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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 Feb 25. 2024

나이테

세월의 주름

산책을 하다가 곳곳에 잘린 나무들을 봤습니다. 아파트 산책길의 조경을 바꾸나 봅니다..

잘린 나무 밑동에 나이테가 보입니다.


세월을 견딘 나무에 나이테가 늘어납니다.

세월을 견디지 못한 나의 얼굴엔 주름이 하나 둘 늘어나네요.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월을 겪으면서 마음에도 주름이 집니다.


예전에 후배가 요술 장바구니라는 걸 선물해 주었습니다.

주름 진 작은 장바구니는 펼치면 요술처럼 커다랗게 늘어나서 많은 물건을 담을 수 있는 신기한 장바구니였죠.


주름이 많은 주머니가 더 많은 물건을 담듯이,

마음의 주름으로 인생을 넉넉하게 받아들이는 포용력과 여유가 생깁니다.


쫀쫀하고 빡빡하게 공간이 없던 마음이 세월의 주름으로 좀 넉넉해지는 것일까요.

나이테를 보며,

주름진 마음의 공간을 잠시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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