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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미진luckywoman Jul 29. 2022

엄마에게는 심리상담이 필요해

나의 마음을 돌아보고 스스로 위로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제가 거주하고 있는 충청남도 홍성군에서 만 5세 아이들의 엄마들을 대상으로 국비지원 사업을 했습니다.


그 이름하야 <엄마도 엄마가 필요해>


신청받던 첫날 9시 전에 가서 1등으로 신청을 했습니다.


기분 좋게 선발이 되어 지난 1학기(3월~8월) 6개월 동안 한 달에 2만 원의 자부담비를 내고 전문 심리상담사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상담일정이 마무리되어가는 지금 너무나 아쉽고 도움을 많이 받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시작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


이 상담사업은 만 5세 이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를 위한 사업인데

아이러니하게 저는 9살 큰 아이 때문에 그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두 아이를 낳았지만 기질이 너무나 다릅니다.


큰 아이의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기질은 순~하고 둔~했던 저에게는 꽤나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촉각, 미각, 청각 모두 예민.....


신생아 때부터 30분 이상 안 자기

편식

분리불안

팬티, 양말 안 입고 안신기

말을 잘하니 엄마 말에 또박또박 따지기

하다가 안되면 짜증과 분노



둘째에 비하면 곁에서 정말 많이 돌보았는데,,

왜 분리불안이 있지?

팬티가 불편하긴 하겠지만 저 정도로 안 입고 싶을까?

도와 달라고 하면 되지 왜 짜증부터 낼까?


지켜보며 이해하려 해도 다시 올라오는 미운 마음들.....


나를 너무 힘들게 해



.


그래서 시작했던 상담인데


상담에서는 아이와 저의 관계보다는 제 과거 어린 시절에 대해 더 돌아볼 수 있게 해 주시고


나라는 사람 자체를 생각해보는 대화를 나눌 수 있게 이끌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정말 나를 많이 돌아보고 성찰하고


상담사님이 알려주시는 스킬들을 내 일상에 조금씩 녹여보면서


많은 점이 바뀌고 좋아졌습니다.




.


첫 상담시간에 심리상담사님께서 자신을 위한 30분을 매일 가져보라고 하셨고,

커피 한잔을 먹더라도 나를 위한 선물 나를 칭찬하는 선물이라는 생각을 하며 나를 사랑해주라고 하셨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제 일상이 많이 달라졌네요..


그러면서 아이가 내 삶에서 나보다 더 중요시되고 있고,

신랑과 아이에게 맞추느라 내가 너무 힘들어하고 있구나

나는 왜 다 미안할까? 이런 생각들도 했고요.



매 시간 주시는 작은 실천 거리들을 실천하며 많이 바뀐 나를 발견합니다.



.


처음에는 아이보다는 내 부모님과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입 밖으로 꺼내며 털어놓는 시간을 통해 케케묵은 원망들을 털어 냈고요.

(사실 상담사님께 어린 시절의 학대받았던 기억을 좀 없애주세요라고 요청하고 싶었지만 상담은 그런 게 아니었어요... 말하면서 이해받고 공감받으며 스스로 자연치유받는 게 상담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


이제는 내 마음을 돌보고 나를 아끼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아이가 대장이 아니라 부모가 아이 위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그동안 받은 상담을 글로 써놨다가

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들을 모아 정리해두었습니다.




1. 내가 너무 미안해하는 말을 잘하고 내 탓이라는 생각을 잘하는 것.

미안하다는 말은 상대로 하여금 내 탓은 없고 다 남의 탓이라는 생각을 들게 함.


다른 사람이 느끼는 모든 감정까지 내가 위로해줄 수는 없다. 객관적으로 타인의 문제 보듯 한발 떨어지기

신랑이 힘든 것 투덜거리는 것 화난 얼굴 하는 것은 그냥 자기 마음에 안 들기 때문에

자기가 그동안 살면서 학습한 방식으로 푸는 거지 내 탓이 아니다.

