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플레이 내한 진심이 담긴 후기
날짜: 2025년 4월 16일
날씨: 비 온 뒤 맑음
오늘의 낱말: 빛, 희망, 우주, 별, 음악, 사랑, 믿음
오늘의 문장: Believe in love.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에 다녀와서 쓰는 일기.
공연을 보고, 하고 싶은 말 먼저 해보자면
[우주를 노래하는 콜드플레이]
우선 콜드플레이 공연이 공연으로서 좋은 이유는
- 우주에 진심이다!
이 공연도 우주, 하늘, 별, 빛 그런 컨셉인데
마치.. 잠깐 동안 우주 여행을 하고 돌아온 기분
내가 밤하늘의 작은 별 하나가 된 기분
우주에서 아름다운 지구를 내려다보는 기분
워프 항법을 이용해 은하를 항해하는 기분
깜깜한 공간에서 5만 명의 관객이 반짝반짝
푸른색으로, 노란색으로, 빨간색으로 빛나곤 하는
이 아름다운 광경은,, 말로 설명 못한다.
관객 전체가 그 범지구적인 행위 예술을 함께하는, 예술가이자 참여자였다.
공연을 보는 내내 나는
마치 언어 기능을 상실한 사람처럼
“와…미쳤다.”
“헐…대박이다.”
바보 같은 감탄사밖에 낼 수가 없었다.
그리고
크리스마틴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몰랐는데,
사람 자체가 너무나도 선한 사람,
그 ‘선‘을 세상에 어떻게든 퍼뜨리려 애쓰는 사람처럼 보였다.
공연 전 대기 시간 내내 환경에 대한 영상이 전광판에 흘러나오고
페트병 물 반입 불가 (텀블러만 가능)
리사이클 가능한 종이 팩 물을 팔고
공연장 안에 관객들이 탈 수 있는 바이크가 있는데, 즉시 전기에너지로 바뀌어서 공연에 사용된다 함
난 처음엔..
아니 페트병 물 500ml도 반입이 안 돼?
밴드 공연 하는데 무슨 친환경 정책이야 난데없이…
툴툴 대면서 공연장에 들어갔다.
하지만, 공연을 다 보고 난 후의 결론은
저 사람은 정말 이 지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그래서 그렇게 “우주”를 끌어오는 거였구나.
이 넓디 넓은 우주에서,
지구라는 작은 행성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
그 티끌만한 존재들이, 너와 내가,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우주”를 통해 역설적으로 말했던 것이다.
[Up&Up, Fix You]
야광조끼를 입은 남성 관객을 보고, 군대에 가있는 BTS가 생각난다면서 무대 위로 올렸다.
일반인이 마이크에 대고 노래 부르는 걸 들어야 하는 게
공연 보는 입장에서 분명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당연히 나도 크리스마틴이 부르는 Up&Up 듣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편하지 않았던 이유는,
크리스 마틴이 그 콜플 찐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따뜻하게 대화를 주고 받고,
군인들께는 정말 감사하다는 뭐 그런 얘기도 하고, …
그냥 한 명의 팬을 바라보는 그 시선이 너무 따스했다.
그 관객 분이 조금은 투박한 목소리로 Up & Up을 같이 부르는 그 장면이
그냥 좋았다.
정말, 그냥 좋았다.
“Fix You”가 시작하기 전에는
카메라가 관객 얼굴을 랜덤으로 잡아줬는데
크리스 마틴이 그 사람만을 위한 즉석 노래를 귀엽고 따스하게 불러줬다.
그 모든 서사는 “Fix You”의 메세지로 이어진다.
“네가 어둠 속에 있다면,
내가 널 빛으로 이끌게“
“되돌릴 수 없는 상실을 겪어서 무너져내리더라도,
내가 널 반드시 위로하고 일으켜세워줄게“
“I will try to fix you.”
앞에서의 연출은, 그 메세지를 진심으로 전달하기 위함이었구나.
“이 노래는 내 진심이야”라는 한 마디의 말 없이도
그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결국엔 사랑, 그리고 강강술래]
콜드플레이가 공연 내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결국
공연 내내 하는 멘트도 전부
오늘 오프닝 게스트한테도 너무 감사하고,
공연 보러 와주신 여러분들께 감사하고,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사람, 러시아에 있는 사람,
주변의 모든 사람, 이 지구의 사람들께 감사하고
사랑한다. 그리고 사랑합시다. 사랑이 최고입니다!
그런 말을 “부담스럽지 않게” 은은한 농담조로 웃으면서 얘기하는데, 그게 오히려 진심으로 느껴졌다.
그건 절대 가식이 아니었다.
내가 이날 기억하는 모든 순간을 통틀어서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고 싶은 장면
무대 위 콜드플레이도 아니고,
불꽃놀이도 아니고,
Viva La Vida를 떼창하던 순간도 아니고,
사람들끼리 모여 손을 잡고,
노래를 따라 강강술래를 하던 순간이다.
그 모습은, 어떤 고백보다도 더 '사랑'에 가까워 보였다.
저 사람들의 모습이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해 보인다.
영상을 보면 그 행복이 내마음까지 와닿아, 마음이 따뜻해진다. 꼭 오래 기억하고 싶은 장면이다.
이 영샹을 인스타 릴스로 올렸는데 조회수가 30만 가까이 나왔다.
내가 뭐 인스타 스타나 되려고 올린 건 아니고
저 따뜻한 모습을 다른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은 마음에 올려봤다.
결국, 사랑이었다.
사랑이 모든 것을 이긴다는 그 뻔한 이야기.
그리고 나는, 내 주변 사람들이 그 뻔한 이야기에 동참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친구들한테 “제발 콜드플레이 공연 보러 가라고“ 설파하는, 콜드플레이 예찬론자가 됐다.
그러니 여기서도 이렇게
“콜드플레이 최고임“
“사랑이 짱임, 다 이김”
유치한 말을 늘어뜨리고 있는 중이다.
내가 지닌 유치한 믿음이 하나 더 있다.
음악의 힘은, 사람들을 “하나로” 만드는 것에 있다는.
주변을 보면… 세상을 보면… 싸우는 사람들 천지다.
둘로 나뉘어서, 대립하면서, 입에도 못 담을 말을 마구 마구 내뱉는 사람들.
그렇게 둘로 나뉜 세상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 음악이다.
이 날 5만 명의 관객이 함께했는데,
서로 다른 5만 개의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이 한데 모여
Viva La Vida를 떼창하며 앞으로 나아감을 느끼고,
Yellow를 따라 부르며 빛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BELIEVE IN LOVE" 문구를 보며 사랑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그곳에는 혐오도 갈등도 없었다.
단 하나, 사랑만이 흐르고 있었다.
음악은 사람들을 하나로 만든다.
우리를 웃게 하고, 울게 한다.
지구 전역에 사랑을 퍼뜨리고, 온 우주를 감염시킨다.
그리고 난 지금 그것에 감염됐다.
사랑이라는 믿음을 다시 한번 믿어보기로 한다.
콜드플레이 내한 후기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