주제로 귀결되는 듯한 묘한 느낌을 받기도 하는 거 같았습니다. 고민하고 있는 내용들과 내 머릿속에 들어가 있는 생각들, 각각의 책들은 다양한 방식들로 나에게 답을 주는데 너무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았나 반성도 했습니다. 물론 책을 통해 모든 고민이 해결되거나 머릿속이 정리되는 건 아니지만 책이 필요할 때는 어쩌면 나만의 생각을 가지게 하고 또 고민해 주고 그렇게 책을 추천해 주는 그 친절함이 필요할 때인지도 모르겠다고 이 책을 읽고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