말을 안 할 때는 그냥 스스로 풀 때까지 둬라. 미안하다고 내가 뭐 잘못했냐고 묻지 않기

그리고 신랑이 건강하지 못한 화를 낼 때는 나도 건강하게 부딪힐 수 있다는 것!


유주가 일상에서 사소한 짜증이나 힘들다고 투덜투덜거리는 것도 내가 다 해결해줄 수 없다.

들어주고 공감하는 것까지만 엄마의 역할. 어려움은 스스로 겪어 성장하는 것이다.


2. 내 에너지를 너무 온 가족에 희생하고 돌보는 데에만 두지 말고 나 자신에게 포커스를 맞추기.

신랑도 너무나 나한테 보살핌을 받으려고 한다고 하면 조금 내려놓고 분리를 해라.

내가 혼자 다 짊어지지 말고 각자의 몫을 나누어주라. 내가 지치면 다 싫어지고 결국 아이들에게도 안 좋다.

시댁에서도 나만 착하게 희생해서 다 내일이 되어버리고 우울증에 번아웃돼버리면 결국 모두에게 안 좋다.

참았다가 터뜨리지 말고 그때그때 조금씩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하기 / "그 사람도 사정이 있겠지"


3. 아직은 내 상황이 나가서 뭔가 하는 것이 안된다고 하면 올해에는 연습하는 해로 정하고서

스스로 뭘 원하는지 생각해보며 나를 위한 스트레스 해소의 시간을 갖는 연습을 하기.

그리고 때가 되면 나는 성취하는 성향의 사람이니까 자신 있게 도전하여 원하는 일들을 해보자. 실패도 경험이다.

작게 작게 내 일을 시도해보고 의미 없어도 좋아. 재미난 일들을 조금씩 해보자

나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격려해주고 수고했다고 해주고 의미를 담은 선물을 해주기

셀프칭찬, 셀프 응원, 셀프 인정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내 시간에 스트레스를 잘 해소해야 아이들에게도 잘한다.

책도 보고 차도 마시고 나를 다스리면서 멈추고 잠시 멍 때리며 보내는 시간도 좋다. 나를 사랑해주고 아껴주자.

작은 커피 한잔에도 의미를 부여하여 " 미진아 수고했어. 너를 위해 커피를 선물할게 맛있게 먹자."


4. 유주와의 자녀와의 관계

엄마의 위치, 서열 잘 잡기 아이의 도발 이겨내기  / 엄마가 불안하면 아이도 느낀다.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는 것을 자꾸 연습시켜서 늘려주기

유주와 유정이는 동등하게 소중한 인격.  유정이도 유정이가 하고 싶은 것이 있고 그것은 개인의 자유라고 유주에게 알려주기.

유정이와 놀아줄 때 "엄마가 앞으로 5분간 너를 위해서 너만 보고 놀아줄 거야."

유주 유정 50:50으로 동등하게 나누어 사랑 주는 연습을 한다.


소통에는 언어 외적인 것이 95프로라고 한다.

아이들에게는 언어 외에도 부모의 분위기나 표정 같은 것이 기억에 남을 것이다.

말보다 내 모습과 행동에 사랑을 가득 담도록 하자.




저 말고도 아이 키우는 많은 엄마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 아이의 모습을 비교하며,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거예요.


엄마라는 게 아이만 낳았다고 멋지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아이도 나랑 다른 하나의 인격이고, 아이랑 관계도 사회에서 하는 인간관계랑 다를 게 없어요.


처음에는 부족하지만 한발 한발 성장하는 게 부모 아닐까... 생각하며


저도 나날이 성장하며 아이에게 좋은 인생 파트너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성장하여 돌아봤을 때

아 나 어린 시절에 우리 부모님이 이렇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지

하며 자신의 아이에게 잘해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내 부모에게 받았던 안 좋은 것들을 끊고 앞으로 우리 가문에 대대로 좋은 가족문화가 생기기를 바라며


나부터 잘하자! ㅋㅋㅋ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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