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空間), 아무것도 없는 빈 곳.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범위. 어떤 물질이나 물체가 존재할 수 있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자리가 된다.
작년에는 공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정신없이 달려가는 생활 속에서 '알아차림'을 실천하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중에 알아차림과 공간은 떼어 생각할 수 없는 밀접한 단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생각과 생각의 공간, 생각과 감정 사이의 공간, 감정과 감정 사이의 공간. 알아차림은 결국 그 사이의 공간을 느끼는 것이더군요.
코칭에서는 코치들이 대화를 이끌어 나갈 때 침묵을 유지하면서 경청하는 걸 중요시합니다. 스페이스를 지키라고 표현하죠. 코칭에서 질문을 하고 기다리는 걸 스페이스를 유지한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왜 침묵을 silence라고 하지 않고, space를 유지하라고 하는지 궁금증 했습니다.
침묵은 단지 말을 안 하고 고요함을 유지하는 것이지만, 스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은 상대가 충분히 생각하고 스스로의 답을 찾아가는 가능성의 장을 열어주는 공간이기 때문에 스페이스라고 표현을 한 것 같습니다.
물리적 공간은 심리적인 공간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가족이나 지인과 차 안에서의 대화를 나눌 때가 있습니다. 차 안이라는 공간도 가끔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갑니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대화를 하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더 깊은 공감과 성찰도 하게 됩니다.
공간에는 힘이 있습니다. 정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 깔끔하고 정갈한 공간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습니다. 건축을 하는 유현준 교수는 공간의 힘을 더욱 강조합니다. 그래서"공간은 절대적인 물리량이 아니다. 공간이란 기억의 총합이다."라는 명언을 남깁니다.
코칭계에 대부라 칭하는 마스터코치 박창규 교수는 원하는 나와 현재의 나 사이의 갭을 가능성의 공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 공간은 비어있지만 비어있지 않습니다.
법정스님이 '텅 빈 충만'이라는 역설적 표현의 에세이 제목처럼 그 공간은 가능성과 잠재력의 구현을 기다리는 에너지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서 공간은 하나의 에너지 장인 것입니다. 생각과 생각의 틈을 알면 나의 패턴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떤 일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패턴을 알게 된다면 슬럼프를 벗어나는 방법도 빨리 알 것입니다.